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부 90화 카지노에서 놀자
    2023년 01월 22일 20시 39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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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이 양복이란 건 너무 거추장스럽지 않아?"

     

     "원래 그런 법이다. 너도 호위라면 익숙해져."

     "둘 다 어울려."

     넥타이를 매는 게 정말 싫었는지 넥타이를 풀고 버튼도 풀어 편하게 옷을 만든 크레슨과, 모범적인 검은 옷의 호위라는 느낌으로 척 차려입은 올리브.

     

     카지노는 일반적으로 도박의 장소로 생각되고 있지만, 그 본질은 신사숙녀의 사교장이었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도 밤의 연회는 귀족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것이어서, 이렇게 카지노를 무대로 연회를 여는 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모처럼 오락실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들은 정장으로 꾸민 다음 놀기로 했다. 시간만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안 하면 따분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오오, 어울리는구나 호크여!"

     "옷이 날개랄까요? 그러는 폐하는... 조금, 호스트 같은데요?"

     주문제작한 최고급 양복의 등에서는 칠흑의 날개가 돋아나 있고, 당당한 행동거지로 하얀 양복을 입은 이그니스 황제의 모습은 왠지 No.1 호스트 같은 느낌이다. 검은 정장을 입으면 보호색이 되어버리니 어쩔 수 없겠지만, 흰색은 너무 눈에 띠는데??

     

     호위인 캐럽과 빌베리도 정장을 자연스럽게 입고 있어서, 역시 왕족과 측근들은 다르구나 하며 감탄하고 만다.

     

     

     

     

     그렇게 해서, 먼저 다트. 이것은 올리브가 정말 잘했다. 고득점을 내는 황제한테 뒤지지 않을 정도로는 점수를 습득해 나갔다.

     

     "대단한데!"

     "익숙하다. 군인시절에는 투석과 투척도 자주 했으니까. 전장에서는 주위에 있는 것은 뭐든지 무기로 쓰는 것이 살아남는 요령이다."

     탕, 하고 시원한 얼굴로 하이스코어를 습득해 가는 올리브를 보고, 주변의 손님들도 드문드문 박수를 친다. 사람 수가 적으니까 드문드문인 것은 어쩔 수 없어.

     

     "꽤 하는군요. 한판 어떠신지?"

     "받아들이겠다."

     말을 건 자는 황제의 측근인 말 수인, 캐럽이다.

     

     나는 다트를 못하지만, 두 사람이 엄청나게 잘한다는 것만은 알겠다. 이쪽은 표적에 맞히기 이전에 똑바로 날리는 것만도 힘들다고.

     

     "좋은 실력이다."

     "당신이야말로."

     때때로 와인잔에 따른 술을 마시면서, 둘은 어딘가 유쾌하다는 듯 다트를 즐겼다.

     

     "당신, 군에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디였지요?"

     "뭐, 대단한 부대도 아니었다."

     

     "그렇습니까. 들개의 군인이라고 하면 [광견]이 유명한데, 혹시나 해서요."

     탁, 탁, 탁. 둘은 득점을 해나간다.

     

     "광견이라."

     

     "예. 많은 사라들이 지금도 찾고 있지요. 저희 주인도 꼭 맞이하고 싶다며 찾고 계십니다만, 찾지를 못해서요."

     "녀석은 죽었다는 소문이던데."

     "어디까지나 소문이겠지요. 어떠한 일도, 자신의 눈으로 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납득할 수 없는 분이 이그니스 님인지라."

     뭐야 이 분위기. 두 사람의 압박이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기분 탓? 아니지? 분명히 뭔가 의미심장한 대화를 하고 있는데 말이야.

     

     "적어도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나는 사냥개이자 집을 보는 개라서 말이지. 적어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런 듯하군요."

     승부는, 올리브의 승리다.

     

     

     

     

     "게엑! 또 졌다!"

     

     "내 승리구나."

     포커 테이블에서 다른 손님과 함께 즐기고 있는 자는 크레슨과, 폐하의 측근인 소 수인, 빌베리다.

