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342023년 01월 26일 01시 52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에바 = 쉬리즈 *
성왕궁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제1성구까지와는 눈에 띄게 다른 분위기를 접한 에바는 압도당했다. 건물의 수는 최소한이었고 하나하나의 사이에는 나무가 우거져 있다. 마치 숲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물이 흐르는 개울이 이곳저곳에 있으며, 그걸 건너기 위한 돌다리를 건너간다.
오늘, 천부주옥을 수여받는 12살의 자녀들이 모인 대기실은, 나무들을 누비며 나아간 끝에 있는 정자였다.
"에바 양!"
성왕궁에서 일하는 신관과 함께 찾아온 에바를 눈치챈 루이. 그도 에바와 비슷한 복장이기는 했지만, 사용하는 옷감이 밝은 황색이라는 것과, 허리에는 보검이 걸려있는 점이 다르다. 남자는 보검을 소지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으며, 행사에서도 사용된다고 한다.
정자라고는 해도 그럭저럭 넓어서, 벤치가 여럿 놓였고 아는 사이인 소년소녀들이 모여 대화를 하고 있다.
"루이 님, 안녕하세요."
"안녕. ㅡㅡ저, 저기, 너는 뭘 입어도 어울려."
"감사해요."에바는 우아하게 인사했다.
첫 대면 때는 정말 무례한 태도였던 루이도, 두 번째로 만났을 때는 무뚝뚝하면서도 나름 정중한 태도가 되어있었다.
"그 팔찌는......? 장식품 치고는 조금 투박한데."
팔찌의 보석은, 다섯 있는 녹색의 보석 중 두개가 파랗게 되어있었다. 이제 3개 분량의 여력이 있다.
"특별한 허가를 얻어서 착용한 거랍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ㅡㅡ"
"저기, 조금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에탄과 샤를로트는 이미 와 있었지만,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자는 성왕자 크루브슈라토였다. 그도 오늘 천부주옥을 받기 때문에 같은 대기실에 있는 것이다.
크루브슈라토의 주위에는 에탄과 샤를로트 이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모여있었는데, 에바가 들어온 것을 눈치챈 그는 "아" 라고 입을 열었지만 루이를 따라 정자 구석에 에바가 향하자 뭔가 말하고 싶은지 입을 열었다.
"ㅡㅡ루이 님, 저, 크루브슈라토 님께 인사를......"
"그건 나중에 해도 되잖아."평소답지 않게 강한 어조에, 첫 대면 때의 억지스러움을 떠올린 에바는 순순히 루이의 곁에 앉는다.
(레이지가 있었다면, 분명 사이에 파고들어줬으련만)
하지만 그는 없고, 자신은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에바 양, 나는 성왕기사단의 알듀르 대장의 지휘 아래에서 검의 수련을 시작하게 되었어. 나는 분명 강해질 거야. 왜냐면 알듀르가 직접 가르쳐주는 거니까."
"......그런가요."
"귀족한테는 공부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력도 필요해. 귀족 본인이 검을 휘두르지 않으면 강한 무인들도 안 따를 거 아냐. 실제로 성왕 폐하도 창의 달인이라고도 하고."그것은 알듀르의 말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어서, 에바한테는 그리 와닿지 않았다. 애초에 귀족 당주가 강해야만 한다고는 그녀는 생각하지 않고, 그녀의 아버지인 쉬리즈 백작도 그리 강하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성왕의 이름이 나오면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다.
"나는 강해질 거야. 그러니까 너는 더욱 공부에 힘써."
"......네, 그건 힘쓰고 있지만요.""네게 부족한 무력은, 내가 보완해 주면 되니까."
"?"물음표를 띄우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에바였지만, 그것도 그럴 것이 루이는 자기 안에서 멋대로 완결된 이야기를 제멋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전혀 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도, 루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에바도 아름다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음? ......에바 양, 왠지 안색이 어두운 듯한데."
그제야 처음으로, 루이는 에바의 안색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조금 몸상태가 나빠서요."
"그건 큰일인데. 어디."
