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부 93화 여신교에서 온 여자2023년 01월 23일 03시 32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장소를 바꾸어, 어떤 대중식당.
우리들은 제라 니움이라고 소개한 여자와 넷이서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 넓지는 않은 가게 안은 점심시간이라는 것도 있어서 꽤 북적였으며, 맛있어 보이는 냄새와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가득하다. 요리가 전부 나왔음을 확인하고서, 결계를 친 나는 수증기가 나는 만두를 베어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누구지?"
"저는 여교황님을 모시는 자입니다. 현재 여교황님은... 이단심문부대 디바인즈 에이트에 의해 사실상 구금 상태에 처해져 있답니다."
그렇게 말을 꺼낸 그녀의 이야기를 믿는다면의 이야기지만.
내가 태어나기 조금 전, 선대 여교황이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붕어하여 여신교 내에서는 격렬한 후계자 싸움이 일어났다. 애초에 여교황의 자리는 어떻게 정해지냐, 끈기라도 겨루는 거냐고 물어보니, 멍청한 아이를 바라보는 듯한 따스한 눈으로 대답하고 말았다.
여신교의 교황의 자리에 앉기 위한 필수조건은 넷. 제1조건은 여자일 것. 제2조건은 11종류의 모든 속성마법에 적성을 가질 것. 제3의 조건은 여신과 같은 백발일 것. 그리고 제4의 조건은, 남혐일 것.
여신교의 상층부는 여성우월주의의 모임이다. 이 세계는 여신이 만들었으니 여자 쪽이 대단하며 우수.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이 과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제를 뒤엎는 듯한 평등사상을 가진 여자를 세우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성급한 선출이었기 때문에 조건이 일치하는 여자가 없었답니다."
즉위한 새 여교황은 여신의 대행자로서 11종류 모든 마법을 쓸 수 있음을, 신전 입구 앞의 광장에 모여든 도민들의 앞에서 증명해야만 한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도중에 타인의 돕는 등의 사기를 벌이다가 발각된다면 큰 문제가 된다.
여교황의 즉위식전은 각국의 왕과 황제 등의 VIP를 초대하여 대대적으로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세계적인 종교인 여신교의 지위와 힘을 이후로도 과시해 나가기 위해서는, 적당히 하거나 얼렁뚱땅 넘어가는 등의 거짓을 거듭하는 것도 한도가 있다.
"남혐일 것과 모든 속성마법을 쓸 수 있을 것. 우선도는 후자 쪽이 높았던 거네."
"네. 그래서 11종류의 속성마법에 적성을 가진 백발의 소녀가, 거의 징병에 가깝게 새로운 여교황에 선출되고 말았답니다."
그녀는 여신교가 경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란 경건한 수녀였다고 한다. 하지만 사귀는 남자가 있었다. 결혼도 약속하여, 조만간 교회를 나와 가정을 꾸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옥 같았다고 들었습니다."
11종류 마법에 적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성도까지 유괴당한 것처럼 강제연행되어서 신전 안에서 여신관들에게 깨끗한 몸의 소녀임을 억지로 확인당하고, 그리고.
"세뇌마법에 의해 자아를 빼앗겨 꼭두각시 인형이 되었다라."
"켁! 재수 없는 녀석들의 생각할만한 짓이다!"
"가장 확실한 수라고 하면 수겠군요. 적어도 이치는 맞으니."
여교황을 사실상의 꼭두각시로 만든 과격파는, 우쭐해져서 온건파와 공존파를 짓누르고 여신교를 사유물로 만들었다. 폭주하는 과격파의 비장의 수가 된 것은, 남자를 싫어하며 여자끼리 사랑하는 것을 지고의 사랑으로 취급하는 위험한 백합집단, 이단심문부대 [디바인즈 에이트].
놀랍게도, 그 녹색 머리 로리가 리더 같았던 그 KSR집단이었다.
"디바인즈 에이트의 리더인 사미코가 돌연 행방불명이 되어서, 교단의 상층부에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왜냐면 십수 년 전에 소녀에게 세뇌마법을 걸었던 자는 다름 아닌 그녀였으니까요. 실종만 되었다면 몰라도, 만일 죽어버렸다면 술자의 죽음과 함께 세뇌마법이 풀리거든요."
그래서 간부들은 서둘러 여교황을 신전의 안쪽 깊숙이 구금했다고 한다. 그리고 세뇌마법이 풀렸는지 아닌지와 무관계하게 여교황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최면마법을 걸어서 이중으로 그녀의 의지를 봉인했다.
행방불명 취급이라는 것은, 그 로리가 죽는 순간을 누구도 보지 못한 걸까? 이 여자가 진실을 전해 듣지 못했을뿐이라는 가능성도 있지만, 솔직히 그 여자 어떤 상황에서 죽었는가까지는 파악되지 낳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
"사미코는 틀림없이 죽은 거겠지요. 여교황님의 세뇌마법이 풀린 것이 그 증거입니다. 세뇌가 풀린 여교황님은, 저희들 온건파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 10년 동안 계속 조종당해 온 그녀는, 세뇌가 아직 풀리지 않은 척을 하며 과격파를 속여온 거랍니다."
"그런데, 여교황한테는 조종당한 사이의 기억이 있었어?"
"11종류의 마법을 배웠던 그녀는, 세뇌마법에 대한 대항주문을 쓰려고 했단 모양이에요. 하지만 힘이 못 미쳐서 어중간한 상태로 성공하고 말았답니다. 자아를 없애는 세뇌마법일 터인데, 자아를 남긴 채로 육체만 세뇌되고 말았거든요."
"우와아...."
"산지옥, 이로군."
10년 이상을, 여교황은 자신의 의사를 남기면서도 아무 자유도 없이 단지 명령에 따를뿐인 꼭두각시 인형으로서 이용당해 온 것이다. 내가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미쳐버렸을 거야 분명.
잘도 버텼다. 정신이 붕괴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부탁이에요, 부디 여신교의 폭주를 막기 위해, 여교황님을 구출하기 위해 힘을 빌려주세요."
깊게 고개 숙인 그녀의 말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거짓말을 하고서 우리를 덫에 끌어들이려는 가능성도 있다. 머릿속을 들여다보아도, 마법에 의한 방어로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는 어떻게 할까?
"그래, 나로도 괜찮다면 협력할게."
"정말이요!? 고맙습니다!!"
긴장된 얼굴로 바라보던 그녀의 표정이, 탁 풀린다.
"그런데, 너 자신이 그 여교황일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찔끔!! 하고 대단한 반응을 해주는 그녀. 엥? 진짜? 아니 진짜로?
"...안젤라, 인가?"
달그락! 하며 숟가락을 떨어트리자 그 안에 있던 수프가 튀어 하얀 로브가 물들었음에도 상관 않고 멍하니 중얼거리는 올리브. 뭐? 너희들 아는 사이였어?
"어둠이여, 물러나라. 마음속 암부여, 걷혀라. 내 방해를 하지 않도록."
"읏!?"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결계란 외부에서의 침입을 막음과 동시에 내부의 도주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진실만을 말하게 한다는 여신교의 빛마법과 마찬가지로, 진실만을 폭로시키는 어둠마법.
"왠지, 미안해 정말. 하지만 어쩔 수 없잖니? 진실된 이야기, 해보자."
이 기분은 마치 아이디어 롤로 크리티컬을 내버린 탓에 시나리오를 망쳐버린 TRPG플레이어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었으니 흉금을 털어놓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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