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242023년 02월 07일 02시 02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내가 왼쪽 루트를 전했을 때, 약간 단테스의 눈동자에 안도감이 스친 것으로 보였다.
......역시 [황금여단]의 일이 신경 쓰였구나. 흩어진 모험가가 이 방에 왔다면, 틀림없이 왼쪽 루트를 선택했을 테니.
"그래도 좋으냐, 레이지?"
"예."
왼쪽의 루트 [삶을 애원하다]가 제일 무난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으니까.
단테스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내 의견도 왼쪽이다. 정면과 오른쪽도 신경쓰이지만, 어쨌든 일단 왼쪽을 먼저 확인해 보자."
반대의견은 없었다. 아, 제리만은 눈썹을 팔자로 만들었지만.
우리들은 다시 거대한 얼굴 앞에 섰다.
단테스가 방패를 들고 제리가 단검을 뽑았다. 논과 미미노는 후방대기다.
"그럼, 만집니다."
잽싼 나나 제리가 만지는 역할이겠지만, 내게는 [삼라만상]이 있기 때문에 이변을 감지하기 쉽다.
던전에 차있는 마력을 느끼면서 거대한 입술로 손을 뻗는다. 미미노의 [마력중화제]도 복용해 놓았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글자가 새겨진 표면을 만진다.
......하지만,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차갑고 딱딱한 감촉이 있을뿐이었다. 반들반들한데도 건조하구나.
그럼, 밑일까?
아랫입술에 손끝을 대었다ㅡㅡ그 순간.
"!?"
쩌억 입을 벌리는 것이었다.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백스탭으로 벗어난다. 거슬리는 새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준비해, 제리!"
단테스가 날카롭게 외치자 제리가 허리를 낮춘다. 나도 단테스의 옆에서 단도를 뽑았다.
"......"
"......"
"......"웃음소리는 금방 그치고, 그 후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거대한 얼굴의 입은 뻥 뚫려있고 사람 한 명이 지나갈 정도의 통로가 나 있지만, 앞은 어두워서 안 보인다.
"......이게 단가?"
"그런 모양인데요..... 마력에 변화는 없는 모양이구요.""휴우~ 놀랐습니다요."
제리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지만,
"제리, 아직 경계를 풀지 마."
"옛썰~"방패를 든 단테스가 천천히 얼굴에 다가간다. 입안은 완전히 새카만 암흑이다.
"논, 조명을."
"네."곁에서 논이 마도 램프를 들자,
"!? 레온!?"
단테스가 외쳤다.
입속ㅡㅡ10미터 정도 나아간 곳은 막힌 곳이었고, 그곳에 레온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레온은 쇠약해졌지만 외상은 없었다. 수중의 물은 오늘로 고갈되어서 대략 하루 정도는 물도 못 마셨던 모양이다.
미미노의 [생활마법]으로 물을 만들어 그건 마시게 했다. 물에 불린 빵을 게걸스럽게 먹고는, 갑자기 일어나서 달려갔다ㅡㅡ아아, 알겠다......화장실이겠네......
음...... [육천광산]에 있을 때는 라르크도 나도 그늘에서 몰래 실례했었지......
이 [경외의 미궁]에서도 우리들은 벗어난 통로에서 몰래 실례하고 있고, 가끔 좌우가 뻥 뚫린 통로라도 있으면 거기서 볼일을 본다. 여성들은 특히 큰일이다. 모험가는 방광염과의 싸움이라고 전에 단테스가 진지하게 말했던 것도 이해가 간다.
"후~ 진짜로 죽나 싶었다고."
후련해진 얼굴로 레온이 돌아왔지만, 발걸음은 휘청거리고 있다.
얼굴로 뒤덮인 방에서 철썩 주저앉은 레온에게 미미노가 말한다.
"이 빚은 비싸."
"뭐? 나도 네가 파티의 돈을 갖고 나간 거, 잊지 않았다고."
"단테스의 석화를 나 몰라라 한 레온이 할 말이 아냐."
