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46
    2023년 02월 13일 23시 49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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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코니의 하얀 의자에 앉아있던 아나스타샤는, 내가 온 것을 확인하자 허리를 들며 반색했다. 음~ 강아지인가? 가만히 있으면 깜짝 놀랄 정도의 미소녀인데, 기뻐하는 얼굴은 나이에 걸맞은 귀여움이라니 무적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부근에 있는 남자들은 빠져버리겠어.

     

     "..........."

     아니, 곁에 서 있던 레프인 시녀 3명이 감탄의 한숨을 내쉬는 걸로 보아, 남녀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도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서까지.

     내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자, 당황함 양손을 흔들었다. 서라는 뜻인 모양이다.

     

     [갑자기 불러내어 죄송해요]

     

     바로 써놓은 메모지를 내밀자,

     

     "그렇지 않습니다. 준비할 틈이 없어 이런 모습이라 죄송합니다."

     아나스타샤의 권유로, 나는 테이블 기준으로 90도 옆에 앉았다. 이렇게 앉으면 종이를 굳이 안 돌려도 되니 필담하기 쉬울 것이다.

     이곳은 그녀가 사는 곳인지, 이 마을에서 매우 드문 널찍한 녹색 정원이 펼쳐져 있다. 키가 큰 건물에서는 이쪽이 보이겠지만, 가장 가까운 건물도 100미터는 떨어져 있다.

     

     "그래서 용건은......"

     시녀가 차를 따라준다. 허브의 향이 나는 차인데, 상쾌한 청량감이 느껴진다. 얼음도 떨어뜨려놓아서 여름에 걸맞다.

     이곳은 2층 부분의 튀어나온 곳의 바로 밑이라서 그늘이 져 있는 덕에,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오늘은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전하 또한 시원해 보인다.

     

     [마력조작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요]

     

     오늘의 아나스타샤는 스카프를 하고 있지 않다. 촉매가 들어간 잉크로 마술식을 적어 넣은 붕대를 목에 두르고 있다.

     

     "그것은, 그......"

     나는 시녀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내 5미터 뒤에는 집사도 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녀들을 손으로 물러나게 한 다음, 내게 종이와 펜을 내밀었다. 필담으로 대화하는 모양이다. 우리의 등 쪽이라서 집사는 보지 못할 것이고.

     

     (역시, 특이체질은 비밀인가......?)

     

     내가 주저하고 있자, 그녀는 약간 주위를 신경 쓰면서 하나의 메모지를 흘끗 보였다.

     

     [제 목은 사악한 마법사에 의해 저주를 받아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있어요. 그 이유로 이 나라에 보내지게 되었답니다]

     

     그 종이는 곧장 접혔지만, 나는 내용을 머릿속에 기억했다.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녀에게 대답하였다.

     

     [마력조작은 체내의 마력을 컨트롤하는 천부인데, 마법을 제대로 못쓰는 사람에게 매우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마력조작]의 천부주옥을 손에 넣는 것이 전하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잠시의 침묵 뒤에,

     

     [제게는 이미 천부주옥을 넣을 홀더는 없답니다]

     

     [천부주옥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아나스타샤는 잠시 눈을 감고서,

     

     [저의 천부는 저라는 [선물]의 일부로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멋대로 떼거나 파괴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답니다. 또한 천부의 내용은 비밀 중의 비밀이라서, 오브 탈착을 생업으로 하는 자를 부를 수도 없고요]

     

     나는 그걸 보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선물]이라니......)

     

     하이엘프는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건가.

     내 기색에 변화를 느낀 그녀는 이어서 이렇게 썼다.

     

     [엘프는 숲에 살고 있어요. 숲의 주적은 불.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불을 쓰는 저는 저주받은 아이였답니다]

     

     "!"

     그런 것인가. 엘프가 가장 금기시하는 [불]을 몸에 깃들이고 있어서...... [저주받은 아이]구나.

     

     (나와 똑같아)

     

     단지 흑발흑안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죽을뻔했던 나와 같다.

     

     (이 세상은, 너무 편견으로 가득 차 있어)

     

     새삼스럽지만 그렇게 생각되었다.

     

     [전하. 제게 비밀을 말씀해 주셨다는 것은, 믿고 계신다는 뜻이겠지요? 전하의 천부주옥을 제가 떼어도 될까요]

     

     "!?"

     아나스타샤의 몸이 굳었다.

     

     [제게는 천부주옥을 빼놓는 능력이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의 비밀에, [삼라만상]으로 이어지는 사실을 그녀에게 밝혔다. 나와 비슷한 처지인 전하가, 아나스타샤라는 사람이 미소 지으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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