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43(2)
    2023년 01월 28일 03시 46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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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수 있어? 빨리 도망쳐."
     "힉."

     위험했던 여자와 아이들한테 다가가자, 겁을 먹었다. 음...... 뭐, 확실히 내 옷은 꽤 손상되었고, 피도 흐르고, 무엇보다 우로보로스의 체액이 몸의 절반을 뒤덮고 있으니까.

     

     (아...... 라르크가 구해줬을 때, 나도 겁먹고 도망쳤었지......)

     

     4년 전의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지만, 4년이나 지나자 후회는 남아있어도 왠지 그리움까지 느껴졌다.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는 것을 곁눈질하며, 나는 소리 내었다.

     

     "여러분, 가능한 한 멀리 도망가세요!! 이 괴물은 제2성구에서 여기까지 몸통이 나 있습니다! 조금 떨어지기만 해서는 금방 따라잡습니다!"

     내 협박이 통했는지, 사람들이 소리 내며 도망쳤다.

     

     "그럼...... 뭐, 나를 노리겠네."

     우로보로스는 천천히 얼굴을 들어서는, 날 내려다보았다.

     완벽하게 나를 적이라 인식한 모양이다.

     

     (......어쩌지)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나 큰 적을 상대로 유효한 공격수단은 뭐가 있을까? 무기가 필요하지만 가지러 갈 여유는ㅡㅡ

     

     "엥."

     슉슉 회전하면서 내 근처에 날아오는 것은 한 자루의 숏소드였다. 던진 방향을 보니, 건물 뒤에서 제리가 작게 손을 흔들고 있다.

     크으~~ 잘했어요, 제리 씨! 이제 도박만 손을 안 대면 최고인데요! 그리고 방청소도 제대로 하고요! 목욕도 좀 하고! 과음도 하지 말고! 아아, 안 되겠다, 나쁜 말만 나와버려!

     

     (제리 씨한테는 경계를 부탁했으니까)

     

     오늘의 천부주옥 수여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무슨 일이 벌어져도 대처할 수 있도록 부탁해 뒀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소란이 일어난 뒤에 내 무기를 가져다준 모양이다.

     이 검은 지금까지의 훈련과 실전에서 쓰던 것이라서, 내 손에 잘 맞는다.

     

     (이제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다!)

     

     내가 검을 손에 든 직후, 우로보로스는 머리를 찔러들었다. 빠르다. 저 커다란 몸인데, 어느 사이엔가 눈앞까지 닥쳐오다니 말이 되냐고!

     옆으로 굴러 공격을 피하면서, 일어나며 숏소드로 베어버린다.

     얕다.

     그리고 여전히 단단해.

     

     "읏!?"

     얼굴이 지나갔기 때문에 방심했다. 몸통이 구불거리며 내 몸에 충돌했다.

     공중에 뜨는 감각 뒤, 지면에 떨어져서는 뒹굴었다.

     

     "아야......"

     

     아슬아슬하게 뒤로 뛰었기 때문에 충격을 경감할 수는 있었지만, 대미지는 남는다.

     이것은 성가시다. 이런 크기의 뱀과는 여태껏 싸워본 적이 없어서, 어떤 움직임이 올지 예상도 못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끌면 뱀이 주변 건물을 파괴할 것이다ㅡㅡ왜냐면 뒤척이기만 해도 집 한둘은 간단히 파괴할 크기니까.

     되도록, 단기결전.

     

     (하지만 어쩌지ㅡㅡ나 혼자서 가능할까? 그보다 이 무기로 힘줘서 베면 부러질 텐데. 하지만 봐주면 치명상을 입힐 수 없고......)

     

     이렇게 되었으니, 부러질 각오로 일격을 먹일 수밖에.

     

     (기회는 1번, 많아야 2번)

     

     저릿한 긴장감이 몸을 휘감는다.

     

     (어쩌지...... 어떻게든 틈을 만들고 싶은데, 마력의 잔량이 문제야. 나 혼자서라는 페인트를  걸어도 어려워..... 뭔가, 뭔가 방법은 없을까?)

     

     그때였다.

     발소리가 들려왔다.

     내 귀는 [청각강화]에 의해 작은 소리도 잘 듣는다. 거기다 [삼라만상] 덕분에 한번 기억한 것은 잊지 않는다.

     다가오는 3명의 발걸음은, 내가 아는 것이었다ㅡㅡ아니, 정확하게는 조금 기억과 다르다. 그야 그럴 터. 걷는 장소와 신발이 다르면 소리도 달라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4년이나 지났으니.

     

     "......거대한 몬스터가 나왔다고 듣고 와봤더니, 설마 이런 형태로 재회할 줄은."

     커다란 메이스와 그 거체를 숨길 정도의 큰 방패를 들고 온 그 모험가는, [경은의 큰 방패]라는 이명을 지닌 단테스였다.

     

     "역시 이 마을에서 만날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신의 인도하심이네요."

     이제는 어른 여성이 되어가고 있으며, 거기다ㅡㅡ서, 설마, 가슴이 더 커질 줄은...... 하며 무심코 가슴을 응시하게 만드는 수녀 차림의 그 여자는, 논이었다.

     

     "......레이지 군, 맞지?"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예, 저예요."

     4년이 지나도 조금도 변함없다. 그녀의 등은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추월하고 말아서ㅡㅡ귀여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울어버릴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그 사람은.

     

     "말하고 싶은 것, 대화하고 싶은 것, 한가득 있으니깐!"
     "예."
     "하지만, 지금은 이 녀석을 쓰러트려야지?"
     "예. 협력 좀 부탁드릴게요."

     미미노는.

     

     "레이지 군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4년이 지났어도 역시 미미노였다.

     나는 이제, 우로보로스한테 질 생각이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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