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58
    2023년 02월 01일 21시 18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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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 램프의 불빛은 차갑다고 난 항상 생각하고 있다. 자연의 불꽃과 마법에 의한 빛보다도, 마술이 만들어내는 조명은 일정하여 차갑다.

     그런 빛도, 아가씨의 붉은 눈동자에 비치면 극상의 반짝임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상하다.

     그 눈에 비친 나는, 따스한 미소ㅡㅡ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미소를 지속 있는 거니까.

     

     "무슨, 뜻......?"
     "말씀드린 대로의 의미예요, 아가씨. 여기서부터는 걷는 길이 달라져요. 저는 이 벽의 바깥으로, 당신은 이 벽의 내부에 머물러주세요ㅡㅡ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농담으로도 그런 말은 하지 마!"
     "농담도 거짓말도 허세도 아닙니다. 아가씨, 여기까지 마중 나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당신이 바래다주신 것만으로도, 이후의 인생이 밝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거든요."
     "레이지, 왜......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거야?"

    ' 떨고 있는 아가씨를 여기서 내치는 행동은 확실히 [심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결단하고 실해야만 하는 일이다.

     왜냐면, 아가씨에게 결단시키는 편이 훨씬 [심하니]까.

     

     "아가씨, 계속 뒤를 신경 쓰고 계셨죠? 백작이 홀로...... 혼자 남게 된 저택을."
     "......그런 일은......"
     "괜찮아요, 제 착각일지도 모르죠. 그거면 됐어요. 그리고 제가 멋대로 결정하고, 당신한테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선택을 했을 뿐이에요."
     "..........."

     "......아가씨, 백작님과 당신은 단 둘만 있는 부녀예요. 오늘은 여러 일이 있었지만...... 아니, [새싹과 새달의 만찬회]의 날로부터 정말 여러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는 무릎을 굽히고는 아가씨와 시선을 맞췄다.

     약간 고개를 숙인 아가씨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여있다.

     아가씨는 어렴풋이 깨달았던 모양이다. 자기가 돌아가지 않으면 백작이 어떻게 될지ㅡㅡ그런 식으로 흐트러진 백작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것이다.

     

     "괜찮아요. 지금은 백작님의 곁으로 돌아가주세요. 백작님은 기뻐할 거예요."
     "......하지만, 그럼 레이지는...... 레이지가 혼자가 되어버려......"
     "저는 아가씨보다 훨씬 어른이니까요."
     "겨우 나이가 둘 차이인데도......"

     "예. 그 두 살 차이가 대단한 거죠."

     그것은 거지살이었지만, 이제 와서 아가씨한테 내가 전생자라는 걸 밝혀도 의미가 없다.

     

     "아가씨, 제가 말했었죠. 이 세계는 넓어서 한평생이 걸려도 다 돌지 못할 정도라고요. 하지만 의외로 한평생이란 꽤 길다구요. 아가씨께서 백작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른이 되었음에도ㅡㅡ그래도 나가고 싶다면, 이 나라를 나가세요. 그런 뒤에도 늦지 않아요. 충분히 많은 나라를 돌 수 있을 정도로 일생은 길죠. 그러니 아가씨, 울지 말아요......이것은 마지막 작별이 아니니까요."

     

     드디어 울기 시작한 아가씨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백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때는, 지금 밖에 없다......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아가씨와 백작의 부녀 사이는 분명 회복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레이지, 나, 나는, 너와 계속 함께 있고 싶었어......! 꼭 가야만 해......!?"

     "제가 말씀드렸던 비밀대로예요. 백작님은 저를 지킨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문제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이상 백작님과는 있을 수 없어요. 그리고 아가씨, 저는 쫓겨난 게 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이 나라를 나가는 겁니다ㅡㅡ그 이유는 다음에 만났을 때 말씀드리죠."
     "싫어! 혼자 가겠다니 용서 못 해!"
     "죄송해요, 아가씨."
     "사과하지 마!"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어려운 명령이네요. 조심할게요. ㅡㅡ자, 아가씨. 마중도 온 모양이네요."

     깜짝 놀란 아가씨가 돌아본 곳에서, 맥심 대장이 말을 타고 오고 있었다. 내 시선과 아가씨의 우는 얼굴을 보고는 떨어진 곳에 말을 내렸다.

     저 사람은 머리까지 근육 같지만 의외로 눈치가 좋다. 뭐, 그런 사람이 아니면 백작가에서 일할 수 없겠지.

     

     "정말...... 이게 마지막 잘별은 아닌 거야?"
     "예, 물론이죠."

     아가씨는 똑똑하다. 사실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감정이 따라가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내가 등을 떠밀어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손수건을 꺼내서ㅡㅡ방금 땀을 닦았던 손수건이지만 이것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다ㅡㅡ아가씨의 눈가를 닦았다.

     

     "......레이지의 냄새가 나."
     "쑥스럽네요."
     "나와의 약속, 기억하고 있어?"
     "예. 천부주옥을 주신다는 약속이었죠?"

     물론 기억하고 있다.

     

     "분명 줄 수 있을 거야. 그러니 반드시 한번 더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
     "예."

     나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만들어 심장에 대었다.

     

     "아가씨를 위해, 스킬 홀더는 비워두도록 하죠."
     "......약속이야."
     "예, 약속입니다."

     아가씨가 오른손을 뒤집더니, 검지와 중지를 교차시켰다. 나는 심장에서 뗀 손으로 그것을 잡았다. 아가씨의 손은 이제 따스해져 있었다.

     나는 일어섰다.

     아가씨가 날 올려다보고 있다.

     아아ㅡㅡ이 사람은 정말 아름다워.

     여태까지 중 가장 아름답다고 나는 생각했다.

     똑똑하고 강하고 다소곳하며 상냥한, 누구도 갖지 못한 그녀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
     "............."

     말없이 등을 돌려 걸어간다. 아가씨는 움직이지 않고, 단지 계속 내 등을 바라보고 있다.

     물방울이 지면에 떨어지는 소리를, 내 귀가 들었다. 오열을 참는 듯한 소리도.

     

     (......내가, 울고 있는 건가......)

     

     이제 미소를 만들 필요도 없다. 내 얼굴은 이제 아가씨에게 보이지 않으니까.

     내 눈에서 눈물 한 줄기가 흐르자, 곧장 고장 난 수도관처럼 눈물이 철철 흘렀다.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지금까지 참아온 나는 정말 애썼다고 생각한다.

     아가씨가 그렇게 원해준 것처럼.

     나도 아가씨의 곁에 있고 싶었다.

     날이면 날마다 성장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가장 곁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안녕입니다, 아가씨......"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마을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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