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부 119화 밀어닥치는 유행의 파도
    2023년 02월 04일 17시 15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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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습은 해뜨기 전에 이루어졌다. 광역탐사마법으로 인간이 있기에는 약간 부자연스러운 장소에 전개해 놓은 베이스캠프를 발견하여, 단장인 독전갈의 안타레스를 눈으로 확인 후 재빠르게 크레슨, 버질, 올리브, 로리에 4명이 기습을 개시.

     

     어둠마법에 의해 완전히 존재감이 은폐된 4명이, 소음기가 달린 권총, 주먹, 단검, 마법으로 도적들을 쓰러트려 나갔다.

     

     "오! 진짜 오랜만이잖아 크레슨~! 아직도 뒈지지 않았냐고!"

     "뭐냐 너였냐고 안타레스! 여전히 보기만 해도 짜증 나는 상판때기구만!"

     이번 표적인 독전갈의 안타레스와 크레슨이 설마 하던 동향 사람이며, 구먼이었던 것이 밝혀져 약간 훈훈한 장면이 들어갔지만, 직후에 살육전으로 발전. 노란 머리의 고양잇과 수인이었으니 혹시 싶었지만 설마하던 재회라니 인생은 정말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너어! 잘도 이 몸의 부하들을 죽였겠다!! 동향 사람이라 해도 봐주진 않아! 죽어!"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새꺄!! 잘도 우리 동료를 속여줬겠다! 편히 죽을 거라 생각 말라고!!"

     

     "속는 쪽이 얼간이지 바보병신새꺄! 그 얼굴로 몇십 년을 살았으면서 진짜 반할 여자가 있을 거라 생각한 거냐고 핑신색히가!! 어이가 없어서 다 웃기네!!"

     A급의 현상수배범이며, 마법으로 독연기를 만들어내고 닿으면 즉시 성불하는 독이 발린 나이프로 크레슨과 제대로 겨룰만한 실력을 지닌 안타레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부하들이 이미 전멸해서 어쩔 수 없이 숫적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비겁하다고 생각해? 상대는 100명 가까운 도적단이다. 반면 이쪽은 단 5명. 전력차는 20배나 났다고.

     

     "안타레스의 이름으로 명한다! 내리쳐라 번개! 이몸의 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려!"

     "버질의 이름으로 명한다! 막아라 흙벽! 그렇게 간단히는 안 되지!!"

     "칫! 짜증 나는 추남 녀석이!!"

     상대가 영창을 시작한 바로 직후 곧장 장벽을 치는 마법을 외워서, 멋지게 전격에서 우리의 몸을 지켜준 버질. 굿 플레이라며 엄지를 들어주자, 마찬가지로 엄지를 들어 대답한다.

     

     "됐다 됐어! 제대로 싸울 수 있겠냐고! 잘 있어라! 안타레스의 이름으로 명한다! 번개여, 내게 뇌광 같은 속"

     

     "어딜 가려고요! 얼음이여 가둬라!"

     로리에가 전개한 얼음 감옥이 갑자기 지면에서 솟구치더니 안타레스를 가둬버린다. 하지만 지면에서 원주형으로 솟구친 그것은 천장에 얼어붙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흥! 이 정도의 마법에"

     "솟구쳐라! 바위!! 꼬챙이를 만들어버려어!!"

     "잇!?"

     높은 점프로 갇히기 전의 얼음감옥에서 빠져나온 들고양이 도적. 하지만 비상의 마법도 바람마법도 중력의 마법도 쓰지 않고 그냥 뛰는 것은 부디 저격해 달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면에서 튀어나온 예리하고도 거대한 바위가, 도적단장의 배를 찔렀다.

     

     저래선, 이제 틀렸다. 직경 50cm 정도의 거대한 구멍이 복부에 나버린 것이다. 메가미츠로 의사를 불러도 무리 같아.

     

     "젠, 장..."

     남길 말도 없이 절명한 현상수배범 안타레스. 이렇게 도적단 붉은 전갈은 대략 20분도 지나지 않아 전멸하고, 그 목은 버질이 베어 모험가길드로 옮기게 되었다.

