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252023년 02월 07일 10시 51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엘프인 폴리나는 [황금여단] 안에서도 약간 붕 뜬 존재였다.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었음은 물론, 엘프의 숲 이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종족이기도 하며 그 미모 또한 특징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드러내면 좋은 일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항상 후드로 얼굴을 가렸던 모양이다.
"......아나스타샤 전하."
폴리나는 무게의 상회 앞에서 "아나스타샤 님" 이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었다. 아나스타샤 쪽은 폴리나를 보고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ㅡㅡ두 사람이 원래 알던 사이였음은 틀림없다.
나는 루루샤 씨의 일로 머리가 가득했기 때문에 그 이상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뭐? 무슨 전하라고?"
"아나스타샤 전하다. 하이엘프의 왕족이며 이 제국에 계신 모양이던데."단테스가 말하자, 레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그럼, 폴리나는 우리를 아나 전하를 만나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거냐고? 그래서 배신할 것까진 없잖아."
"자세한 점은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아나스타샤 전하를 만나러 가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으음....."
"......보나마나 레온이 폴리나 씨한테 찝쩍거린 거야. 그래서 배신당한 거야."
"아니라고 바보 하플링. 내가 아니라 찝쩍거린 것은 탱커인...... 아 그건 됐고. 어쨌든 폴리나는 무사히 마을에 돌아갔다는 말이냐?""무사하지는 않았어. 조금만 늦었다면 그녀도 죽었거든."
"진짜?"미미노의 말에 레온이 다시 놀란 듯이 상체를 젖힌다. 리액션이 과한 사람이다.
"무게 씨는 괜찮을까요."
논이 불쑥 말했다.
"아마 폴리나 씨의 목적이 아나스타샤 전하라면 무게 씨는 문제없겠죠. 그보다 내버려 두지 않을까요. 무게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빨리 돌아가는 편이 좋겠죠."
"그래."내 말에 단테스가 맞장구를 치고서는,
"그럼 나아갈까 돌아갈까의 선택이다. 나아갈 경우는 정면과 오른쪽 중 하나의 얼굴을 고르냐는 문제가 생기는데."
"재화입니다요!"
"당연히 재화지!"제리와 레온이 거의 동시에 손을 들었다. 아니 레온 씨? 함께 따라올 생각이 그득한데요?
"어이어이, 단테스. 네 파티에도 말이 통하는 녀석이 있구만......"
제리의 어깨를 두드리던 레온이 얼어붙었다.
"아아아아아아! 너! 노름에서 사기 친 고양이잖아!"
"뭐~? 노름에는 사기도 뭣도 없는뎁쇼~? 이긴 자가 강하고 져버린 당신이 약한 게 아닙니까요~?"
"너어!"
"아하하하."그러고 보니 제국에 들어오기 전에 그런 거 했었지.
레온이 손을 뻗자 제리 씨가 뛰어서 피한다. 휘청거리는 레온이 제리를 붙잡을 일은 없어 보인다.
"시끄럽다, 레온. 제리도 놀리지 마. 너희 의견은 듣지 않을 테니까."
"잠깐, 단테스!"
"그런!"
"......돌아간다는 선택지는 어때?"단테스가 내게 묻자,
"폴리나 씨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무게 씨한테 위험이 생길 가능성은 낮으니 지금은 나아가고 싶다고......고 저는 생각해요."
"나도 그게 좋아."
"네. 저도요."미미노와 논도 동의해 준다.
"그럼, 다음에 열 것은......"
오른쪽의 [진실]에 도전하게 되었다.
레온을 방치해 두는 것은 꿈자리가 뒤숭숭할 것 같아서, 그도 따라오게 되었다. 전투에는 협력하지만 그 대신 보수는 없음ㅡㅡ이라고 전하자 삐졌었지만, "그럼 혼자 돌아가." 라고 단테스가 말하자 "그럼 활약에 따라 돈을 줘! 그리고 [황금여단]을 찾는 것도 도와주고!" 라며 떼를 썼다.
교섭이 길어져도 시간낭비라서, [전투에는 협력한다] [동료를 찾으면 그쪽에 합류한다] [활약하면 보상]이라는 조건으로 타협했다.
이래놓고 나중에 와서 [보상이 적어]라고 한다면, 정말 용서 안 한다? 제리 씨를 시켜서 죄다 벗겨줄 테다.
"그럼, 만집니다."
나는 오른쪽 얼굴, [경외와 함께 진실을 추구하는 자]라고 쓰인 얼굴 앞에 섰다.
단테스와 제리는 조금 전과 같이 경계했지만, 레온은 팔짱을 끼며 서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아랫입술을 만지고는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
방금 전에는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번에는ㅡㅡ싱긋, 입가를 들고 눈가는 내려왔다. 여전히 기분 나쁜 얼굴이다.
그러고는 얼굴이 점점 벽면 위로 슬라이드해갔다. 위쪽에 통로가 나타났다.
"이어지는 모양인데요."
방금 전의 막다른 장소와는 다르게, 이쪽은 통로가 안으로 이어진 것이 보인다.
"또다시 저런 어둠 속에 갇히는 것은 사절이라고......."
레온이 불쑥 말했다. 그건 어쨌건, 우리들은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긴 통로는 커브를 그리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도련님."
"예. 공기가 바뀌었네요."여태까지의 서늘했던 공기에서, 습기가 빠진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벽면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지금까지의 콘크리트의 느낌에서 암석을 도려낸 지형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던전의 특징이기도 한 벽면의 발광이 사라져서, 마도 램프의 조명에 기대어 나아가게 되었다.
바람이 저편에서 불어온다. 더위가 느껴지는 바람ㅡㅡ바깥 공기인가. 설마 바깥으로 나오는 걸까? 이런 어중간한 장소에서?
"와......"
그곳은 바위를 깎아서 생긴 천연의 층계참 같은 장소였다. 천장은 낮고 저편에 통로가 이어지지만, 오른쪽은 절벽이다.
약간의 빛이 하늘에서 새어 들어온다. 먼지가 날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뭐냐 여기는......"
거대한 공간이었다. 절벽 밑도, 앞도 안 보인다. 단지 조용한 대공동이 그곳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장소가 [육천광산]에도 있었어)
그때는 절벽 밑을 보면 모험가들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마법을 쓰길래, 나와는 인연이 없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손님이 있는 모양이라고."
레온이 말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 녀석들은 층계참 측의 벽면에 의태한 것처럼 달라붙어있던 것이었다.
길이는 2미터 정도의, 검은 피부. 도롱뇽을 연상시켰지만,
"뭐야, 저 얼굴은......"
얼굴 부분에 얼굴이 없고, 3cm 정도의 촉수가 꿈틀거리기만 하고 있다.
둔해 보이지만, 문제는 그 숫자다.
100마리는 되는 모양인데.
"도련님. 절벽 쪽에도 있는 모양입니다요."
"뭐?"
기어올라온 촉수도마뱀이 절벽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는,
"저쪽까지 달려!"
단테스의 호령을 시작으로 반대편 통로 입구를 향해서 달려갔다.
동시에, 촉수도마뱀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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