     

     의외는 아니지만, 크레슨은 꽤 카드에 강했다. 블랙잭과 도둑잡기를 하는 사이에도 그랬지만, 천성적인 감인지 야생의 후각인지, 어쨌든 중요한 카드를 알아보는 힘이 엄청나게 강한 것이다.

     

     "즐기고 있나 보네."

     "어, 도련님도 와!"

     목덜미를 붙잡혀서는 무릎 위에 앉게 되자, 크레슨의 패를 바라본다.

     

     "어느 걸로 할래?"

     "음... 어느 게 좋을까."

     "어느 거든 좋아! 내가 이거라고 생각한 것을 골라봐! 생각해 봤자 뭐가 뭔지 모르게 될 테니까!"

     

     시험 삼아 적당히 골라봤지만, 괜찮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진 탓에 크레슨이 쌓아둔 칩이 줄어만 간다. 놀이를 위한 소액의 칩이라서 큰 손해는 아니지만, 그래도 분하다.

     

     "크으으!"

     "뭐, 그렇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래 포크 공.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운을 즐기는 것 또한 카지노에서의 소양이다."

     "말하는 네놈이 제일 열중하고 있잖아?"

     

     "무슨 일에도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나의 신조다! 이겼을 때는 마구 기뻐하고! 졌을 때는 마구 분해한다! 폐하의 가르침이니라!"

     빌베리는, 솔직히 약하다. 나보다도 약하다. 그래서 점점 칩이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즐거워하며 카드를 고르고 있다. 즐긴다는 점에서는, 틀림없이 그가 가장 즐기고 있을 것이다.

     

     "윽~! 또 안 맞았네. 역시, 돼지로는 안 되는 걸까? 멧돼지라면 그나마 야성미가 남아있을지도 모르는데."

     "어쩔 수 없구만, 자."

     크레슨이 4장의 카드를 뽑자, 어째선지 풀하우스가 만들어졌다.

     

     "대단해!"

     "대단할 것 없어. 네가 못 이긴다면 내가 이기면 돼. 무리의 수장이란 것은 그렇게 집단으로 사냥하는 법이라고?"

     기억하라면서 내가 잃은 것의 두 배 이상의 칩을 딴 크레슨에게, 나는 양손을 들며 항복의 포즈를 취했다. 확실히 나 자신이 이길 필요는 없을지도. 이길 수 있는 녀석을 데려오면 된다. 나는 전사도 도박사도 아닌, 상인이니까.

     

     

     

     룰렛...은 황제가 혼자 이기며 무쌍을 찍고 있길래 다가가지 않기로 하고, 나는 왠지 홀로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랜드피아노로 다가가보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치도록 개방되어 있지만, 나는 못 친다고. 왜냐면 전생에서도 동요 하나 못 쳤던 남자니까.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멍하니 전생의 동요를 떠올리고 있자, 왠지 동정을 죽일 듯한 느낌의 노출도 높은 드레스를 입은 미녀가 다가왔다. 향수가 코를 찌른다고 이 여자. 너무 뿌렸다고.

     

     "피아노, 칠 거니?"

     "못 치는 바람에 바라보기만 보고 있어서요."

     "그래? 그럼 내가 대신."

     하늘색의 긴 머리를 찰랑거리면서, 시원한 인상의 미소로 싱긋 웃은 그녀는 천천히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차분한 멜로디다. 갑자기 운명 같은 걸 연주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보다, 이 세계에는 운명이 없나?

     

     당분간 옆에 서서 피아노를 듣고 있었는데, 모르는 여성과 대화하려고 해도 화제가 없고, 연주의 방해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슬쩍 벗어났다. 모두가 그녀의 연주에 귀를 기울였고, 평소에는 소란을 의인화한 듯한 황제조차도 분위기를 읽고 조용히 할 정도다.

     

     우아하고 온화한, 부자들을 위한 사교장. 가끔은 이런 밤도 나쁘지 않을지도.


     8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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