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부 124화 잊으면 안 되는 것2023년 02월 07일 19시 16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렇게 해서 뭔가 스낵 같은 느낌으로 전쟁을 했다는 기분이 드는데, 원래 그런 건가요?"
"그래. 그 여신도 옛날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잠버릇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을 하나 분화시켰었지. 그리하여 생겨난 것이 그 유명한 볼 화산일세. 그 분화 때문에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이 있지. 신에 의한 세계의 변화란, 그런 법이니라."
"그런 거였나요."
초봄인데도 햇살이 꽤 따가워서 오래간만에 긴팔로는 땀범벅이 될 정도의 더운 공기에 휩싸였기 때문에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장소는 모르겠다. 스승의 등에 타서 공중산책을 즐기던 도중, 적당한 바다가 나왔기 때문에 그냥 내렸기 때문이다.
둘러보니 사방팔방이 수평선뿐인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무서웠지만, 만일의 때는 스승이 바로 마법으로 어떻게 해줄 테니 뭐 상관없나 싶어서, 나는 온화한 파도에 몸을 맡기며 둥둥 떠 있다. 이런 때 지방이 많으면 뜨기 쉬워서 좋아.
그러고 보니 스승의 말로는, 손녀딸인 린도가 올해 봄부터 인간형태로 반 일행과 같은 왕립마법학교에 입학하여 사치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처럼이니 청춘을 즐겨보는 건 어떻냐는 교장의 추천이었다고 한다.
단 한 명의 동족인 손녀딸이 기숙사의 삶을 시작하고 말자 독거노인이 된 스승은 혼자가 쓸쓸하다는 이유로 골드 저택에 머물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체류 중의 손님인 로건과 카드 게임이나 보드 게임 등을 하거나 내 부모와 같이 연극 관람을 갔다 오거나 하고 있다.
"그보다, 어느 틈에 이그니스 님을 제자로 들인 거죠. 갑자기 사형이라고 불려서 깜짝 놀랐다구요."
"열의에 찬 젊은이를 인도하는 것 또한 신의 즐거움이지. 그리고 그대가 너무 얼굴을 안 비친 탓도 있지 않겠나?"
"그것에 관해서는 소식을 못 보낸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는 있지만요."
차갑고 투명한 물에 둥둥 떠서 내리쬐는 햇빛을 손바닥으로 가린다. 조금 몸이 차가워졌기 때문에, 곁에서 기분 좋게 드러누워 바다에 떠있는 스승의 등에 올라가 몸을 말렸다. 참고로 수영복은 없다. 어때? 누구나 득 보는 서비스 신이라고, 기뻐해라 여신.
"늙은이의 충고가 되어버리지만, 가족과 친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호크. 인간의 수명은 우리들 용과 비하면 놀랄 만큼 짧아. 언제 어느 때 불행한 작별을 하게 될지 모른다네. 효도는 가능할 때 해둬야 하는 것이니라."
"정말 귀가 따갑네요."
그렇다. 전생한 지 11년. 어느덧 나도 16살. 이미 이 세계에서는 성인으로 보이는 나이인데, 상회도 잇지 않고 결혼도 안 하고 독신생활을 즐기는 탓에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진 것이다.
모처럼 부잣집 자식으로 태어났으니, 니트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일단은 DoH의 게임 디자이너로서 활약하거나 카드 양산공장의 책임자도 하고 있는데. 어라? 그렇게 생각하니 거의 불로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는 나는 인생의 승리자인가??
얼마 전에는 마마이트 제국과의 전쟁특수로 막대한 이득을 거둔 아빠도 [호크는 자유롭게 지내는 편이 엄청난 이득과 이권을 안겨주니까] 라며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묵인을 해줬고, 어머니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라며 매우 설득력 있게 말해줬으니, 어라?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생활도 그렇게 나쁘지 않네?
"호크, 자세를 바꾸고 싶으니 조금 띄워주지 않겠느냐."
"알겠어요."
내가 마법으로 공중에 띄워 올림과 동시에, 고래가 뜨는 느낌의 호쾌한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스승이 몸을 젖혀 위를 본다. 해달처럼 위를 보며 바다에 떠 있는 그 젖은 배에 착지하자, 나는 다시 드러누웠다.
크~ 야외에서 알몸이 되는 해방감이라니, 처음에는 두근거렸지만 나쁘지 않아. 아니 변태적인 의미가 아니라고. 성적인 흥분은 없으니 안심해.
"미래와 앞일에만 눈을 돌리고 득달같이 나아가면 좋은 일이지만, 때로는 멈춰 서서 주위에 있는 자들한테도 눈길을 주는 것이다. 그대는 혼자 살고 있는 게 아냐. 수많은 자들의 지탱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걸 잊으면 안 되느니라."
"예, 스승님."
아버지, 어머니, 호위들, 메이드들, 정원사와 요리사, 로건. 골드 저택 안에만 해도 수많은 사람이 있고 스승도 그중 하나다. 내가 없는 사이에 DoH의 일을 해주고 있는 골드 상회의 사원들, 이그니스 황제, 가메츠 할아범. 단골 주점의 점주와 점원.
내 생활기반을 지탱해 주는 수많은 사람들. 그런 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홀히 해도 안 된다. 자신은 치트이고 최강이며, 이 세상에 단 혼자 군림하며 내가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해 버리면, 그거야말로 본래의 호크 골드와 같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짓이다.
달이 차면 진다. 잘 나간다고 우쭐대다가는 못 나갈 때 그 업보가 돌아오기 마련이다.
"설교를 해버렸구나."
"아니요. 저를 위해 충고해 주는 분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죠. 감사합니다, 스승님."
"뭐, 짐도 수천 년 만에 제자를 들였건만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아 섭섭하게 생각했을 뿐인 게다. 그 황제는 정말 시끌벅적해서 따분하지는 않았지 뭐냐."
"아하하."
온화한 파도에 둥실둥실 떠 있는 금색 용의 복부의 위. 귀에 들리는 것은 파도소리와, 내리쬐는 햇살을 기분 좋게 식혀주는 바닷바람. 바닷바람에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들은 당분간의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겼다.
12부 끝
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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