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42
    2023년 02월 11일 20시 57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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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후후."

     아나스타샤가 돌아간 뒤로, 왠지 논이 이상하다.

     

     "우후후."

     웃음소리를 내면서 나를 흘끗 바라보았다.

     평소의 모험가 복장으로 돌아간 우리는, 다른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영빈관을 뒤로했다.

     

     "우후후."
     "......저기~ 논 씨?"
     "우후. 왜요?"
     "그 웃음 대체 뭐죠......?"

     강한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는다. 거의 여름 수준의 햇살을 피해 되도록 그늘을 골라 걸어가고 싶지만, 레프인들도 당연히 그늘을 고르기 때문에 이방인이 우리가 양보해서 양지를 걷고 있다.

     

     "정말! 레이지 군도 남자라고 생각하니, 이 누나 기뻐서요."
     "예에......?"

     

     왠지 묘한 말을 해왔다.

     

     "조금 전 전하께 건네준 거, 러브레터였지요?"
     "............."

     뭔가 묘한 말을 해왔다!?

     

     "동경하는 마음은 알겠어요. 고귀한 분이며, 싹싹하기까지. 레이지 군이 한 일에 감사도 해주셨잖아요. 하지만 역시 이런 것은 신분 차 때문에...... 앗, 그래도 신분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이란 것도 괜찮네요!"
     "저기 잠깐?"
     "저는 응원하고 있어요!"

     

     사설 응원단 선언을 해도 말이지.

     

     "저기~ 완전 틀린 모양이니 일단 바로 잡아야겠는데요ㅡㅡ"
     "아, 미미노 씨가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려나...... 혹시 질투할지도?"
     "진짜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마세요!"

     

     나는 서둘러 논의 착각을 바로잡았다. 아나스타샤에게 건넨 내용은 그녀의 체질에 관한 것이었음을 알려준 것이다.

     그녀의 특이체질에 대해서는 처음 만났을 때 알고 있었지만, 이쪽에서 꺼낼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스카프가 얇아서 그곳을 통해 본 마술의 내용이 왠지 뒤죽박죽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변을 눈치챘다. 그래서

     

     ㅡㅡ혹시 이 사람, 억지로 말하지 못하게 해서 체질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도 [삼라만상]이 그런 진단을 내리자, 그녀의 체질은 엄청나게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마법]에 최적화되어 있다ㅡㅡ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언어로 외부에 무언가를 전하려고 하면 그것이 불꽃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거기다 하이엘프의 왕족이라서 그런지, 엄청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진심으로 [불마법]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란 예감이 들었다.

     다만, 그 체질은 마력조작계 트레이닝을 하는 것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을 쉬리즈 백작의 [심리의 마안]을 컨트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고, 에바도 [마력조작★★★★]을 손에 넣은 뒤로는 눈에 띄게 [고무의 마안]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흐음~ 체질인가요....."

     논은 아직도 의심하고 있다.

     

     "어쨌든, 전하께 그런 마음은 없다니까요."
     "하지만 정말 예쁜 분이셨지요."
     "그건 뭐..."
     "것 봐!"
     "것 봐가 아니고요."
     "그래도."
     "그래도도 필요 없어요. 그걸 따지자면 논 씨도 예쁘잖아요."
     "......네?"
     "그렇게 차려입고 화장하니, 원래도 미인이었는데 빼어난 미인이 되었구나, 싶었다구요."
     "............."
     "아아, 말하기가 어려운데요. 어쨌든 논 씨도 지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고ㅡㅡ왜 그러시죠, 논 씨?"
     "......그, 그런 말로 연상을 놀리면 안 돼요!"
     "진심이었는데......"
     "자, 빨리 가요. 자자!"
     "아, 기다려요."

     

     논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고 말았다.

     그 얼굴은 새빨갰는데ㅡㅡ [삼라만상]은 급격한 온도상승에 의한 작용이라 해설해 주었다.

     

     

     

     무게의 상회로 찾아올 즈음에는 나도 논도 땀에 푹 절어있었다. 무게도 다른 멤버들도 상회 안에 있었다.

     

     "여어, 그쪽은 어땠어?"

     단테스의 가벼운 물음에, 논은 입술을 삐죽인 채 고개를 돌리고 말았기 때문에 내가 설명하였다.

     

     "그쪽은 어땠어요? 폴리나 씨는요?"

     "폴리나는 우리와 만나자마자 [의무는 다하였으니 자기 일로 돌아가고 싶다] 고 말하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황금여단]의 이야기도 하지 않았지......"

     

     어디론가 갔다? 이 나라안에서 레프인 이외의 행동은 제한된다고 생각되는데.

     괜찮으려나.

     

     "무게 씨 쪽은 본인이 말하는 편이 좋겠지. 어이, 무게 씨."
     "예."

     주전자에서 물을 따라 벌컥벌컥 마신 무게는 싱긋 웃었다. 엄청나게 웃고 있다. 도마뱀 얼굴의 레프인이 웃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하며 놀랄 정도의 미소다.

     

     "합의했습니다!"
     "......합의? 그렇다는 말은ㅡㅡ"
     "예, 제국금화 1천 닢에다, 사과금으로 50닢 더 받았습니다!"

     

     무게는 단테스의 손을 빌려 바닥의 가방을 테이블 위에 툭 놓았는데, 짤랑거리는 화폐 소리가 났다. 안에는 눈부실 정도의 금화가 가득 쌓여있었다. 엄청나게 무거워 보여.

     

     "대단해! 하지만 [로로로 상회]는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대요?"
     "그것은 전부 여러분 덕택입니다."

     무게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설명해 주었다.

     우리가 [경외의 미궁]을 답파한 일은 그날 유력상회들에 전해졌고, 오늘 아침이 되자마자 무게는 [로로로 상회]에서 합의의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미궁을 답파한 영웅을 고용한 상회와 척을 지는 일은 장사에서 백해무익. 거기다 뻔뻔하게도, 우리가 갖고 온 전리품을 팔아달라고까지 말해왔다.

     

     "그것은...... 뭐라고나 할까, 돈에 미쳤다고나 할까요."
     "아하하하. 그렇지요. 하지만 알기 쉬워서 좋지 않습니까?"

     확실히 그렇다. 이상한 자존심이나 발목잡기로 굴레를 씌우는 귀족들의 권모술수에 비한다면 훨씬 알기 쉽다.

     

     "그렇게 해서, 금화 500닢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사과금도 원래는 여러분이 해결해 주셨으니 전부 드리겠습니다. 제국금화 550닢을 받으십시오."

     무게는 엔화로 1억 5천만~2억 엔 상당의 금화를 우리에게 나눠준다고 말했다ㅡㅡ설령 그것이 정당한 보수라 해도, 거금임에는 틀림없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상회끼리의 거래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10%의 세금을 떼어가기 때문에...... 금화 495닢이 됩니다."

     작은 맺음말까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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