     

     참고로 아프리콧은 아직 죽이지 않았다. 일부러 그녀가 없을 때를 노려 도적잔을 괴멸시킨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와 이후의 전말을 조금 이야기하자.

     

     도적단이 괴멸하고 그 단장이 죽자, 골드 상회에 잠복했던 쥐새끼는 서둘러 모습을 감췄다. 상회에 피해는 없고 단지 도망만 친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그쪽은 방치.

     

     그리고 아프리콧 말인데, 놀랍게도 자취를 감추는 일 없이 평범하게 주점과 창관을 오가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겉으로는 도적단과 그녀 사이에는 아무런 연결점이 없기 때문에 그리 부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담이 큰 여자인 모양이다.

     

     A급 현상수배범인 독전갈의 안타레스를 토벌하고 목을 모험가길드에 가져가 큰돈을 얻은 버질이 주점에서 자랑해도 동요는 없이 [대단하네요~!] 정도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침대 위에서는 단장에게 빠져든 것 같은 언동이었다고 하지만, 죽은 순간 손바닥 뒤집기라니 무서운 일이다.

     

     아니면 오히려 그 정도로 담이 크지 않으면 악녀가 뒷세계에서 살아가기란 어려울지도 모른다. 단장은 죽었지만 자기와의 접점은 들키지 않았다고 판단하고는 그대로 일반인에 섞여 생활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면 곤란하다.

     

     어쩔래? 처리할래? 라고 피해자인 버질에게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운 것이었다.

     

     "어~이, 식사시간이다~"

     

     골드 저택에 있는 마구간. 요 몇 년 동안은 말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버질과 아버지가 협력하여 감정했기 때문에 명마만 모인 그 마구간 안에, 한 마리 별난 말이 있다.

     

     안즈라고 이름 붙인 그 암말은 다른 말에 비해 기운이 없고 항상 멍하니 있는데, 처음에는 빈번하게 도망치려고 날뛸 정도로 험한 기질이 말이었지만, 보다 못한 마주는 그 말이 날뛰거나 사람을 물거나 차려고 할 때마다 전류를 흘려 온몸이 마비되는 마도구 재갈을 물리게 한 뒤로부터는 거의 조용해졌다.

     

     밤낮을 불문하고 멍하니 있으며, 때때로 포기한 것처럼 건초와 약간의 물만을 입에 대고는 그대로 서 있는 그 말은, 때때로 뭔가를 호소하는 듯한 눈동자로 마구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향한다.

     

     예, 다시 말해 아프리콧 씨는 마법으로 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저기, 뭐라고나 할까, 비뚤어졌네요! 자신을 배신한 여자를 편히 죽이는 게 아니라 마법으로 진짜 말로 만들어 마구간에 가두고 작가 돌봐준다니, 저로서도 조금 아니다 싶을 정도라고요 버질 씨??

     

     다른 말들에 비해 냉대하거나 학대하는 일은 전혀 없고, 다른 말들과 마찬가지로 애정을 담아 귀여워해주는 모습이 보다 광기를 느껴지게 하는 이 느낌, 무엇? 나는 어쩌면 엄청난 몬스터를 호위로 고용한 것일까?

     

     "오늘도 좋은 날씨다~!"

     

     먹이를 주고 물을 갈고, 방목하며 청소까지 한다. 확실히 이 집에서 말을 가장 잘 돌보는 자로서는 올바른 근무태도지만, 그 말 중에 전여친이 있음을 이해하고도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버질의 복수극에, 올리브도 로리에도 크레슨도 질려버렸다. 너무 당연하다.

     

     "오 도련님, 그런 곳에서 술래잡기라도 하십니까요?"

     "아니. 버질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

     "봐도 재미있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요?"

     

     그렇게 말하면서, 봄의 햇살을 막아주는 밀짚모자를 벗고 내 머리에 턱 씌워주는 버질. 그대로 쪼그려 앉아 턱끈까지 매어주는 그 상냥함과 안에 숨겨진 광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양립시키는 것이 인간이구나. 기억해 두자, 응.

     

     교훈. 평소 온화하고 좋은 사람일수록 화내게 하면 위험하고, 이런 녀석에 한해 사실은 상당한 폭탄을 품고 있기도 한다. 모두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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