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부 128화 그리고 크레슨은 사라졌다2023년 02월 08일 08시 42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 아이의 어머니로서 부탁드립니다. 그 아이를 풀어주세요."
"크레슨 형은 이 부족에 필요한 사람이야!"
"크레슨이야말로 우리를 이끌만한 실력자임은 이제 명백."
"형을 빼앗지 마!""오빠를 돌려줘요!"
"전부 네 탓이다! 너만 없었다면 형은 우리들한테 돌아왔을 텐데!"
"잠깐, 그런 말은!"
"괜찮아요 반 군,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크레슨의 어머니 이하 형제자매들이 나와 올리브를 둘러싸더니 분노와 슬픔과 적의와 살의를 내비친다. 응전하려고 하는 올리브를 손으로 제지하면서, 나는 어머니 클로렐라와 정면으로 대치했다. 크다. 신장 2미터는 되지 않을까? 역시 야만족 조강의 부인이다. 전투능력도 높아 보여.
"저는 싫어하는 크레슨을 강제하는 게 아닌데요. 그는 자기 의지로 저희와 함께 있는 거라서, 저한테 말해도 곤란합니다만."
"하지만 고용주인 당신이 해고한다면 갈 곳을 잃은 그 아이는 고향으로 돌아올 텐데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정말 바보네요 당신들. 만일 잘렸다 해도 그는 다음 일을 찾으면 된다구요. 이런 폐쇄적이고 전형적인 시골 커뮤니티로 돌아올 리가 없잖아요.":
"아냐! 형은 설령 떨어져 있어도 우리들과 피도 마음도 이어진 가족이며!"
"그 가족이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억지로 싫어하는 짓을 강요하는 너희들의 뻔뻔함에 토 나올 것 같네요. 이러니까 시골뜨기들은 기분 나쁘다구요 정말."
"하지만 녀석이 장남이라는 건 틀림없어. 장남이라면 장남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지."
"맞아! 무책임하게 언제까지고 돌아다니다니 한심하기는!"
"죽은 아버지도 슬퍼하실 겁니다."
"형은 훌륭한 족장이 되어 부인을 많이 거느리고 강한 전사의 아이를 잔뜩 남길 의무가 있어요! 그것이 야네마코 족의 남자로 태어난 자로서의 의무예요!!"
아, 이건 틀려먹었다. 전형적인 시골의 쓰레기들이다. 이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나는, 지금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들고양이들을 응시하다가 마비마법으로 온몸을 묶었다. 이거면 목소리도 못 낼 거다.
"제 가족한테 무슨 짓인가요!!"
"아무것도? 그냥 겁먹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거 아냐?"
"그럴 리가 없어요! 이 아이들은 모두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용맹한 전사들로서"
와아아!! 하는 함성이 들린다. 마침 씨름판 위에서는 크레슨이 페코를 발차기 한방으로 장외아웃시키는 참이었다. 누구도 말라고 해놓았기 때문에,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장 몇 개가 위험해질지도 모르지만 회복마법으로 어떻게든 되니까.
"아~! 들어라 너희들! 내가 우승했다! 그러니 내가 족장이다! 이의 있는 녀석은 없겠지? 있다면 앞으로 나와! 내게 이기면 불만을 들어주마!"
우오오오오~! 하며 새로운 족장의 탄생에 야네마코 족의 남녀노소가 박수갈채를 보낸다.
"봐요! 저 아이도 드디어 알아줬잖아요!"
"좋아! 그럼 족장 명령이다! 다음 족장으로 준우승자인 페로를 지명하고, 나는 족장에서 은퇴한다! 이상! 불만 있는 녀석은 앞으로 나와! 목을 비틀어서 두 번 다시 불만을 내뱉지 못하게 해줄 테니까!"
"엥?"
새로운 족장의 탄생에 환호성을 질렀던 야만족들이, 무슨 말인지 몰라 조용해진다.
"기, 기다려요 크레슨! 그런 제멋대로의 짓은, 이 엄마가 용서하지 않아요!!"
예상밖의 일에 날 상대할 때가 아니게 된 어머니 클로렐라가 갓난아이를 품은 채 씨름판으로 돌진한다.
