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53 소녀의 여명
    2023년 01월 31일 00시 37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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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쉬리즈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아가씨가 현관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곳에 테이블을 옮겨놓고 차를 들면서 책도 읽고...... 아니 아니, 갑작스럽게 손님이라도 오면 어쩌려고!? 같은 느낌이었지만,

     

     "레이지! 돌아왔구나!"

     뒤에서 개의 꼬리라도 흔드는 환상이 보이는 듯한 환영에, 주의를 줄 수도 없었다고...... 이거 백작이 알면 칠칠맞다며 화내겠어. 다음에는 "딸이 정말 좋아하는군요 (2회차)" 가 올 것이 틀림없다.

     어쨌든 나는 아가씨와 함께 방으로 이동했다. 물론 현관의 테이블은 치우고.

     

     "그래서...... 성왕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어?"
     "신경쓰이세요?"
     "당연하지! 레이지는 나의......"

     말하려던 아가씨는 시선을 돌리면서,

     

     "소, 소중한 호위니까."

     아가씨, 호위를 소중히 여겨도 곤란한데요. 아니 막 대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리 길게 있지는 않았고, 거대뱀의 일도 묻지 않았으니까요. 맞다, 일단 어제의 공적으로 성금화 1닢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보다도 성왕 폐하께서는 리비에라 가문의 일로 바쁘신 모양이던데요."

     [맹약]과 [뒷세계]의 일은 백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본인이 말하겠지. 힌가 노인의ㅡㅡ루루샤의 일은 말해야만 하겠지만,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니 바로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말한다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나서다.

     

     "리비에라 가문.......?
     "예."

     그에 대해서는 말해도 문제없어 보여서, 나는 아가씨에게 여태까지의 경위를 모두 이야기했다. 내가 아는 정보 전부를.

     

     "..........."

     아가씨는 그 귀여운 눈썹을 찌푸리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레이지."

     이윽고 아가씨는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을 들어줄래?"

     아가씨의 표정은 핼쑥해져 있었다ㅡㅡ나는 몇 분 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가씨는 역시 아가씨였다.

     고귀한 피를ㅡㅡ본인은 그걸 싫어하는 면도 있지만ㅡㅡ갖고 태어나고, 지식을 부여받고, 무엇보다도 공명정대한 정신을 지니고 있다.

     설령 그것이, 아버지를 다치게 하는 일일지라도.

     

     

     

     

     대낮에는 자주 지붕 위에서 주위의 상황을 확인했지만, 쿠데타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무섭다고 난 생각했다.

     백작이 귀가한 것은 늦은 밤이 되어서였다.

     나뿐만 아닌 아가씨까지도 백작의 귀환을 기다렸다는 사실에, 백작은 눈동자를 가늘게 하였다.

     

     "......무슨 일이지요?"
     "일단 어서 오세요, 아버님."
     "고맙습니다, 에바. 오늘은 수면부족에다가 조금 신경을 많이 써서 빨리 잠들고 싶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군요."
     "에바넘께서 피곤하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꼭 확인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세바스, 당신도 조금 더 어울려주세요."
     "예......."

     집사장 세바스는 나를 노려보았다. 백작의 건강을 해칠만한 짓을 하는 사람은 아군이라 해도 봐주지 않는 것이 이 사람이니까.

     현관 뒤에 있던 메이드와 다른 집사들은 조마조마한 얼굴을 하고 있다ㅡㅡ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긴박한 분위기에 놀라고 있다.

     

     "그리고 맥심 대장도 동석해 주세요."
     "예."

     

     백작의 호위로 동행했던 맥심 대장도 오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백작의 방에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좁았기 때문에, 우리는 내빈용 응접실로 향했다.

     마주 보는 소파에 앉은 사람은 백작과 아가씨 둘이며, 집사장과 맥심 대장은 백작의 뒤에, 나는 아가씨의 뒤에 섰다. 확실히 백작은 눈에 보일 정도로 지쳐있었지만ㅡㅡ그래도 이쪽도 이 이야기를 하루도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버님, 리비에레 가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었나요?"
     "..........."

     백작은 아가씨의 대각선 뒤에 있는 나를 넌지시 바라보았다.

     

     (그렇겠죠? 가르친 것은 저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아가씨가 알아도 되는 정보잖아요)

     

     그랬던 것은 아주 약간의 시간이고, 백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크루브슈라토 님의 암살미수의혹, 그리고 [일천제단]에 관한 신관을 매수하여 별이 많은 천부주옥을 빼돌린 죄에 의하여, 리비에레 가문은 성왕 폐하의 관리 하에 두게 되었습니다. 그 가문의 당주는 끝까지 저항하였고 다른 가문도 지원해주려고 했지만, 저택의 탐색 결과 신관 매수의 증거가 나왔습니다. 이제 변명은 못 합니다. 거대뱀 덕분이군요. 뭐, 빨리 성왕기사단이 정벌해주지 않았더라면 피해는 확대되어 리비에레 가문으로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만."
     "......기사단이 정벌?"

     그 말의 일부에, 나는 걸리는 것이 있었다.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기사단이 거대뱀의 잔해를 회수했으니까요."

     

     그런가. 모험가길드는 기사단과의 싸움에서 진 거구나.

     

     "...... 무슨 일이 있습니까, 레이지 군?"

     나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로보로스의 일은 지금은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자 아가씨가,

     

     "아버님, [크루브슈라토 님의 암살미수]와 [천부주옥의 횡령]은 서로 다른 사건이에요."
     ".......그건 그렇지요. 하지만 그게 어떻지요?"
     "흑막도 다르다는 뜻이랍니다. 아버님께선 무의식적으로 [암살미수의혹]과 [천부주옥을 횡령한 ]의 두 단어를 나누어 썼었고요."

     그때ㅡㅡ처음으로, 백작의 얼굴에 동요가 일어났다.

     눈이 부릅뜨인 것이다.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듣는다면 모두 리비에레 가문이 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크루브슈라토 님의 소스에 독을 탄 범인이 시체가 되어 리비에레 가문에서 발견된 일. 그리고 그 결과 조사의 손길이 뻗쳐 신관매수의 증거가 발견된 일...... 이 두 가지가 이어져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두 사건은 다른 것이고, 실제로 관련이 없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아가씨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은 단어에 감정을 싣지 않도록 하는 것 같았다.

     

     "아버님은 크루브슈라토 님의 암살미수가 리비에레 가문의 손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계셨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의혹]이라는 단어를 쓴 거예요. 왜냐면 아버님이 독살미수사건의 흑막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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