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5
    2023년 02월 18일 21시 05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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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뭐, 예상은 조금 했었지만."

     키미드리고룬의 친가는 매우 컸다.

     용인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저택이 그것이었던 것이다.

     3층 석조 건물이며, 지붕은 윤기 있는 적색의 염료를 발라놓아 매우 돋보인다. 날이 저물자 약간 발광도 하고.

     

     "아빠가 얼마나 취해도 멀리서 집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지 뭐니~"

     아줌마는 싱글벙글하며 그런 말을 했다.

     

     "돌아오셨습니까, 도련님!"

     남녀 모두가 건장한 용인들이 모여서 고개를 숙인다. 용인은 근육이 잘 붙는지 보디빌더 같은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라게 된다.

     하인들은 모두 마초. 아줌마는 마초가 아니지만 발차기로 1미터의 토끼를 순살한다. 여기는 세기말. 유 아 쇼크!

     

     "히얏호~!"

     저것 봐, 모히칸이 나왔다. 어, 진짜로 모히칸이 나왔는데?

     머리카락은 없으니 볏이라도 세운 것이겠지만.

     

     "마님, 오늘은 꽤 괜찮은 일각토끼로군요!"
     "아들이 돌아오는 날이니 오늘은 힘 좀 써봐!"
     "히얏호~!"

     오물을 소독할 것 같은 용인은 일각토끼를 받아 들더니 희희낙락해서는 주방으로 떠났다. 물론 그도 마초다."

     그러고 보니 쿠르반 성왕국에서도 히얏호가 말버릇인 호위가 있었던 기분이 드는데, 먼 친척일까.

     나와 아샤는 객실로 안내되었다. 용인은 용인도시의 대다수가 모여있기 때문에 마을에서 마을로 오가는 일은 거의 없어서, 호텔은 물론 객실이 있는 집도 매우 적다고 한다.

     

     "미안하게 되었구나~ 우리 집도 좁아서 객실이 하나밖에 없단다......."

     아줌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반짝이며 "젊음이란 좋겠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샤, 부탁이니 얼굴을 붉히지 마. 나도 부끄러워지니까......

     

     "ㅡㅡ슬슬 눈치챈 점을 정보교환할까요."

     일단 진정된 차에 나는 아샤에게 말을 걸었다.

     

     "먼저 저부터인데...... 건축양식과 그 외에는 그렇게 다르지 않은데요. 말투가 같은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마을 안에 쓰인 글자는 우리와 같은 것으로 보이기는 했만, 조금 오래된 글자도 보였답니다."
     "[완전히 같은] 세계라는 것은, 구성요소가 같고 역사는 다르다는 뜻일까요."
     "하지만 두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은 하이엘프에서도 들은 적이 없었네요."
     "맞다ㅡㅡ아샤는 [맹약], [오래된 맹약]이라는 말에 대해 뭔가 들은 바는 없었어요?"
     

     나는 그때 맹약에 대해 떠올렸다.

     그때까지 그다지 깊게 관여하지 않았던 맹약이었지만, 두 세계의 이야기를 할 때 맹약은 뗄래야 뗄 수 없다.

     

     "[맹약].......네, 엘프의 숲에 전해지는 내용이라면 알고 있어요."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엘프의 숲에 전해지는 내용]이라니 대체 무슨 의미일까. 맹약은 몇 종류나 있는 걸까?

     앞내용을 대촉하자,

     

     "하이엘프가 관리하는 것은 [천부주옥의 맹약]이에요. 내용은 정말 간단해서ㅡㅡ"

    ★천부주옥을 너무 많이 가져서는 안 된다.

     

    ★천부주옥은 세계를 구성한다.

     

     "이 두 개 조항으로 이루어졌다고 들었어요."

     여태까지 알 수 없었던 맹약의 정보를 손쉽게 듣게 되자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천부주옥을 너무 얻지 말라....... [육천광산]의 용은 천부주옥을 감지하여 파괴했었지.

     

     "정말 간단하네요. 하지만 그 내용은 딱히 맹약이라는 느낌이 아니라고나 할까....."
     "네. 저도 들었을 때는 이상하게 생각했답니다. 참고로 이것은 하이엘프의 왕족에게만 전해진다고 해요."
     "음, 첫 번째가 뭐였죠?"
     "[천부주옥을 너무 많이 가져서는 안 된다] 예요."
     "아, 맞다......"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아연실색했다.

     

     (뭐라, 고......?)

     

     맹약에 대해 돌이켜보려 하자, 기억이 흐릿해지고 만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하다.

     나는 [삼라만상]에 의해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략적인 이미지만이 머릿속에 남아있고, 한 마디 한 마디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레이지 씨, 왜 그러세요?"
     "아, 아니ㅡㅡ괜찮습니다. 왠지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아서......"
     "그러고 보니, [천부주옥의 맹약]에 대해서는 하이엘프의 왕족만 알고 있으며, 엘프는 물론 하이엘프라 해도 왕족 이외에는 기억할 수 없댔어요."
     "맹약이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고 계세요?"
     "엘프의 숲에는 [삼천삼림]이 있어서, 그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만 들어봤어요. 제가 조금 더 정상적이었다면 듣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요......."

     아샤가 눈을 내리깔았다.

     그것은 그녀가 엘프의 금기인 [불속성]을 발동해 버리는 특이체질임을 말하는 모양이다.

     

     "아샤. 그래도 저는 당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을 만난 일은......제게 정말 근사한 일이었으니, 가능하다면 슬픈 표정을 짓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아샤는 귀여운 입을 작게 벌리고는 시선을 홱 돌렸다.

     

     "치, 치사해요......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저도 당신을......정말 기뻐서......"

     마지막 쪽은 너무 작아서 [청각강화]로도 잘 안 들렸지만, 처음의 치사하다는 말은 제대로 들었다.

     치사하다라. 그렇겠지. 그런 식으로 말하면 [너 따윈 만나고 싶지 않았어]라고 말할 수 없지......

     다시 생각해 보면 [뒷세계] 같은 장소에 떨어져서 [잘 됐어~] 라고 말할 리가 없지......

     

     "죄송합니다아아!"
     "엥!?"

     있는 힘껏 고개를 숙인 나를 보며 아샤가 깜짝 놀란다.

     

     "너무 우쭐댔습니다! 아샤의 상냥함에 기댈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른 뜻이 아니라! 조금 분위기를 밝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엥?"
     "저는 저택 사람들의 상태를 보고 올 테니, 아샤는 편히 쉬어주세요."

     "아, 아니ㅡㅡ"

     우쭐댄 사실을 반성하면서, 나는 아샤를 홀로 놔둬서 쉬게 하도록 했다. 아샤는 상냥하니까, 쉬게 되어도 내가 함께 있으면 신경이 쓰일 것이니......

     나는 눈치 있는 남자가 될 것이다.

     

     "레이지 씨~~~!?"

     닫힌 문 저편에서 아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괜찮습니다. 편히 쉬세요!"라고 고한 다음 복도를 나아갔다.

     식사 때의 만난 아샤는 왠지 언짢아 보였다.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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