"쳇! 시끄럽다고! 니들처럼 약해빠진 녀석들의 말에는 이제 진저리가 난다고! 스스로 강해질 노력도 안 하고는 말이야, 강하니까 지켜줘, 지켜줘, 의무는 의무다, 이젠 질렸다고! 이제 더 이상 끈질기게 달라붙을 거면 봐주지 않는다!"
"이 어미한테 뭔가요 그 태도는!? 그리고 벌레들!? 그게 가족한테 할 말??"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클로렐라의 몸을 덮쳤다.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서 떨어진 뇌전이, 하늘의 일갈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전사의 몸을 태워버린 것이다. 괜찮아, 아직 죽지 않았어. 죽지는 않았지만. 갓난아이도 타버렸지만 아직 죽지는 않았으니 회복마법으로 치유해 주자. 어미 탓에 자식이 변을 당하다니,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다. 사자든 늑대든, 무리의 보스가 바뀌면 전의 보스의 아이는 새로운 보스에 의해 전부 죽게 되니까.
"벌레들이라기보다, 기생충이잖아 이건. 잘 들어? 힘이야말로 전부다! 힘없는 녀석이 잘난 것처럼 조잘대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 제일 센 놈이 제일 대단하니까, 제일 대단한 내 결정에 뭐라 하는 녀석은 족장의 결정에 거스르는 불온분자다! 무리의 통솔을 어지럽히는 방해꾼이다! 숙청당해도 불만은 없겠지!?"
친모, 그리고 자신의 동생인 갓난아기까지 사정없이 손을 댄 크레슨의 분노를 목격한 야만족들이 꿀꺽 침을 삼킨다. 온몸에 보라색 뇌광을 두르고서, 분노로 흥분해 가는 그 모습은 누구나가 도전할 수 조차 없어서 단지 바라보기만 할뿐.
"지켜달라, 도와달라, 족장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냐고? 역겨워! 니놈들 같은 잡것들을 돌봐주라니 난 도저히 못 하겠다! 나 하나가 없어서 망해버릴 거라면, 차라리 그냥 망해버리라고 바보놈들아!! 니놈들이 좋아하는 애비 곁으로 보내줄 테니까! 이렇게 말이지!"
"크레슨, 스톱, 스토~~옵!!"
갓난아기를 품은 채 새까맣게 타버린 어머니의 몸을 차버리려는 크레슨의 앞에, 내가 끼어든다. 뛰어든 김에 회복마법으로 상처를 치유해주자, 기운을 회복한 갓난아기는 울기 시작했으며 회복된 어머니는 멍하니 무릎을 꿇었다. 가족에게 너무 막 대하는 크레슨의 모습에, 주위의 야네마코 족들은 완전히 절규하고 있다.
이걸로 이해했겠지. 싫어하는 녀석을 억지로 족장이 앉힌 들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화내는 건 당연하고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부모를 죽이는 건 훗날 원한과 화근을 남기게 되니까, 이쯤에서 이제 돌아가자!"
"쳇! 주인이 그렇게 하라면 어쩔 수 없구만."
충전상태를 해제한 크레슨이, 나를 양손에 안아들고 목마를 태운다. 이것은 주위에 대한 어필이다. 이렇게나 강하고 무서운 크레슨이 내 밑에 있다는 어필. 오늘만큼 외형이 11세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날은 없었어. 16살이었으면 들어 올릴 수 없었을 테고.
"그래, 안심해라 니들. 나는 족장을 은퇴해서 무리를 빠져나갈 거다. 두 번 다시 여긴 안 돌아가. 설령 어미가 죽든 누가 죽든 말이다. 뒷일은 니들끼리 잘해보라고. 하지만 혹시 나나 주인의 뒤를 쫓는다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죽여줄 거다."
모두를 노려보더니, 나를 목마 태운 채 씨름판에서 내려가는 크레슨. 말없이 그와 함께 하는 올리브.
"그럼 반 군, 이걸로 대략 끝난 모양이니까 뒷일은 페코 씨한테 맡길게요. 훌륭한 족장이 되도록 응원한다고 전해주세요."
"그, 그래. 어이 호크, 그거 놀리는 거 아니지?"
"하하, 당연히 아니죠.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구요. 적어도 이 참상을 보아버렸으니."
일련의 사태에 어안이 벙벙해진 반이, 말을 걸자 동결상태에서 풀려난다.
이렇게 우리들은 전이마법을 써서 그 자리를 벗어났고, 차기족장에 관련된 소동은 억지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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