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34
    2023년 02월 09일 10시 01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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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스의 말에 나는 놀랐다.

     그런.

     이 트랩을 공략하지 않으면, 미궁의 제패는 못하는데.

     

     "단테스 씨, 저는ㅡㅡ"
     "잠깐, 아직 말하는 도중이다. 위험이 있는지 아닌지 제대로 조사하자. 예를 들어 레버를 당겨보는 거라면 여기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고 안쪽 통로로 뛰어드는 것보단 나을 거다."
     "아."

     그것도 그 말대로다...... 나는 이 던전을 나아가는 것만 의식했던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그 말이 맞아요."
     "아니, 사과할 필요는 없다. 나도 레온의 일로 머리가 냉정해졌거든. 그 일이 없었다면 너와 같은 생각이었을지도 몰라...... 일단 해보자면서."
     "한 번이라도 통로 저편이 보이면 좋겠지만, 어두워서 잘 안 보였습니다. 트랩 발동한 뒤에 [불마법]으로 밝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삼라만상]으로 기억한 것은 잊지 않는다는 특기가 있지만, 이 통로는 던전의 조명의 영향이 있을 터인데도 어두워서 막다른 벽의 글자조차도 내 [시각강화]로 읽지 못할 정도다.

     

     "레이지, [불마법]은 이제 몇 번 쓸 수 있지?"
     "......두세 발이 한계겠네요. 그리고 쏘면 마력고갈로 쓰러질지도 모르고요."
     "그렇겠지. 어쩔 수 없다, 일단 여기서 휴식이다. 쪽잠을 자자. 나도 몸이 조금 무거워."

     내 마력과 단테스의 몸을 위해 다시 휴식하게 되었다.

     제리, 미미노, 논의 여성진이, 교대로 망을 볼 테니 나와 단테스는 제대로 잠들라고 말해줬다.

     저거너트와의 싸움에서 여기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들은 훨씬 많이 소모한 것일지도 모른다ㅡㅡ눈을 감자 몇 초만에 나는 잠에 빠졌다.

     

     

     

     눈을 뜨자, 마력은 8할까지 돌아와 있었다. 5시간 정도는 잠든 것 같다.

     트랩의 검증작업을 시작했다. 레버는 아래로 당기는 타입이라서, 정면에서 로프를 끌어당겨도 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저거너트의 잔해를 지면에 놓고 거기에 로프를 둘렀다.

     

     "음......"

     저거너트의 잔해를 남겨뒀을 때, 역시 바닥이 철컥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이거 혹시 중량을 감지하는 걸까? 여기에 서야만 레버를 내릴 수 있는 구조인가.

     잔해만으로는 중량이 부족하여 바닥은 그대로였다. 시험삼아 로프를 끌어봤지만 레버는 움직이지 않았다. 잔해를 늘려 바닥을 가라앉게 하자ㅡㅡ

     

     [ㅡㅡ경외하라ㅡㅡ]

     

     목소리가 내려온다. [마력중화제]를 복용했는데도 가슴 안을 움켜잡히는 듯한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이 덮쳐왔다. 모두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곳의 트랩, 위력이 강하구나.

     

     "통로가 움직인다!"

     

     단테스 씨가 말한대로, 땅울림과 함께 통로가 닫혀갔다. 막다른 벽면에는 낮으면서 새로운 통로가 확실히 생겨나 있었다.

     나는 어떻게든 오른손을 뻗어서 [불마법]을 발동, 정면에 날렸다. 불덩어리가 지면을 타고 날아가, 좁아지는 통로를 지나 새로운 통로로 빨려 들어갔다.

     

     "!"

     수 미터 앞에서 통로의 사각 가장자리가 사라졌다. 넓은 공간으로 나온 것이다. 더욱 10미터 정도 나아가자 불덩어리는 벽면에 부딪혀 터졌다.

     그 공간은 방인 것 같았다. 작은 기둥 같은 것이 보이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얼굴]로 가득한 벽면은, 닫혔다.

     

     "봤, 봤어!? 저편은 방이었구나!"
     "!?"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어느 사이엔가 미미노가 내 바로 곁에서 같은 모습으로 저편을 보고 있었다.

     

     "방이었나? 나는 거기까지는 안 보였는데."

     "아버지, 슬슬 눈이 나빠졌나 보네요."
     "확실히 방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요."

