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332023년 01월 25일 23시 44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수여식의 당일이 되었다.
이 날은, 여태까지 오던 비가 그치고 거짓말처럼 쾌청했다.
아가씨는 어제 하루종일 저택에 있었다. 팔찌를 차고 있어도 건강한 것처럼 행동하는 아가씨는 보고 백작은 눈을 의심했지만ㅡㅡ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팔찌를 건드린 일은 메이드들이 보고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못 들은 것으로 하는 모양이다. 결과만 좋으면 문제없는 모양이다.
"이렇게나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는 거네요."
일출의 1시간 전에 일어난 나는, 하품을 참았다ㅡㅡ일출이라고 해도 구름 탓에 언제 해가 뜰지도 모르겠지만.
내 물음에 메이드장은,
"쿠르반 성왕국은 성왕 폐하 주최의 행사가 많이 열린답니다. 행사는 어느 것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 이후로는 아가씨도 참가하시게 될 테니, 레이지 씨도 익숙해져야만 될 거예요."
"으음......"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그보다 익숙해질 정도로 참가하고 싶지 않다.
[새싹과 새달의 만찬회] 같은 이벤트나 이번 수여식 같은 행사는 완전히 종류가 다른 것인 모양이다.
쿠르반 성왕국의 건국은 1천년 이상을 거슬러 간다. 건국 시절부터의 풍습이라는 이유로,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 의식이 남아있다.
"안녕하세요, 아가씨ㅡㅡ"
해가 뜨기 전부터 목욕을 3번 했다는 아가씨가 일출과 함께 나왔다.
[해가 떴을 때는 몸을 전부 깨끗이 해둬야만 한다] 같은 규칙이 있는 모양이다. 나까지도 몸을 씻고서 몸단장을 했을 정도니까.
아가씨가 입은 옷은, 연한 황녹색ㅡㅡ새싹의 색이다.
커다란 천 하나를 뒤집어 쓴 것 같은 간단한 옷이다. 그리스 신화의 조각에서 입는 옷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 위에 하늘색 숄을 걸치고 있는 아가씨는, 내 전생의 기억도 어우러져 신화의 세계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보였다.
"......어색하네."
"잘 어울리는데요."
"사실은 액세서리를 몸에 달면 안 된다고 하지만, 팔의 마도구에 대해서는 특별히 허가를 받았대."꾸밈이 없는 스타일 또한 전통적인 것이리라. [꾸밈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옷감과 염색을 하느냐에 따라 실력을 보일 부분이랍니다] 라고 메이드장이 콧김을 내뿜고 있다.
......저럴 때 [고무의 마안]이 걸리면, 바로 싸움이 일어나겠네......
그 후 머리카락을 묶어 올린 아가씨는, 가냘픈 목덜미를 보였다. 그야말로 소녀에서 어른으로 조금씩 성숙해지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가자, 레이지."
"옙."아직 오전 8시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나는 아가씨와 함께 저택을 나왔다. 백작은 이미 성왕궁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늘이라는 날이 얼마나 특별한지 짐작할 수 있다.
마차에 타서 제3성구를 지나가고 있자, 평소보다 많은 마차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가 춥다고 해서 마차의 창문을 닫아놓은 탓에 어느 가문의 마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가씨, 몸 상태는 어떠세요."
"지금은 문제없어. 하지만...... 하루 종일 행사를 연다고 하잖아? 조금 불안감은 있어."
"오늘 하루만 참으시면 돼요."
"그래...... 그렇게 생각하며 버틸 수밖에. 그래도 네가 마도구를 조정해 준 덕분에 이것도 꽤 편해진 거야......"마차가 돌부리 때문에 덜컹거려서, 나는 아가씨의 말을 절반만 들었다.
"어? 뭐라고 말씀하셨죠?"
"아무것도 아냐. ㅡㅡ레이지, 내가 나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야 한다?"아가씨는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타이르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아가씨를 태운 마차가 성문을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어젯밤까지의 비에 젖은 돌바닥에는,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다. 오늘의 날씨라면 대낮까지는 돌바닥도 거의 마를 것이다.
마차는 성왕궁에 있는 구역에 들어가면 바로 나오는 정거장에서 서기 때문에, 아가씨는 그곳부터 걸어서 수여식장으로 향하는 모양이다.
(괜찮으려나......)
불안은 불안이지만, 안에는 백작도 있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제1성구와 성왕궁을 가로막는 성벽은 여태까지의 성벽들보다 훨씬 낮고 얇은 것이었다. 높이는 3미터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성벽이 칙칙한 금색이라는 것도 여태까지의 성벽과는 분명하게 다르다. 거기다가 저곳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용과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고 있어...... 아니, 수인처럼도 보이는데.....)
