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부 125화 사라진 크레슨의 수수께끼2023년 02월 07일 20시 37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쌓인 휴가를 보내게 해달라고 크레슨이 말을 꺼낸 것은, 점점 햇살이 따가워지는 초봄의 일이었다.
"휴가? 그래. 얼마나?"
"일단 열흘 정도? 이유는 왜 안 묻냐?"
하지만 유급휴가의 이유를 부하한테 묻는 건 법률위반이라고 SNS에서... 아니 이 세계에는 그런 법이 없었나.
"물어봐도 돼?"
"딱히 상관없어. 아버지가 죽었으니 얼굴 좀 비치라며 시끄러워서."
"그래, 아버지 돌아가셨구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럼 경조사 휴가...도 없었지."
정말이지, 여러가지로 허술한 면이 많아 판타지 세계는.
"그럼 조심해서 가. 조금 정도는 더 오래 있어도 괜찮으니까. 그리고 이거, 부적."
"앙?"
"만일에는 이 안에 들어있는 종이를 찢어. 그럼 어디에 있어도 도우러 갈 테니까."
"우리 주인은 걱정도 많으셔~ 애초에 우리가 니를 지키는 입장이라고."
"괜찮다니까. 갖고 가서 손해볼 일도 아니잖아. 만일을 위한 보험이야 보험."
"뭐, 준다면 고맙게 받아주겠다고."
그렇게 크레슨은 고향으로 떠났다. 그의 고향은 지도상에서는 극동에 위치한, 화산과 밀림의 나라 쟈파존. 장군이라 불리는 사람이 통치하며, 농민들이 벼를 재배하고 간장과 된장이 특산물인, 일본인지 아마존인지 어느 쪽이냐고 여신한테 물어보고 싶어지는 나라다.
뭐 양쪽 모두 고온다습하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렇다 해도 쟈파존이 뭐냐고 쟈파존이. 일본제 판타지에서 흔히 있는 세 특징 중에 하나인 [어째선지 극동의 섬나라에 있는 지팡구] [어째서인지 관서 사투리가 정착된 지방] [왠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통화] 중 하나가 이런 식으로 등장할 줄이야.
어쨌든 극동에 있는 만큼 편도만 해도 빨라야 3일이나 걸리는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크레슨은 일단 열흘이라고 말했지만 왕복하는 것만으로도 엿새는 걸리는데 겨우 4일 만에 아버지의 장례와 친척과의 대화를 끝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더니, 생각대로 10일이 지나고 15일이 지나도 크레슨은 돌아오지 않았다. 부적에 있는 그 종이에 건 긴급연락마법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궁지에 빠지거나 위기에 처해있지 않은 것이겠지만, 역시 걱정이다.
20일이 지나도 아무 연락도 없었기 때문에, 걱정이 된 나는 쟈파존 나라로 향하기로 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통신용 마도구라도 들려 보내는 건데.
"크레슨 괜찮으려나."
"아마 괜찮을 거다. 그렇게 쉽게 당할 남자가 아니니까."
"그건 그렇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쉬는 게 아닐지 걱정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어."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해서, 올리브와 함께 비공정과 마차로 3일 걸린 여정 끝에 도착한 쟈파존은... 뭐 매우 고온다습한 나라였다. 초봄인데도 이미 장마철처럼 푹푹 찌고, 상반신을 벗고 돌아다니는 남자들과 수영복 같은 가벼운 옷을 입고 걸어 다니는 여자들의 존재에도 납득하고 만다.
"이단 크레슨이 말했던 야네마코 족의 주거지를 찾아보자. 꽤 실력파로 알려진 야만족 같으니 정보 정도는 얻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면 모험가길드나 주점에서 들어보는 것이 정석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는 모험가 라이센스를 가졌으니, 일단 쟈파존의 모험가길드로 가보자."
도중에 양복 따위 못 입겠다!! 라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옷가게에 들러 나와 올리브용의 알로하아 핫팬츠, 그리고 샌들을 사서 입었다. 선글라스라도 쓰고 싶어질 정도로 편한 복장이구만 어이.
"호크! 호크잖아!"
"오, 반 군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우연이네요."
그렇게 향한 모험가길드에서, 우리들은 예상치 못한 재회를 하게 되었다. 그렇다, 왕립학교에서 고교생활을 보내고 있어야 할 반이 웬일로 여기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런 곳에? 학교는 어쩌고요?"
"아, 휴학했어. 친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꼭 함께 와달라고 보채서 말야."
"반, 누구야 이 녀석들!"
"이봐 페코! 첫 대면의 상대한테 이 녀석이라니 실례라고!"
길드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자, 주황색 머리의 고양이 귀와 꼬리만 난 인간율 99%의 미소녀가 걸어왔다. 반라, 맨발, 땀냄새, 짐승냄새.
"아~!! 너희들! 누군가 했더니 나한테 치욕을 안겨준 돼지들이잖아!!"
"그랬어? 호크."
"글쎼요, 모르는 사람한테 갑자기 삿대질당해도 곤란합니다만."
"기억도 안 했다고~!? 여기서 만난 것이 네 불행! 그때 내게 수치를 안겨준 것을 지금 여기서 죽을 정도로 후회시켜 "
탕 하고 1발. 이어서 3발.
"큭, 커억!?"
"페코!? 올리브 씨, 갑자기 뭐 하시는 겁니까!?"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머리가 이상한 불한당한테서 도련님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내 일인지라."
온몸의 털을 곤두세우고 이를 드러내며 나에게 덤벼들려던 짐승녀의 한쪽 다리를 쏘고, 이어서 다른 쪽 다리, 그리고 양팔을 정밀사격으로 맞춘 올리브가, 사지에서 피를 흘리며 날아간 페코라는 소녀의 머리에 조준을 맞추면서 담담하게 반에게 말했다.
"씨발! 아파아아아아!! 으악!? 일어날 수 없어!? 어째서!? 씨발! 씨바아아아알!!"
"페코! 괜찮아!?"
금속성의 마법으로 연성한 총알에다가 어둠마법으로 신경독을 담은 올리브 특제의 신경단열탄이다. 착탄과 동시에 몸을 내부에서 오염시키고 파괴한다. 지금도 그녀의 팔다리에는 즉효성의 맹독이 돌아서, 팔다리를 들 수 없을 것이다.
서둘러 피를 흘리며 쓰러진 그녀에게 달려가는 반.
"어이, 길드 내에서의 다툼은 불법이라고!!"
"미안하게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공격해 왔기 때문에."
길드의 책임자라고 생각되는 중년 여성이 올리브를 향해 화내지만, 공격한 쪽보다 공격당한 쪽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수준 낮은 직원... 아니, 그만두자. 이 이상 소란을 키워도 뒷맛이 나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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