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56
    2023년 02월 01일 17시 39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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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가씨를 뒤로 물러나게 하고서 한걸음 나오자, 레레노아는 경계하면서 허리의 검에 손을 대었다.

     

     "......레이지 군, 나는 네 지인이니까 여기로 오도록 당주님이 명령하셨어. [데려와 달라]고만 명령했으니, 그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 하지만 여기서 네가 저항한다면 이쪽에도 생각이 있어."
     "지인이라고 해서 제게 검을 들이댄다면 봐주지는 않을 테니 그렇게 아시죠."

     레레노아의 콧가에 주름이 진다.

     

     "에베뉴 공작가를 얕보는 거라면, 그 인식을 고쳐줘야겠네! 여기에는 성왕도의 에베뉴 가문을 지키는ㅡㅡ"
     "경고는 했습니다."
     "ㅡㅡ앗!?"

     

     내가 문에서 바깥으로 한걸음 내딛자, 다음 순간에는 레레노아의 몸이 공중에 떴다. 그 몸에 [바람마법]을 썼음을 몇 명이나 눈치챘을까?

     

     "그리고 그 당신은...... 소중한 동료를 떠올리니, 그다지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군요."

     상대가 하플링 여성이고 미미노와 비슷한 나이면 이상하게 싸우기 꺼려진다. 그래서 가장 먼저 대처한 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거면 기절일 테니, 당분간은 못 일어날 테고.

     갑작스런 공격이 놀랐는지, 잠깐 무장병들이 흐트러진다.

     

     (틈을 드러내면 어쩌려고? 내가 아가씨의 호위를 설 때는 언제나 방심하지 않았는데)

     

     나는 [질주술]로 달려가서는 무장병의 사이를 지나가며 [바람마법]을 연발했다.

     

     "큭."
     "악!?"
     "으아아아."

     7명 정도가 날아가자, 8명째가 방패를 써서 마법을 막았다. 멈춘 순간 방패가 확 빛났던 걸 보면 저것은 무구마술일까?

     

     "크윽. 어이, 무기를 꺼내! 공격하자!"
     "정말 비겁한 녀석!"

     1명을 상대로 이런 인원으로 밀고 들어왔으면서 [비겁]하다니 어이가 없다. 곧장 나를 중심으로 원형의 공간이 생겼다.

     

     (밀어닥치지 않고 거리를 둔다니, 이 정도로 인원차가 있는데 뭐하는 거야? 좀 더 비겁한 방법을 보여줄까?)

     

     나는 다음으로 [어둠마법]을 발동시키자,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다섯 개씩 총 10개의 암흑탄이 나타났다.

     

     "방패를 든 사람이 마법을 막아라! 온다!"

     무장병 중 방패를 든 자들이 앞으로 나왔지만, 난 그런 걸 상관하지 않고 10개의 암흑탄을 발사.

     

     "방패를 들어라! ......읏!?"

     나는 사람을 노리지 않았다. 노린 것은,

     

     "앗!? 뭐야 이거!"
     "어두워!"

     

     마도 램프다. 연이어 암흑탄을 발사해서 마도 램프의 주위에 달라붙게 한다. 이것은 살상능력이 없지만, 빛을 차단하기만 하는 마법이다. 더욱 말하자면 검으로 베려고 하든 손으로 치우려 하든 몇 분이 지나지 않는 한 해제되지 않는다.

     갑자기, 주위는 심야의 어둠에 휩싸였다.

     

     "ㅡㅡ훗."

     나는 방패를 든 무장병에게로 달렸다. 기척을 느꼈는지 방패를 든 그들을 향해 도약하여, 그 머리를 밟으며 후방으로 뛰어갔다.

     이 정도의 어둠이라 해도 내게는 천부 [밤눈]이 있다. 저쪽에서 3명 정도 [밤눈]을 가진 자가 있는 모양이지만, 그걸로는 완전 모자라.

     

     "꽥."
     "윽."
     "악."

