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57 붉은 마도는 별 밑에서 노래한다.2023년 02월 16일 20시 06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아나스타샤 ★
잠들 얼굴을 바라보는 아나스타샤의 눈동자는 열기를 띠었지만,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도...... 저는 당신에게 마음을 밝힐 수는 없답니다)
자신이 멋대로 사랑에 몸을 맡기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알고 있다.
지금부터 "모험가가 되어 레이지 씨를 따라가고 싶어" 라고 말해도 허락되지 않을 것 정도는.
이 마음은 숨겨둬야만 한다.
그런데도 몸은 행복감으로 충만해 있다.
(한번도 맛보지 않고 수백 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보내며 홀로 죽어가는 것이 저의 운명이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저는 정말로, 행복해요)
아나스타샤는 얼굴을 하늘로 향했다.
"!"
뱀미잘은 흘릴 피도 사라져서 많이 시들었지만, 아직도 하늘은 피 같은 빨강으로 물들어 있다.
그리고 먼지 같은 것이 하늘거리며 내려오고 있다ㅡㅡ아니, 생물이다. 몬스터가 떨어진다. 그 수는 수십수백이 아닌, 수천. 아니면 1만을 넘는 수다.
날개를 가진 몬스터, 동물형 몬스터, 점액형 몬스터 등등이 계속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다.
저 붉은 하늘이 무엇인지 아나스타샤는 모른다. 그녀에게는 단서조차 없다.
다만, 저것들은 이 세계를 해하는 적이며, 내버려두면 여기까지 와서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리라는 것은 안다.
(레이지 씨, 잠시만 쉬고 계세요)
아나스타샤가 볼때, 그만한 마법을 사용한 레이지는 마력고갈도 당분간 움직일 수 없다. 그럼 잠들어 있는 편이 제일이다. 마력이 조금 돌아오면 눈을 뜰 것이다.
(지금이라면, 뭐든 할 수 있을 느낌이 들어요)
레이지를 지키려고 일어선 아나스타샤는, 하늘의 붉은 구멍을 바라보았다.
번거롭고 방해되는 붕대를 벗자, 붕대는 바람에 날려 훨훨 날아갔다.
하늘의 붉은 빛에 비친 몬스터가 거대한 비행선을 눈치챘다. 눈을 빛내는 그들은 급강하하여 그 앞에 선 아나스타샤와 레이지를 보고, 먹이가 어리석게도 돌아다니고 있구나ㅡㅡ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분에게는 손 하나 댈 수 없어요."
손을 뻗는 아나스타샤.
그곳에서 뻗어나간 것은 화염의 격류였다.
맹금류와 비슷하지만 뱀의 꼬리를 가졌고, 길이는 3미터는 되는 새 모양의 몬스터가 불길을 정면으로 받자 즉시 탄화하여 낙하했다.
이 갑작스런 일에 몬스터들은 급제동을 위해 날개를 펼쳐 속도를 줄였지만, 연이어 불길이 날아들자 직격 당해 구워졌다.
"뭐, 뭐, 뭐냐 저건.....!? 저것은 아나스타샤인가!?"
불시착에서 목숨을 건져서 상황을 보기 위해 널찍한 [풍양의 하늘]의 갑판으로 나온 수많은 각료와 제국황제.
그녀가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도, 그것이 [불마법]이라는 것도 모두 모르는 일이었다.
그때 그들은 이 참상이 펼쳐진 구역과는 어울리지 않는ㅡㅡ노랫소리를 들었다.
ㅡㅡ오랜 숲 떠오르는 그림 불타는 생명 불꽃처럼
신이 내려와 숲에 살며 팔색의 잎 인간에게 선사하네
ㅡㅡ처음에는 나무의 신이 다음으로 풀의 신이 마지막으로 꽃의 신이
숲을 축복하며 바람을 가라앉히며 비를 내리며 햇살을 청하네
고대 엘프어로 구술되는 이 이야기는, 그것 자체가 마력을 띈다고 하는 찬트다. 하이엘프 왕족이 관리하며, 적절한 때와 장소와 목적으로 부르게 된다. 물론 그때 이외에는 부르는 일이 금지된 비장의 노래다.
본래는 이 노래를 통해 숲에 은혜를 가져다주고 부정을 지운다. 하이엘프의 왕족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꽃마법]이나 [바람마법], [물마법]과 [흙마법]처럼 숲을 키우는 마법에 적성이 높다.
아나스타샤의 주변에 나타나는 반딧불 같은 불꽃은, 곧장 커지더니 무수한 빛이 되어 아나스타샤를 감쌌다.
그녀의 옷도 불타고 솟구친 머리카락도 일부 불타고 있지만, 마력의 격류에 의해 불은 진화되고 타버린 흔적만을 남기게 되었다.
이 노래를 노래하고 싶었다.
하이엘프의 왕족으로서ㅡㅡ가족의 일원으로서.
하지만 아나스타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녀가 부르면 숲이 싫어하는 불이 몰아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부를 수 있어. 불러도 돼. 화상도 두렵지 않아. 머리도, 얼굴도, 몸도, 다치든 상관없어. 그걸로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미 달은 기울어졌고, 피와 같은 빨강과 약간 보이는 별들이 기분 나쁜 하늘이다.
아나스타샤 그 자체가 거대한 화염에 둘러싸였을 때, 그녀는 외쳤다.
"사라져라!! 그에게 해를 입히려는 모든 사악한 생물이여!!"
그것은 막대한 마력량을 자랑하는, 하이엘프의 왕족으로 태어났음에도 하필이면 [불]에 사랑받은 소녀가 드디어 자신의 힘을 마주하고 그것을 올바르게 쓰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마력을 다루고 마법을 구축하며 마도의 길을 걷는 [마도메이거스]가 여기에 탄생했다.
방출된 불꽃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용처럼 날아오른다.
몬스터에 닿으면 삽시간에 불태우며, 하늘로 훨훨 날아간다.
뱀미잘의 시든 몸에도 파고들어 업화를 분출한다.
하늘에 퍼진 [빨강]에 돌입하자 그 부분에서 파문이 펼쳐지듯이 화염이 퍼져나간다.
"저, 저것이, 아나스타샤. 하이엘프 왕가의 핏줄이라는 건가......!?"
휘몰아치는 화염에 의한 굉음 속, 황제는 처음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이 제국의 대적을 꿰뚫는 첨예한 목소리였다.
"저것이야말로, 마법의 정점에 선다는 [대마도사]가 아닌가......"
레프인은 천부주옥을 쓰지 못한다. [천부로 마법을 사용한다]는 쉬운 길이 없었던 점도 있어서 마술에 의한 기술혁신을 국책으로 삼았다.
그래서 그들은 모른다.
마법이 지닌 진정한 힘을.
인간이 가진 진정한 가능성을.
[풍양의 하늘]의 갑판에서 일행이 다음으로 본 것은, 붉은 하늘이 유리가 깨지는 것처럼 금이 가더니 부서진다고 하는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읏."
그리고 그야말로 그때, 지면에 누워있던 소년이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728x90'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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