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부 94화 잊으려고 했던 남자와 잊을 수 없었던 여자2023년 01월 24일 23시 14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올리브 님! 올리브 님! 만나고 싶었어요!! 저는 하루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었어요!! 제발 한번, 다시 한번만 만나려는 그 마음을 품고, 이 십수 년을 버텨왔답니다!!]
[....그런가...]
시각은 밤. 나와 크레슨은 둘이서 여관으로 돌아왔다. 올리브는 제라 니움. 아니 여교황 안젤라가 묵고 있는 여관으로 사라졌어.
"사랑의 힘이라는 거~ 대단하구만~"
"맞아."
그녀의 이야기를 총괄하자면, 그 말은 대략 거짓말은 아니었다. 다만 진실은 조금 다르다.
그녀, 안젤라는 옛날 아직 10대였던 시절에 젊은 군인 올리브와 모국에서 만나서 서로 끌렸다. 하지만 여교황 붕어사건에 의해 그녀는 강제로 여신교의 간부들에게 끌려가고 말았고, 운 나쁘게도 올리브는 전쟁에 참전 중이었기 때문에 돌아왔을 때는 전부 늦어버렸다고 한다.
물론 그녀를 되찾기 위해 군대를 그만두고, 아직 대륙종단철도도 없었던 시절이라서 머나먼 길을 도보로 걸어 성도까지 찾아온 올리브였지만, 이단심문부대의 공격을 받아 간신히 도주. 그 후에도 몇 차례 신전에 침입하려고 했지만, 불발.
결국 상심한 그는 그 후 살아갈 기력을 잃고 될 대로 되던 생활을 보내던 중, 옛 군대 시절의 동료를 재회. 퇴역군인인 그 친구가 꼬드겨 즉흥적으로 모험가를 시작한다.
그 친구가 마물의 정벌에 실패해 죽은 뒤에도, 그대로 습관적으로 모험가를 해오던 차에 내가 낸 의뢰를 받고 호위의 면접을 받으러 왔다. 뭐라고나 할까, 기구한 인생이네.
"뭔가, 엄청난 우연이라고나 할까, 말도 안 된다고나 할까. 여기까지 오면 운명이라는 느낌?
"여신님의 인도 같은 거 말이야?"
"아~ 그거, 웃지 못할 일일지도."
그런 이유로, 올해 들어서 디바인즈 에이트의 리더가 갑자기 죽어서 세뇌가 풀린 안젤라는 과격파와 호위라는 명목으로 감시하던 디바인즈 에이트의 멤버들의 눈을 속여 온건파와 접촉.
어차피 단순한 인형이니 열심히 호위할 필요도 없겠지? 라며 침실에 가둬둔 뒤에는 거의 신경도 안 썼던 것이 도움이 되어, 어떻게든 온건파의 여성들과 접촉해 오던 그녀는 대역을 세운 뒤 신전에서 탈출.
허수아비 여교황이 마법을 사용할 기회는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드문 일이고, 또한 여교황에게 말을 걸거나 의견을 구하는 일도 없어서 어떻게든 들키지 않고 끝난 모양이다.
그렇게 신전에서 도망친 그녀는, 여신교의 내부에서 화제인 호크 골드라는 남자가 사미코를 죽인 장본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여 나와 접촉하기 위해 온건파 동료들과 함께 행동을 시작.
내가 제도에서 성도로 향하는 열차 티켓을 샀음을 제도에 있는 온건파의 동지로부터 연락 받자, 도중의 역에서 올라타서 우리를 관찰하며 접촉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설마 나의 호위이며 생이별을 하게 된 옛 애인이 왔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모양이다.
"뭐, 잘된 거 아냐? 계획이 실패해서 그 여자가 붙잡히거나 죽었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올리브 녀석이 평생을 후회하면서 살아갔을 텐데, 것보단 훨씬 낫다고?"
"그래. 그런 뒷맛 나쁜 결말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여신님의 은혜에는 감사해도 좋을지도 모르겠어."
지금쯤 올리브와 안젤라는 오랜만의 재회를 즐기고 있을 무렵일까.
야한 의미로 말하는 건 아니라고? 손쉽게 여교황의 자격을 잃으려면, 녀석들이 말하는 깨끗한 몸의 여성이 아니게 되는 것이 제일이니까. 올리브와 팔짱을 끼며 떠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그런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킨다는 그녀의 청순함이 독이 되고 말았다면 정말 듣기 나쁘겠지만, 그녀가 재빨리 반한 남자와 맺어지는 사람이었다면 여교황이 안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뭐라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이기는 하다.
뭐, 만약의 이야기다. 이제 와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의미 없다.
하지만 나도 성장했나 보다. 이 세계에 막 전생했던 시절의 나였다면, 지금쯤 [여자한테 끌리는 호위는 이제 필요 없어] 라던가 [여자를 인질로 잡으면 어쩔 수 없다며 배신을 정당화할 녀석은 믿을 수 없어] 등을 말하며 날뛰었을 것이다.
나도 참 병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요 9년 동안 나도 조금은 성장한 것이다. 이번 일이 끝나서 올리브가 호위의 일을 그만두고 그녀와 살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때는 진심으로 축복하며 기분 좋게 보내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모두를 위해서도 썩어버린 여신교의 상층부는 깨끗이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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