     손 닿는 대로 [바람마법]을 쓰고, 갑옷이 없는 상대한테는 주먹과 발길질을 먹여준다. [바람마법]은 좋다. 흔적이 안 남고, 빛나지 않으며, 강력한 풍압은 갑옷을 입어도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저곳을 쏴! 약간 휘말리는 건 상관 말고!"

     마법사가 있는 모양인지, 그 사람에게 [밤눈]을 가진 자가 지시했다.

     내민 마법사의 양손에 회전하는 불덩이가 나타나자, 주위가 갑자기 밝아진다.

     

     "쏴라!"

     나는 재빨리 지면에 손을 대어 [흙마법]을 발동시켰다. 돌바닥을 쪼개고 무장병 2명을 날려버리면서 흙벽이 나타나서는 화염탄을 분쇄했다.

     

     "앗!? [흙마법]까지 쓸 수 있는 건가!?"
     "몇 개나 쓰는 거냐고!"

     흙벽은 좋은 차단막이 되었다. 나는 그 틈에 [밤눈]을 가진 자에게 접근해서 [바람마법]으로 기절시키고, 다음으로 마법사를 때려 쓰러트렸다.

     마법사 모두를 쓰러트렸을 대는 어둠 때문에 아군끼리 싸우는 곳도 생겨났다ㅡㅡ인원차를 살린 싸움법도 좀 생각하라고.

     

     "젠장! 이 녀석은 마법을 몇 번이나 끄는 거냐고!?"
     "마음대로 하게 냅둬! 어차피 슬슬 마력고갈ㅡㅡ큭."

     말하던 중 미안하지만, [바람마법]으로 날려버렸다.

     

     "후우, 절반은 줄였을라나."

     마도 램프를 뒤덮고 있던 [어둠마법]이 해제되자ㅡㅡ대부분 지면에 던져버렸기 때문에 지면 부근이 밝아졌다.

     내 주위에는 무수한 무장병들이 쓰러져 있었다. 죽이는 게 아닌 기절시킬 목적으로 마법을 썼기 때문에 마력의 소비는 크지 않다. 이것은 아가씨의 별 4개 [마력조작]도 학습해 버린 모양인데...... 나의 체내를 흐르는 마력이 완벽하게 제어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이마를 닦았다. 조금 땀이 났다.

     

     "앞으로 절반."

     손수건을 넣고서, 엄지부터 순서대로 [어둠마법]을 발동시켜서 총 10개의 암흑탄을 생성했다.

     

     "끝까지 놀아줄 거지?"

     싱긋 웃으며 한걸음 나아가자 "히익!" 이라고 외친 무장병이 물러난다. 대부분의 무장병이 안색을 바꾸었고, 손에 든 무기도 덜덜 떨리고 있다.

     

     "ㅡㅡ기다려라!"

     그때 말의 편자가 돌바닥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청각강화]가 그 소리를 들은 즈음에 목소리도 날아왔으니, 얼마나 큰 목소리였을까.

     보통 보던 말보다도 한층 더 크다. 근육질의 푸른 말이지만, 그 이상으로 말에 탄 인물 쪽이 돋보이고 만다.

     회색 곰의 모피를 뒤집어쓴 거한. 등에는 100킬로를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의 배틀 액스를 짊어지고 있다.

     

     "변경백......"

     여기 와서 성가신 사람이 왔다. 변경백은 여기 있는 무장병이 한데 모여도 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이다.

     나를 발견하자, 무장병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말을 멈췄다.

     

     "전투를 멈춰라, 지금 바로. 나는 뮬 변경백. 이것의 의미를 모두 알고 있겠지?"
     

     변경백이 허리채 매달고 있던, 푸른빛을 발하는 곡옥 같은 것을 꺼냈다.

     

     "서, 성왕 폐하의 전권위임문장!?"

     무장병들이 술렁거렸다. 아무래도 성왕의 대리로 온 모양이다.

     

     "알겠다면 빨리 검을 거둬라! 어차피 그 꼬마는 너희가 겨뤄볼 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그리고 돌아가면 에베뉴 녀석한테 전해둬, 이번 새치기는 용서 못한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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