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60(2)
    2023년 02월 02일 00시 10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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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긴 하지만, 죄송한데요......"
     "됐어. 레이지 군도 있어야 [은의 천칭]이 되는 거니까!"

     그런 걸까~ 그렇게까지 해줘도 되는 걸까~

     왠지 너무 잘해줘서 기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몸 둘 바를 몰라하는 내 옆에서, 단테스 씨가,

     

     "그건 그렇고, 당신 [은밀묘]라고 불리는 제리 씨 맞나?"
     "엑."

     제, 제리 씨한테 그런 이명이......!?

     

     "후후후. 도련님, 놀라셨습니까요? 놀랍게도 전, 이명을 갖ㅡㅡ"
     "진짜 멋없어!"
     "뭐라굽쇼~!?"

     제리 씨가 경악하고 있지만, 멋없잖아요. 마치 고양이카페에 있는 특정한 고양이한테 지어진 별명 같은 느낌. 느긋한 캐릭터 부류잖아요.

     

     "이, 일단...... 도련님은 빨리 성왕도를 나가는 편이 좋다는 것은,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요......"

     뭔가 대미지를 입은 제리 씨지만, 그렇게 풀 죽어하지 마. 이명이 없어도 제리 씨의 높은 능력과 인간적으로 낮은 부분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정했으면 행동개시다."

     

     내 탓에 예정이 크게 바뀌었는데도, 단테스 씨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레이지, 그런 표정 짓지 마. 나는 지금 정말 기쁘다. 몸도 건강 그 자체고, 외동딸과, 오랜 동료였던 의사와, 그리고 은인인 너와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상을 원한다면 벌을 받을 거다."
     "......단테스 씨."

     

     아아, 잠들지 않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제리 씨도 따라온다는 걸로 괜찮겠어요?"
     "그런, 너무 합니다요 도련님! 저는 어디든 따라갈 겁니다요!"

     제리 씨가 그렇게 말하자, 미미노 씨가 내 곁으로 스윽 다가왔다.

     

     "수인을 차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수인은 왠지 교육에 나쁜 기분이 들어. 레이지 군, 이 사람의 생각을 너무 따라 하면 안 돼."
     "잠깐, 그건 차별입니다요!?"
     "괜찮아요. 오히려 이 사람한테 제가 여러 가지로 가르칠 생각이니까요."
     "도련님!? 저, 꽤 열심히 했는뎁쇼!?"
     "[빚]"

     "읏......"

     배가 아프다는 시늉을 하며 물러나는 제리 씨를 보며, 나는 웃었다. 미미노 씨도 웃었다. 논 씨는 깜짝 놀랐고, 단테스 씨가 뭔가의 귀띔을ㅡㅡ분명 모험가에게 자주 있는 빈털터리가 되는 법을ㅡㅡ하였다.

     

     그 후 우리들은 여관으로 돌아가 짐을 싸들고는 모험가길드로 향했다. 길드에 들어가자 단테스 씨를 본 모험가들이 놀라서는 벽가까지 도망쳤다...... 대체 여기서 뭘 한 건가요, 단테스 씨......

     길드 직원이 한숨 섞어 의뢰 취소를 처리하며 [은의 천칭]의 [회은급] 격하를 고했다. 하지만 모두 어딘가 후련한 얼굴이었다. 거기서 레프 마도제국으로 서한을 옮기는 의뢰를 받고는ㅡㅡ그 의뢰가 없으면 입국할 수 없을 정도로 제한이 심하다고 한다. 전혀 몰랐다.

     

     길드를 나서고, 이제는 마차를 찾아 성왕도를 나갈뿐이다. 내 추격자는 오지 않았지만, 마차에 올라탈 때에는 시선을 느꼈다. 에베뉴 공작가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하지만 그것도 성왕도를 나간 뒤에는 느낄 수 없게 되었지만.

     

     마차의 여행은 길다. 우리들은 여러 가지를 대화했다.

     

     단테스는 [만남도 갑작스럽고, 재회도 갑작스럽구나] 라며 웃었다.

     

     논은 역시 [빛마법]을 습득했던 모양인지, 교회에서는 사용자가 적은 빛마법을 아는 논을 놓아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런 논에게서는 "그렇게나 팍팍 마법을 발동하고, 거기다 속성이 많이 다른 2종류의 마법을 동시에 쓰다니 이상한데요?" 라고까지 들었다.

     

     미미노는 "레이지 군이니까 이상하지 않아." 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미미노 씨에게서 아들바보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우로보로스 전에서 미미노가 썼던 [마법복제약]은 역시 꽤 희귀한 재료를 쓴 모양인지, 만일의 사태를 위한 최종병기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또 만들어야겠네~" 라며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모습으로 말했는데, 괜찮은 걸까.....?

     

     우로보로스의 재료는 성왕기사단이 대부분 접수한 모양이지만, 어느 정도는 모험가길드도 갖고 돌아간 모양이라서, 단테스 씨는 우로보로스의 머리에 있던 보석 같은 것을 갖고 돌아갔다. "전리품이 이것뿐인 것도 섭섭하지만, 뭐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라며 웃었지만, [삼라만상]으로 보니 뭔가 엄청난 마력이 깃들어 있는 듯한데..... 차츰 밝혀나가자.

     

     얘기해도 얘기해도 화제는 끊이지 않았다. 내 일만이 아니라, [은의 천칭]의 4년도 꽤나 파란만장했던 모양이다. 아쉽게도 라르크나 [영왕마검술★★★★★★]에 관한 정보는 없었던 모양이지만.

     

     멀리 보이던 거대도시, 성왕도 크루바뉴의 모습도 사라졌고, 그 후로도 우리들은 며칠이나 마차에 타고 있었다.

     수많은 마을을 지나갈 때마다, 들떴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음을 느낀다.

     나는 성왕도에서 여러 일을 잘못하고, 때로는 올바른 일을 해왔다. 후회할 일도 있지만 하나하나 제대로 가슴에 묻어두고 앞을 향하자.

     분명 아가씨도 그렇게 하실 것이다.

     

     (......아가씨, 또 만나요)

     

     우리가 올려다보는 하늘은 같은 하늘이다. 같은 별이 반짝이고, 같은 구름이 흐른다.

     분명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때는 아가씨도 어엿한 레이디가 되어있을까? 아니면 천방지축의 아가씨 그대로일까?

     모습은 변하겠지만, 성격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가씨라면, 분명 변함없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마술과 기술의 나라 [레프 마도제국]으로 향한다ㅡㅡ거기서 나의 여행의 목적 중 하나인 루루샤 씨를 만나기 위해서.

     

     지면에서 일어나는 열기 섞인 바람이 마차에 불어온다.

     

     계절은 슬슬 여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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