     내 뒤에서 단테스, 논, 제리가 쪼그려 앉아 있었다.

     결론적으로, 역시 트랩을 발동시켜서 그 좁은 통로를 통해 기어가야만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단테스 씨는 장비를 전부 벗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그건 무리고 제리와 논도 아슬아슬.

     

     "제가 가고 싶은데요."

     그렇게 되면 역시 나의 차례다.

     

     ".....내 쪽이 작지만, 적임이냐고 말한다면 역시 레이지 군이긴 해....."

     미미노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레이지...... 미안하지만 부탁해도 될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그럼 저도 단테스 씨가 우리를 지켜줄 때마다 미안하다고 생각해야 되잖아요."
     "그것은......"
     

     미간을 좁힌 단테스는 "요즘은 널 지켜줄 일이 별로 없어졌지만." 이라며 떫은 표정으로 말했다. 확실히, 전투가 되면 나는 제리와 함께 돌격하는 쪽이니까.

     

     "그러니, 가게 해주세요."

     

     

     결국은 단테스도 뜻을 굽혀서, 나는 통로가 다시 열린 뒤 혼자서 레버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성장한 남자아이의 아버지의 기분을 알겠군......" 이라며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도록 다시 허리에는 덩굴을 감았다. [마력중화제]의 효력도 충분하다.

     앞서 놓아두었던 저거너트의 잔해는 깔끔하게 사라졌다.

     

     "갑니다."

     내 밑의 바닥은 이미 내려가 있어서, 나는 레버에 손을 뻗었다.

     모두가 주목하는 와중 레버를 내리는 순간, 나는 눈치챘다.

     레버의 표면에 붉은 선이 하나와 검은 선이 둘 떠올라 있다.

     그 빨강이 뭔가의 반응으로 검정으로 뒤바뀌었다.

     

     (세 가닥의 검정...... 혹시 3가닥의 빨강이었나? 빨강이 검정이 되었어. 이미 빨강으로는 못 돌아가? 혹시)

     

     이것은, 남은 횟수인가?

     전부 검은색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제 도전하지 못하게 될까?

     

     (아니, 이 던전의 성질을 생각하면ㅡㅡ순환 시스템이 살아있어. 이제 두 번 다시 도전할 수 못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워ㅡㅡ)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ㅡㅡ경외하라ㅡㅡ]

     

     "읏!?"

     나는 위에서 내려오는 중압에 무릎을 꿇었다.

     어째서. 확실히 이곳의 트랩은 여태까지의 감정공격보다 강하지만, [마력중화제]를 복용하면 어떻게든 되었을 터인데.

     

     "!"

     

     눈앞에 있는 바닥을 보고 깨달았다.

     가라앉은 바닥.

     그냥 레버를 당기기 위한 스위치로, 이런 것을 만들까?

     

     (이 바닥에도 마술이 걸려있구나)

     

     공기 중에서 전해지는 마술만이 아니라, 바닥에서도 직접 마술이 발동된다.

     2중 구조였던 것이다ㅡㅡ

     

     "레이지!?"

     땀이 솟구쳤다. 몸이 떨린다.

     허리의 로프가 팽팽해진다.

     

     "ㅡㅡ괜찮아요!"

     질까 보냐.

     이런 트랩에, 질까 보냐.

     미미노 씨가 만든 [마력중화제]라고.

     무릎에 힘을 넣는다.

     가라, 가라, 가라, 가라! 일어서라, 나!

     

     "우오오오오오옷!"

     등줄기를 펴면서, 나는 외쳤다.

     

     "단테스 씨!"

     통로는 70cm 정도까지 좁혀졌다.

     내 시야에는 걱정하는 얼굴의 모두와ㅡㅡ그 등뒤에, 안개가 발생한 것이 보였다.

     

     "뒤, 조심해요......!"

     나는 통로 안으로 달려갔다. 헤드 슬라이딩을 하는 것처럼, 낮은 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여기선 돌아볼 수도 없다. 하지만 목소리라면, 아직, 닿는다.....!

     

     "적이 옵니다!!"

     그렇다, 세 가닥의 검은 선을 빨강으로 되돌리려면, 다시 한번 이 통로를 여는 기믹을 풀어야만 한다.

     이 던전의 순환 시스템이라면, 새로운 자동인형을 재조합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일행이 있던 큰 방에, 저거너트가 다시 한번 출현할 가능성은ㅡㅡ매우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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