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후일담(2) 쉬리즈 백작 저택2023년 02월 17일 02시 40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심리의 마안]을 지닌 쉬리즈 백작이 자택으로 돌아온 것은, 날짜가 바뀌려는 심야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저택에서 일하는 하인들은 한데 모여 백작의 귀환을 맞이했다. 당주인 백작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는데 자기들이 먼저 쉴 수는 없다ㅡㅡ그런 생각으로 그들은 일하고 있다.
"아버님, 어서오세요."
가장 앞서 맞이하는 자는, 백작과 같은 금발과 빨간색 눈을 이어받은 외동딸 에바다.
올해 어엿한 귀족으로서 한걸음을 내디디는 [새싹과 새달의 만찬회]에 참가하였고, 지금은 훌륭한 백작가의 영애로서 사교계에 진출해 있다.
그 아름다움과 귀여움 때문에 이미 많은 남성 팬이 생겼지만, 프레이즈 후작가의 샤를로트가 좀처럼 다른 남자를 가까이하게 두지 않았다.
"에바."
백작은 사랑하는 딸의 얼굴을 보고 조금 미소를 지었지만,
"......할 말이 있습니다. 저의 방으로ㅡㅡ차는 필요 없으니 여러분도 쉬십시오."
이미 표정을 경직시켰다. 하인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레프 마도제국의 정세는 어떤가요."
백작의 집무실로 들어서자, 입구에는 집사장이 섰고 복도에는 무관인 맥심이 호위를 섰다.
귀족의 영애로서 한 계단 성숙해진 에바가 재빠르게 권하자, 백작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둘이 함께 소파에 앉았다.
레프 마도제국 상공에 거대한 몬스터가 출현한 뒤로 이미 열흘이 지났다.
"현재 제국은 여러 물자를 투입하여 하늘에서 떨어지는 몬스터를 정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황이 나빠서, 레프는 마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들었습니다."
"나라가, 국토를 잃는다는 말씀인가요."레프 마도제국의 국토는 광청기사왕국과 쿠르반 성왕국과 미지의 땅 [카니온] 사이의 작은 토지뿐이다. 이곳에만 마을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광천기사왕국에 인접한 거대한 관문을 최종방어라인으로 사아 싸우고 있지만, 이미 국민의 8할은 관문을 넘어 난민이 되었습니다. 성왕 폐하께서는 모든 레프인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는 최대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에바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키스그란 연방은 10만의 병사를 제공한다고 레프 마도제국에 말했습니다."
"10만! 대단한 수네요."
"예. 성왕도의 경비병을 모조리 끌어모아도 부족하겠지요. 에바, 당신은 이것을 어떻게 봅니까?"쉬리즈 백작은 에바에게 숨기지 않고 성왕국 중추에서 다루는 정보를 주기로 했다. 그것은 다시 말해 그녀를 [대등]하다고 인정하고 있음이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에바의 재능을 더욱 키우기 위함이다.
"............"
검지손가락을 굽혀 턱에 대고는 가만히 생각한 에바는,
"그대로 영토를 얻자는 생각은 너무 뻔하겠지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연방의 목적은?"
"은혜를 입히는 일, 인가요?"
"그것도 있겠지요."
"그럼 마도제국의 기술제공을 원하고 있는?"교사가 제자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처럼, 백작은 어렴풋이 미소 지었다ㅡㅡ백작은 최근 에바에게 이런 감정을 보이는 일이 늘어났다.
"좋은 대답입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남들 못지않은 귀족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에바. 키스그란 연방과 레프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광천기사왕국이요.""연방과 기사왕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것은...... 거의 몰라요."우리나라와 외국의 관계라면 몰라도, 외국과 외국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을 깨닫고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하지만 그것도 무리는 아닌 일. 12세의 그녀가 배우고 있는 것은 일단 국내의 일이며, 각 귀족에 관한 지식뿐이니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른다면 이제부터 알면 되는 겁니다."
"......네."
"연방은 대국이며, 기사왕국은 중소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의 관계는 양호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결코 나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번에 연방이 레프의 기술을 원하여 10만의 병사를 낸 이상은 기사왕국을 지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기사왕국과 외교가 발생하겠네요."
"예. 이것을 기회로 연방은 기사왕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생각이겠죠ㅡㅡ강대한 적을 함께 상대한다는 상황은, 기사도를 중시하는 기사왕국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서요."
"아버님, 연방은 기사왕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에 이득을 느끼고 있는 건가요?"
"예. 키스그란 연방의 맹주 게펠트 왕은 고령입니다. 앞으로 몇 년 못 갈 겁니다. 자신이 사망한 뒤에 기사왕국과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손을 씀 셈이겠지요."
"겨우 수년."
"예, 수년입니다. 하지만 수년 전에도 같은 말을 했었지만요."
"어머나......"아버지의 말을 한마디도 흘려들을 수 없다며 귀를 기울이는 에바의 모습에, 백작의 미소는 더욱 짙어진다.
안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거라면 에바는 괜찮다, 자기가 언젠가 사라져도 귀족으로서 해나갈 수 있을 거라면서.
(레이지 군에게는 감사해야만 하겠군요......)
자기가 고용하고 자기와 적대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자기와 딸을 위해 양보해 준 소년을 떠올리는 백작.
그래서 이 이야기는 딸에게 꼭 말해야만 한다.
"에바. 마지막으로 하나 중요한 정보가 있습니다."
"뭘까요."에바는 등줄기를 폈다.
"......오늘 들어온 정보입니다. 레프 마도제국에는 하이엘프의 왕족인 아나스타샤 전하께서 체류하고 계십니다."
"하이엘프요?"
"예. 키스그란 연방 내에는 천부주옥을 생산하는 장소가 두 곳 있는데, 하나는 [육천광산]이며 또 하나가 하이엘프와 엘프가 사는 [삼천삼림]입니다. 아나스타샤 전하는 하이엘프에게 비행선을 제공한 답례로 보내졌습니다."답례라는 말에, 에바가 미간을 좁힌다.
"그 아나스타샤 전하께서, 레프 마도제국 상공에 나타난 하늘의 균열에 빨려 들었다..... 고 합니다."
"그것은ㅡㅡ어떻게 된 일인가요? 몬스터가 출현한 곳에 빨려 들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전하만이 아니라 잔해와 비행선도 빨려 들었다고 하니, 강력한 흡인력이 발생하였음은 틀림없습니다."
"이상한 현상이네요...... 전하께서 무사하다면 좋겠네요."
"......에바."거기서 백작은 물끄러미 딸을 바라보았다.
"실은 그때, 전하의 곁에 한 모험가가 있었다는 정보가 올라왔습니다."
"............"에바는 움직임을 멈추더니 아버지를 응시했다.
이럴 때 일부러 [모험가]라는 단어를 썼다.
그것은ㅡㅡ혹시라는 예감이 에바의 머리를 스친다.
"레이지 군이, 아나스타샤 전하와 함께 하늘로 빨려 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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