"그때는 그때고. 애초에 단테스는 부탁도 안 했는데ㅡㅡ"
"이젠 됐다. 둘 다 그만해."단테스는 화난 기색은 전혀 없이, 단지 질렸다는 것처럼 말했다.
"레온은 그만큼 말할 수 있는 걸 보면 괜찮은가 보군. 미미노도 바로 대들지 마. 이제 같은 파티의 동료가 아니니까."
"......"
"......"두 사람은 침묵했다.
한때 파티에서 있을 때를 생각해서 그런 걸까?
그러고 보니, 전에 아헨바하 공작령의 모험가길드에서 훈련관인 요제프 씨가 말했었어. 단테스 씨와 고블린 퇴치를 했었다고. 그때에도 레온은 있었던 걸까.
"......이걸로 빚은 없음. 인연도 뭣도 없는 완전한 타인이 되었다는 거냐고, 단테스."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걸어갈 길은 달라지고 말았지. 안 그런가?"
"나는 변하지 않았어. 변한 것은 너다."
"그럴지도 몰라. 석화가 몸을 좀먹어갈 때는 인생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했으니까....."단테스가 숙연히 말했다.
"그건ㅡㅡ미안했어. 나도 네가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했던 적은 한두 번이 아니라고."
"그랬나? 네 일이다. 대뜸 나 같은 답답한 아저씨가 아닌 젊은 여자를 파티에 넣고 기뻐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이어이! 그건 지나친 말이라고!? 내가 목표로 하는 건 모험가로서의 정점만이라니까!"
"훗, 농담이다. 그보다ㅡㅡ여기 올 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가르쳐줄 수 있을까?"
"그건 상관없지만."레온은 벌레씹은 표정을 지었다.
"들어도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우리들은 트랩에 걸렸는데....."
그것은 우리도 아는 정보였기 때문에, 단테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친다.
"그래, 형형색색의 바위ㅡㅡ"
"ㅡㅡ그리고 배신이야."배신......?
"음? 단테스, 어째서 네가 그 영문모를 바위 트랩을 아는 거냐."
"아니, 그건ㅡㅡ그전에 [배신]이란 뭐지?""배신은 배신이다. 우리는 트랩에 걸리지 않았지. 그것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실수였겠지만, 이래 뵈어도 순금급 모험가라고. 구멍함정 따위의 트랩 정도로는 꿈쩍도 안 한다는 말씀. 하지만ㅡㅡ트랩에 걸린 동료들을 구하려는 우리들한테 멤버 한 명이 자동인형을 데리고 왔다."
"뭐라고?"
우리가 아는 이야기와 다르다.
"그 녀석은 처음에, 실수로 통로 안쪽에 있던 자동인형한테 들켰다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보고 있었다. 그 녀석은 우리가 트랩에 걸린 뒤 일부러 통로를 나아가 데려온 거였다. 애초에, 구멍함정에 떨어진 동료를 끌어올리고 있는 우리를 돕지도 않고 안쪽으로 간 시점에서 이상하잖아? 그 후의 전투로 몇 명은 구멍함정에 빠지고, 나도 이런 꼴이다. 남은 동료와 고용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
확실히ㅡㅡ레온의 말도 일리 있다.
성격은 몰라도, 순금급이라는 톱클래스의 모험가들이 바닥에 구멍이 난 정도로 괴멸되는 일이 과연 있을까. 트랩의 확인도 신중하게 해 나갈 것이다.
레온은 말했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파티에 끌어들인 당초에는 전혀 우리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주제에, 우리가 레프 마도제국행을 정한 순간 [동료로 넣어줘] 라고 말했으니까. 그래서 엘프라는 녀석들은 믿을 수가 없어."
"......어이, 레온. 배신한 자는 혹시......"단테스가, 물어보았다.
"폴리나, 인가?"
레온은 놀란 것처럼 눈썹을 들며, 이렇게 말했다ㅡㅡ왜 아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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