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1(2)

 

 뭐, 제일 망나니인 제리 씨는 마차 안에서 잠자고 있지만. 어제도 밤늦게까지 상단 사람들과 도박을 해서 이겼느니 졌느니 말했었으니까. 사실 나의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겼느니 졌느니]가 아닌 [졌느니 졌느니]다. 슬슬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저 기가보아는 꽤 짭짤한 수입이 되지 않을까?"

 휴식시간에 사냥해서 용돈을 버는 것이 우리의 일과였지만, 오늘은 저런 거물을 끝장냈으니 행운이다.

 기대감을 담아 단테스가 말하자,

 

 "레이지 씨, 단테스 씨, 기가보아를 검사해 봅시다."

 무게 씨가 찾아왔길래, 우리들은 그쪽으로 향했다ㅡㅡ

 

 

 

 

 레프 마도제국은, 광천기사왕국, 쿠르반 성왕국, 미지의 땅 [카니온] 사이에 있는 작은 토지에 있지만, 3방향을 높은 산이 두르고 있는 덕분에 외적의 침입을 막아왔다.

 천부주옥을 쓰지 않는 특수한 인종인 레프인은 대부분 파충류계의 아인이다. 이 세계에서는 쓰는 게 당연한 천부주옥을 쓰지 않는 탓에, 과거에 몇 번이나 박해의 대상이 된 결과 그들은 이 좁은 땅에 틀어박혀 살아왔다.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 같은 외부인은 좀처럼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며ㅡㅡ얼마 없는 레프인과의 접점인 상단과 만나서 친해진 것은 행운이었다.

 아무리 배타적이라고 해도 외국과 장사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며 외국에 나와있는 레프인은 소통능력이 높다.

 

 "어, 이렇게나...... 이래도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국까지 금방이고, 제국 내에서도 기가보어는 나오지 않으니 신선한 고기는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나와 단테스의 앞에 쌓인 금화는 레프 제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국 금화인데, 1닢당 5만 엔 정도의 가치는 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100닢 가까이는 된다.

 

 "......맥주!"

 단테스가 옆에서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야..... 논 씨가 이 중에서 얼마나 나눠줄까요......

 

 "[은의 천칭] 분들은 모험가길드의 일이 끝나면 바로 제국을 나갈 겁니까?"
 "아뇨, 실은 만날 사람이 있어서...... 신청을 해볼까 싶어서요."

 "오. 요즘은 제국 내 사람들하고의 대화도 부드러워졌으니, 잘 만난다면 좋겠군요."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이 기가보아를 쓰러트린 솜씨는 멋졌습니다."
 "근데 야옹이는 어디있죠?"
 "저쪽에서 잠들어 있지요."

 

 마차의 뒤를 보니 조용히 있는 증기기관차가 있다.

 레프 마도제국은 석탄을 쓰는 증기기관을 비롯해, 마석을 쓰는 동력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세상을 돌아다니는 마도비행선도 레프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는 테이블에 올려진 금화를 들어서는, 미미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생각대로 단테스의 몫은 논에게 회수되었고, 풀이 죽은 중전사가 한 명.

 

 (조금만 더 있으면 도착인가)

 

 쿠르반 성왕도의 수도인 쿠르바뉴를 나온 뒤로 15일. 이제 이틀 정도면 성왕국과 레프 마도제국의 국경이다.

 한때 내가 광산노예로서 일하고 있었을 때, 내게 무상으로 지식을 전수해 준ㅡㅡ이 세상에서 [은사]라고 불러도 될 힌가 노인. 그분이 죽기 직전에 내게 맡긴 것이, 노인의 어금니에 박혀있던 [인형(燐熒)마석].

 노인은 이것이 있으면 손녀인 루루샤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었다ㅡㅡ아니면 팔아도 된다고도 했고.

 나는 그 후 여러 일이 있었지만, 루루샤를 만나서 힌가 노인의 최후를 전하는 것을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또 하나의 목표는 광산노예이며 나의 누나인 라르크를 만나는 일이다.

 루루샤가 레프 마도제국에 있다는 것은 쿠르반 성왕국에서 들은 정보였다. 제국 내의 어딘가에 있으며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제국은 좁으니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터.

 

 (......힌가 노인의 이야기를 하면 우울해지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육천광산에서 나한테만 간호받다가, 사망하였다. 나 이외의 누구한테도 제대로 그 사람이 살아온 것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성왕국의 엘 사제의 말로는 "[맹약]과 [뒷세계]에 관한 고문서해독 및 [천부주옥]연구의 제1인자" 이며, 지금은 멸망한 [포르샤 왕국의 두뇌]인 힌가 박사이기 때문이다.

 

 "ㅡㅡ레이지 군, 슬슬 출발이래~"
 "아, 예~"

 미미노가 부르자, 나는 마차에 올라탔다.

 자, 가자. 새로운 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