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21 루루샤
    2023년 02월 06일 20시 29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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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루샤의 독방에 면회자가 와서, 대뜸 아나스타샤일까 싶었지만ㅡㅡ예상이 빗나갔다.

     면회실의 의자는 일반적인 크기였지만 그가 앉으면 마치 어린이용인가 생각될 정도로 작게 보이는ㅡㅡ면회인은 바로 아바였다.

     당황한 루루샤가 입구에서 멈춰 서자, 아바는 입에서 막대사탕을 꺼내더니,

     

     "츄릅, 너, 너. 간수 군. 물러나게."
     "......하지만 아바 공. 구류자가 날뛰는 일도 있기 때문에......"
     "나는 섭외의 전문가인데? 구류자가 자아를 잃고 화낼 정도로 도발하는 일은 있을 수 없어."
     "......하지만, 이것은 임무인지라."
     "나도 임무로 여기 온 건데? 아니면 뭐야? 내가 놀러 온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츄릅."

     막대사탕을 핥는 것도 분명 임무의 일환이겠네, 라고 루루샤는 생각했지만, 그것은 간수도 같은 기분일 것이다. 간수는 마지못해 그 방을 나갔다.

     루루샤가 자리에 앉자 아바는 말을 꺼냈다.

     

     "네 책임문제는 두 가지. 하나는 미궁공략의 대실패로 인해 우수한 공략과 대원들을 많이 소모시킨 것. 또 하나는 연락부재에 의해 중앙정부의 불신을 초래해, 가능한 위험요인으로 쿠데타의 가능성이 지목되어 군부가 준비를 하게 만들었다는 것."
     "잠시만요. 전자는 제 책임이고 매우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는ㅡㅡ"
     "제대로 연락을 했다고 너는 말했었지. 츄릅"

     다음 막대사탕을 돌리면서 아바가 말한다.

     

     "그 점에대해서는 재조사하도록 내게 명령이 내려왔다. 황제 폐하께서 직접."
     "......뭐라구요?"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마.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고, 명령이니까 하는 거다. 이래 뵈어도 바쁜 몸이니까. 아, 물론 섭외국장에 비한다면 버섯 원목의 관찰일기를 쓸 수 있을 정도는 한가할지도?"

     내버려 두면 팍팍 생겨나는, 레프인의 주식인 마이카 버섯. 생육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힘들지만, 그 후에는 딱히 할 일도 없기 때문에 [한가]하다는 예시로 그런 말을 할 때가 있다.

     

     "제 아버지를 회유하고 싶다면 하면 되잖아요. 하지만 제 충성심을 의심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 없습니다. 좋은 업자를 소개해줄 테니 버섯원목이라도 바라보다 가시던가요."

     퉁명하게 루루샤가 대답하자, 아바는 목 내부로 큭큭 웃었다.

     

     "업자에 대해서는 다음에 듣기로 합시다. 나는 아무래도 섭외의 일로 가야만 할 것 같아서."
     "......예?"
     "적어도 네 아버지가 해치운 일은 내가 할 수 없어 보여서 말이지. 이런이런, 간단한 일인가 싶었더니만."
     "제 아버지를 우롱하겠다면ㅡㅡ"
     "아니, 그게 아니다."

     

     아바는 서둘러 손을 내저었다.

     

     "그건 그렇고. [재조사]까지 황제 폐하를 움직인 것은 아나스타샤 전하셨다."
     "역시......그렇습니까."
     "어두운 표정인데, 그건 기뻐해야 할 일일 텐데? 그분께서 이 정도로 신경 쓰는 사람은 너 정도니까."
     "제 탓에 전하께서 고생하신다 생각하면 기뻐할 일은 아닙니다."
     "전하는 고생하지 않았다. 고생한 것은 모험가 쪽이겠지ㅡㅡ"

     "모험가?"
     "오우 말이 지나쳤군."

     입을 막는 대신 막대사탕을 입에 넣었다.

     그러자 그때 간수가 들어왔다.

     

     "슬슬 시간입니다."
     "츄릅. 어, 벌써? 그보다 제한시간은 없었잖아?"
     "면회인을 오래 놔두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것도 임무라서요."
     "아아, 그러셔......"

     아나스타샤와의 면회에 비하면 절반 미만의 시간이었다.

     면회시간을 오래 끄는데 필요한 아이템은 [금화]겠지만, 아바는 그걸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걸 가르쳐줄 정도로 루루샤와 그는 사이 좋지도 않다ㅡㅡ마지막 말은 신경 쓰이지만.

     

     "아바 부국장."

     간수에게 재촉당해 일어나면서 루루샤가 말한다.

     

     "섭외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모양인데요?"

     간수가 뇌물을 요구하는 것 정도는 알아채라는 의미를 담았다.

     루루샤가 간수를 따라 방을 나가자, 방에는 아바가 혼자 남겨졌다.

     입을 떠억 벌렸던 아바는, 중얼거렸다.

     

     "......역시, 어울리지 않나. 칼 전 국장처럼 타종족 여성이 돌아보게 만드는 것도 못한단 말이지...... 츄릅."
     

     막대사탕을 핥으면서, 아바는 눈앞의ㅡㅡ타종족 여성이 앉아있었던 공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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