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26
    2023년 02월 08일 15시 34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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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미노, 논, 안쪽으로!"

     

     단테스가 두 사람의 뒤에서 달리고, 가장 뒤를 느릿하게 따라오는 것은 야옹이에 타고 있는 나다.

     논과 미미노가 다음 통로에 뛰어든 직후, 촉수도마뱀 한 마리가 나에게 뛰어들었다.

     그 안면에 [불마법]을 하나 먹여주자, 이상한 소리와 함께 지면으로 떨어져 바둥거린다.

     

     "으엑, 못 봐주겠구만."

     어느 사이엔가 레온도 장검을 뽑았는데, 어루만지는 것처럼 휘두르자 도마뱀의 몸통이 두쪽이 나서 뒹굴었다. 그 몸에서는 긴 내장과 돌멩이가 쏟아져 나왔다. 바위를 먹은 걸까?

     그건 그렇고 레온의 검은 대단하다. 달려드는 촉수도마뱀의 정수리에 푹 꽂아버리더니, 춤추는 듯한 걸음으로 뛰어든 또 한 마리를 베어버린다.

     일련의 움직임은 마치 댄스라도 추는 것 같아서ㅡㅡ이것이 순금급의 강함이라고 느꼈다.

     물론 무기의 강함도 있다. 체내에 돌이 있어도 베어버리고 마는 뛰어난 장검이다. 미스릴은 없는 모양이지만, 단순한 금속은 아닌 모양이다.

     

     "레이지, 서둘러!"
     "야옹이는 힘내고 있다구요!"

     나는 [불마법]을 흩뿌리면서, 마치 방화범이라도 된 기분으로 나아가고 있다. 불이 아프다는 것을 학습했는지, 야옹이를 멀리서 바라보는 촉수도마뱀 무리.

     단테스가 통로의 입구에 서서 방패를 들어준 덕분에, 나는 그 옆을 지나가 무사히 고양이와 함께 통로에 진입하였다.

     

     "우오오오오오!!"

     단테스가 메이스를 지면에 내리친다. 몇 마리가 그 충격으로 넘어졌고, 땅울림이 내달리자 벽의 촉수도마뱀도 떨어졌다.

     

     "단테스 씨, 통로를 막을까요?"
     "일단 안으로 나아가 보고, 쫓아올 것 같으면 부탁한다!"

     "예!"

     

     내가 [흙마법]을 쓰면 벽을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무슨 일이 생겨 후퇴할 때 방해가 된다.

     통로는 이미 자연의 동굴에서 던전으로 돌아가 있으며, 잠시 상황을 지켜보았지만 촉수도마뱀은 이쪽까지 쫓아오지는 않았다.

     

     "후우...... 뭐냐고 저건. 그보다 그 차는 뭐야. 너무 느려."

     반쯤 웃으며 레온이 말해와서, 나는 양손에 10개의 불덩어리를 출현시켰다.

     

     "어, 어이어이, 농담이야 농담! 단테스, 이 꼬마 장난 아냐!"
     "전에 말했었지? 레이지는 나보다 강하다고."

     내가 단테스보다 강한지는 의심스럽고 그런 일은 별로 상관없지만, 그 말은 레온한테 통한 모양인지 나한테서 거리를 두며 도망쳤다. 나는 몰라도 야옹이를 무시한다면 용서 못 해.

     

     "벽에 뭔가 쓰여있습니다요."

     선두에서 나아가던 제리가 먼저 눈치챘다.

     그것은 마치 전람회의 그림처럼 벽면에 약간의 선화가 있고, 밑에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처음의 그림은 등을 마주한 두 여성......일까? 글자 쪽은 읽을 수 없었다. 고대어 같지만, 이런 거 배운 일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삼라만상]으로 기억은 전부 할 수 있으니, 고대어도 해독하려고 생각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무게 씨는 조금 읽을 수 있는 모양이니 돌아가면 물어보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주욱 보았다.

     두 번째 그림은 여덟 개의 구슬이 같은 간격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그게 2세트이니 16개의 구슬이다.

     다음은 문을 지나가는 남자.

     다음은 생각하는 남자.

     다음은 아홉 개의 문.

     다음도 아홉 개의 문이지만, 열린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은 처음의 두 여성이 이번에는 마주 보더니 뻗은 손끼리 맞닿고 있다.

     

     "전혀 모르겠군."

     단테스가 딱 잘라 말했다. 그래요. 저도 전혀 모르겠단 말이죠.

     여기 있는 누구나가 고대어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그림을 보기만 하며 지나치게 되었다.

     

     "음...... [진실]에 기대했었지만, 이래선 어쩔 수가 없네."
     "미미노 씨, 여기 내용을 복사할까요?"
     "아니. 자동인형의 비밀이 아니라 뭔가의 역사로 보이니까 나한테는 도움이 안 될 듯한 지식이라서."
     