용은 내가 전에 만났던 용과 많이 비슷했다. 사람 쪽은 귀가 마치 엘프처럼 기다란데, 거기다 꼬리도 돋아나 있었다.
그림은 벽화처럼 단순화되어 있는 데다, 문이 열린 탓에 비스듬하게 보여서 그 종족이 무엇인지 자세한 부분은 잘 알 수 없었다.
성문은 마차로 1대가 아슬하게 지나갈 정도라서, 마차가 1대 들어가면 저쪽에서 1대가 나오는 형태다. 다시 말해 오늘의 수여식에 참가하는 귀족이 너무 많아서 정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에이, 나는 내리마. 일일이 기다릴 수 있겠느냐."
"정말~ 아버님도 너무해!"정체현상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차레서 내리는 인물이 있었다.
귀족 고유의 번쩍이는 옷은 입고 있지만, 그 인물은 귀족답지 않은 풍채였다.
사자의 갈기 같은 머리카락은 빨갛고 길며 뒤로 넘기고 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두꺼운 가슴판의 소유주이며, 경자동차 정도는 들어 올릴 듯한 근육이 옷 너머로 느껴진다.
햇살에 타버린 얼굴에는, 구불거리는 눈썹 밑에 야수처럼 날카로운 안광. 뺨에는 가위 모양의 흉터가 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인생을 산 것 같지 않은 분이다.
마차에서 내린 그 사람은, 내게 시선을 주었다.
"ㅡㅡ호오, 그때의 꼬마인가."
아니, 저는 당신처럼 흉악한 얼굴은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아버님도 참~!"
그 후에 내려온 인물은, 미라였다.
그렇다는 뜻은...... 이 사람이 뮬 변경백!? 그렇구나~ 과연~ 그야 모르는 게 당연해~ 민낯을 보는 거 처음이니까~
그런 별것 아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즉시 고개를 조아리며 보도에서 옆으로 물러났다.
발소리가 다가오지만, 미라가 [아버님, 걷고 있는 사람은 저희들 뿐만이잖아요. 정말 부끄러워요." 라고 말하고 있지만 변경백은 전부 무시하고 있다. 센데~
커다란 신발과 굵은 허벅지가 내 앞에서 멈췄다.
"그대, 쉬리즈 가문의 호위렷다?"
"......예."
"얼굴을 보여봐라."그런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들었다.
......오오, 미라 님은 연적색의 옷이다. 양식은 아가씨와 같구나...... 소박하고 귀엽다.
"어때. 변경백령으로 올 생각은 없나?"
"......무슨 말씀이신지 잘."
"그대로의 의미다. 성왕도는 따분할 거다. 우리 영지는 참 재밌어. 실력자도 많고, 몬스터도 흉폭하다. 전쟁도 일어날지 몰라. 실력을 시험하는데 절호의 장소지."음~
이것은 스카우트하는 건가......?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데......?
"죄송하지만, 제게는 너무 짐이 무거워서요."
"그래? 뭐, 여기 있어도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겠지...... 오늘은 왠지 피가 끓는군."피가 끓어? 이렇게 좋은 날씨인데......
"아, 에바 님의 호위 씨, 안녕!"
"안녕하세요, 미라 님. 오늘의 옷도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미라 님은 처음에는 아가씨한테 틱틱댔지만, 편지의 교환을 시작하고 몇 번인가 만나는 사이 꽤 편한 사이가 된 모양이다.
"우후후...... 이거, 어머님이 수여식에서 입었던 거래. 대단하지?"
"오우. 분명 기뻐하시겠네요."
"응! 지금은 요양 중이라 저택에 있지만, 정말 들떠하면서 이걸 꺼내줬지 뭐야."
"ㅡㅡ미라, 가자."
"아, 아버님, 기다려요! 정말~ 제멋대로라니깐. 그럼 이만!"작게 손을 흔든 미라는 변경백을 따라갔다. 우리 아가씨도 미라의 어머니에 대해서 말했었지......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변경백령에서 나갈 수 없다던가.
그래도 딸이 자신과 같은 옷을 입고 중요한 무대에 나간다면ㅡㅡ그것은 분명 근사한 일이겠지.
오늘의 날씨처럼.
(.....하지만, 경계는 해두자. 제리의 연락으로는 마을에 변화는 없는 모양이니까,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면 분명 제3성구보다 내부...... 귀족들의 동향을 눈여겨봐야겠어)
변경백의 말이 조금 신경 쓰였다.
크루브슈라토의 독살미수범의 흑막도 모르는 지금, 경계해서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귀족의 마차와 호위의 기마로 붐비는 제1성구를 바라보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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