루이는 허리의 가죽띠로 매어두었던 보검을, 검집채로 떼어서 에바에게 건넸다.
"이걸 갖고 있어. 많은 무구마술을 새긴 검이지만, 나도 이걸 갖고 있으면 그다지 피곤해지지 않더라고."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것을ㅡㅡ"
"너, 너라면 갖고 있어도 상관없거든."반쯤 떠밀듯이 건네준 보검은, 에바의 양손을ㅡㅡ서늘했던 양손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이것은 기분 좋은 감각이다.
분명 상당한 가격일 것이다. 이런 것을 들게 하면 솔직히 곤란했지만,
(따스하고, 왠지 졸려......)
벽가의 의자에 앉았고, 등에 벽이 닿아있었기 때문에 에바는 졸음이 쏟아졌다. 마침 그때 찾아온 미라가 루이와 대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에바를 신경 쓰지 않았던 것도 있다.
"......에바 님?"
"쉿, 몸이 안 좋다고 해. 조금 쉬게 해 주자."어느 사이엔가 꾸벅거리고 있던 에바를, 두 사람은 가만히 두었다. 루이도 미라도 마음은 상냥했다.
딸랑......딸랑......
그리고 조금 지나 작은 방울 솔가 다가오자, 정자의 소년소녀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ㅡㅡ토끼다."
"ㅡㅡ정말이네, 토끼가 있어."
"ㅡㅡ어이, 저분은 특급사제인 엘 님이라고."외모는 토끼지만, 오늘은 하늘색의ㅡㅡ성수색의 망토를 두른 엘이 많은 사제들을 이끌고 걸어왔다.
"에, 여러분. 기다리셨습니다. 이제부터 수여식장으로 안내해 드릴 텐데, 신발은 여기서 전부 벗어주시도록, 에, 부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발을 벗으라고 한 엘 본인도 물론 맨발이었으며, 엘이 데려온 사제들도 모두 맨발이었다.
귀족 자제들은 난색을 표했지만, 가장 먼저 크루브슈라토가 신발을 벗자 차츰 벗기 시작했다.
"에, 이쪽의 관을 머리에 써주십시오. 마를 쫓는 청종의 잎입니다."
엘의 망토와도 비슷한 하늘색의 잎ㅡㅡ자연계에 이런 색의 잎이 있음을, 하플링인 에탄을 제외한 이곳의 아이들은 처음 알았다. 그 잎을 엮은 관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ㅡㅡ에바 님, 가요! 일어날 시간이에요."
에바가 퍼뜩 눈을 뜨자, 방긋 웃는 미라의 얼굴이 보였다.
"아...... 저, 저는."
"듣자 하니 신발을 벗어야만 하는 모양이에요. 전 이미 벗었답니다."
"그런가요ㅡㅡ"미라의 독촉으로 신발을 벗고는 가녀린 발을 지면에 대자, 서늘한 감촉이 전해져 왔다. 저쪽에서는 숲을 걸어가는 소년소녀들의 "꺄악" 이나 "아얏" 이라는 목소리가 한가득 들려왔다.
"괜찮아? 에바 양."
"네. 조금 전보다 훨씬 좋아졌답니다ㅡㅡ이거, 돌려드릴게요."에바는 보검을 루이에게 돌려주고는, 그에게 한 말이 거짓이 아니었는지 제대로 된 보폭으로 걸어갔다.
"그래? 그거라면 다행이야ㅡㅡ그보다 날 놓고 가지 말라고!?"
재빨리 나아가버리는 미라와 에바를 뒤쫓는 루이였지만,
ㅡㅡ파직.
그때 쫓아가는 저편에서 작은 소리가 울린 것을 눈치챘다.
뭔가 단단한 것이 쪼개지는 듯한 소리였다.
"......기분 탓인가?"
루이는 알지 못했다ㅡㅡ보검에 걸려있는 무구마술의 전부를.
그중에, [마법력 회복]이라는 마술이 담겨있었음을.
그가 떠나는 주위의 바닥에는, 파란색의 보석 파편이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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