     확실히 그렇다.

     결국, 이것이 [입술]에 쓰여있던 [진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들은 그 후로도 미궁을 나아갔다. 레온 몫의 식비가 더 들게 되었지만 애초에 1주일 이상은 지낼 수 있는 보존식을 마련해 놓았고, [생활마법]의 물이 있으면 1주일은 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들어갔던 다른 미궁들은 답파하는데 최소 3일, 최장 5일 정도의 길이였다.

     회주시계가 야간을 나타내면 잘 시간이다. 보초를 서는 것은 숲과 다름없어서, 우리들은 순서대로 망보기를 하면서 잠에 들었다.

     

     "ㅡㅡ그건 그렇지만......단테스, 나는......"
     "ㅡㅡ너는 옛날부터......그래서 지금의......."

     잠이 뜬 것은 한밤중인데, 내가 보초를 설 시간이었다. 떨어진 장소에서 단테스와 레온이 뭔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각강화]가 있어도 안 들리는 걸 보면, 상당히 작은 목소리일 것이다.

     

     "하암...... 단테스 씨?"

     일부러 하품을 하며 말을 걸자,

     

     "......교대 시간인가."
     "그래요."

     

     그러자 레온은 단테스한테서 벗어나더니 드러누웠다.

     

     "............"

     

     단테스 씨와 뭘 얘기했을까.

     또 [황금여단]으로 돌아가라는? 역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침 시간이 되자 우리들은 탐색을 재개했다. 감정공격을 해오는 자동인형이 나오기 때문에 레온한테도 [마력중화제]를 복용시켰다. [이런 걸 갖고 있었냐고!?] 라며 뭔가 납득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것은 치사한 것도 뭣도 아닌, 분석과 조합의 결정체다.

     그날도 수많은 자동인형을 쓰러트리고 때때로 나타나는 자연발생한 몬스터를 쓰러트렸다.

     그렇게 해서 [경외의 미궁]을 나아가, 트랩 다운 트랩도 그 후에는 만나지 못한 채 저녁 무렵이 되어ㅡㅡ우리한테는 공복 이외에는 시간을 느낄 수 없었지만ㅡㅡ그 큰 방에 도착했다.

     

     "......적은 안 보이는뎁쇼."

     척후로 먼저 향했던 제리가 돌아왔다. 큰 방은 상당한 넓이라서 맞은편이 어둠에 잠겨 안 보일 정도였다. 아니, 어렴풋이 안개가 끼어있어서 더욱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삼라만상]에 의하면 그것은 독성이 없는 단순한 안개였다.

     

     "좋아, 그럼 가자ㅡㅡ"
     "하지만 잠깐 기다려주십쇼."

     단테스의 말을 웬일로 제리가 가로막았다.

     

     "? 왜지?"
     "트랩인지 아닌지 저로선 판단할 수 없는 곳이 있어서, 도련님을 데리고 둘이서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요."
     "......모두가 가면 안 될까?"

     단테스가 제리에게 주의 깊게 물어본다. 제리 씨는 성격이 성격이니만큼 인간적인 믿음은 없는 것과 같으니까.

     하지만 정말 무슨 의미지? 제리 씨가 그런 말을 하다니.

     

     "어이어이! 설마 너, 보물을 찾았는데 그 꼬마랑 둘이서 독점하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레온 너는 가만히 있어봐."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고. 이 녀석은 노름에서 날 속였다고."
     "노름과 미궁은 다르다는 것도 모르니까 당신은 노름에서 지는 겁니다요."
     "뭐라고!?"
     "둘 다 그만해."

     제리도 제리대로 똑같이 시비조로 받아치자, 단테스가 둘을 말렸다.

     

     "......레이지는 어떻게 할 거지."

     곤란해진 단테스가 내게 물어왔다.

     

     "일단 보고 올게요. 어차리 우리의 목적은 보물이 아니라 이곳을 답파하는 거니까요."
     "흠...... 그것도 그렇군. 그럼 둘이서 보고 와."
     "어이 단테스!"

     레온이 외쳐댔지만, 그 사이에도 나는 야옹이에서 내려서 미미노에게 맡기고 제리를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안갯속을 나아가자 저편에서 소리치던 레온의 목소리까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상한데..... 이 안개는 단순한 안개였을 텐데. 마력의 순환으로 소리를 차단시키는 장치라도 되어있는 걸까.

     

     "도련님."

     옆에서 걷는 제리의 말이 들려왔다.

     

     "왜요?"
     "레온은 믿을 수 없습니다요."

     멈춰 선 나를, 제리가 내려다본다. 내가 얼마나 성장기이고 키가 자랐다 해도, 제리 쪽이 아직 크다.

     

     "알고 있다구요."

     나는 대답했다.

     

     "레온은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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