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352023년 02월 10일 09시 50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통로가 완전히 닫히자 저편의 소리는 무엇 하나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저거너트는 나온 모양이지만ㅡㅡ나왔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이 미궁은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보다 조금 더 나쁜 것이다.
"가자."
내가 있는 좁은 환기구 같은 통로는 닫히지 않았기 때문에, 포복으로 전진한다. 이 앞을 확인하고 되도록 빨리 돌아가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갑자기 주위가 넓어지자, 나는 일어섰다.
그곳은 어두운 방이었다ㅡㅡ한 변이 7,8미터인 공간이었는데, 출구의 문도 없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방의 중앙에는 허리 높이의 원기둥형 제단 같은 것이 있었다.
제단의 위에는 독서대처럼 비스듬하게 석판이 놓여있고,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ㅡㅡ그 문자는 창백하게 발광하고 있었고, 반딧불 같은 것을 위로 날리고 있었다.
그 발광물이 이 방의 유일한 조명이었다.
석판에 다가가려다가 깜작 놀란다.
석판의 저편, 벽면 상부에ㅡㅡ얼굴이 있었던 것이다. 내 얼굴이다. 괴로워하면서도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그 얼굴은, 분명 내가 레버를 당길 때의 얼굴이다.
(원래는 거기서, 나의 [경외]가 새겨질 예정이었다는 뜻인가......?)
모르겠다. 추측에 불과하다.
정말 이 미궁은 악취미하다.
나는 다시 석판에 다가가서 그 글자를 눈으로 훑었다.
"......모, 못 읽겠다."
안 되겠다 이거. 조금 안 좋은 예감은 들었지만, 벽화 같은 것에 쓰인 것과 같은 고대어라서 나는 읽을 수 없었다. 아 진짜, 이럴 거였으면 공부하고 나서 오는 건데!
머리를 감싸며 웅크려 앉은ㅡㅡ그때였다.
[만일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설마 글자도 못 읽는 자가 여기까지 도착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 의외성보다, 오히려 만일의 사태를 위해 글자를 안 읽은 자를 대비한 나의 위대함을 존경해야겠지]
"!?"
잠긴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석판에서 물러나 허리춤의 단도를 뽑아 들었다.
[내 이름은 라=피차...... 피차 가문의 사람. 이름은 옛날에 버렸다]
"라=피차...... 이 미궁을 만든 자!"
음성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선 말로 추측컨대, 이곳의 방에 대해서는 석판으로 해설을 해놓았지만 글자를 못 읽는 자를 위한 음성 가이드가 있다는 뜻인가.
[비석에 손바닥을 올려라]
음성은 거기서 끝났다. 저 발광하는 글자의 비석에 손을 올리라는 뜻인가.
(......수상해)
이것이 덫이 아닐 가능성이 어디 있지? 석판의 첫 문장이 [손바닥을 올려라] 일지도 모르지만......
"......젠장, 주저할 시간이 없어."
앞방에서 저거노트와 싸우고 있을 일행들을 생각하면, 일단 해볼 수밖에 없다. 어차피 따로 조사할 장소도 없고.
운을 하늘에 맡기고, 나는 석판에 손을 올렸다ㅡㅡ
시야가, 튀었다.
모든 것이 하얀색이 되어 빛의 입자가 내 몸을 불태웠다.
열을 느낄 수 없다. 단지 내 몸이 불타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이것이 [정보]의 격류라고 눈치챘을 때는, 자신이 이 미궁의 모든 장소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긴 통로, 몇몇 함정, 미궁에 있는 자동인형, 도전자를 소화하여 자동인형으로 변환하는 순환 시스템ㅡㅡ
(아아, 대단해...... 단테스 씨가 압도하고 있어)
저거너트의 거체를 단테스가 방패로 가볍게 비껴내며, 때때로 메이스로 반격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단시간에 저거너트의 팔을 하나 부러뜨려놓았다. 내가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도 생각된다.
나는 생각의 팔을 뻗어서 저거너트는 잡아 올렸다ㅡㅡ스위치를 오프로 만들었다.
저거너트가 갑자기 움직임을 정지하자, 일행은 경계심을 담아 관찰하고 있다.
이제 여기는 괜찮다.
(음......)
나는 그때, 지나왔던 대공동이 신경 쓰였다. 던전에서 한번 바깥으로 나와서 대량의 촉수도마뱀한테 공격받았던 장소다.
그곳은 던전 바깥에 해당되기 때문에 선명한 영상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ㅡㅡ나는 공동에서 거대한 실루엣을 보았다.
촉수도마뱀에 습격당한 우리들은 서두른 탓에 그쪽을 확인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안 그랬다면, 반드시 눈치챘다.
그 정도로 거대하고 특징적인 실루엣이다.
(은색의 유선형, 마치 배 같아.....)
비행선임을 의심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그 노이즈 섞인 영상임에도 알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ㅡㅡ레프 마도제국의 보물이며 도난당한 마도비행선 [월하미인]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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