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부 88화 정의의 행방
    2023년 01월 21일 07시 41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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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짝짝. 실내에 박수가 울린다. 레몬밤이다.

     

     "그래서? 밝혀도 누구도 득보지 않고 행복해질 수 없는 추리를 의기양양하게 선보인 명탐정 씨는 어쩔 셈이려나? 와~ 대단해, 똑똑하다고 칭찬해 주면 만족하겠어?"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아? 마치 제가 가만히 있었다면 누군가가 행복해졌다는 말투네요. 그거, 진심인가요? 그렇다면 엄청난 바보라고 너. 그 살인범 꼬마를 불쌍하다는 이유로 방치해서, 대체 누가 행복해진다는 거지?"

     이제는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날뛰지 않게 된 고령의 메이드를 바라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그 아이는 명백한 살의를 품고 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계모에게 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잖아. 그래놓고 자신은 악인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렸다며 평생을 착각하면서, 아버지가 살해된 불쌍한 피해자로서 살아가라는 거야? 역겨워!"

     생각한 것은, 여기와는 다른 세계선의 호크 골드. 살인미수도 강간미수도 동물살해도 부정도 괴롭힘도 전부 아버지가 감싸주자, 비뚤어지고 비대화된 추악한 괴물.

     

     아아, 이렇게 딸을 위해 조용히 죽음을 선택한 후작은, 그 세계에서 목을 맨 우리 아버지와 같은 것이다. 설령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자기 자식을 지키기 위해 올바르지 않은 길을 선택했으리라. 그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길 끝에서 자식이 도달하는 것을 아는 몸으로서는, 도무지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정의를 위한 살인라는 것의 존재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은 정의라고 주장하면서 살인을 범하는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 여해적을 죽인 것도 여신교의 간부를 죽인 것도, 전부 내만의 생각에 의한 것이다. 거기에 정의는 없다. 정당방위였다 해도, 나는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나 자신을 위해 이 손을 더럽혔다. 그런 각오를 품고 생명을 빼앗은 것이다.

     

     "! 그렇다 해도, 상대는 겨우 6살 아이인데."

     "이상하게 라벤더를 감싸네? [당신도 여자니까] ? 모성이 솟구치니까? 그것은 모든 여자에 대한 실례라고. 당신 같은 긍지도 없는, 거짓된 정의감을 휘두르는 사람과 함께 취급하면 딱한 일이지."

     "너!"

     "자네, 눈치채고 있었나."

     

     레몬밤이 눈을 부라리고, 바이슨그라스 씨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착각하지 마. 나는 당신이 남자였어도 마찬가지로 경멸했어. 남자든 여자든 관계없이, 당신 자신의 상냥함과 안이함의 구별도 못하는 얄팍함에 어처구니가 없어져서, 혐오감을 숨길 수 없게 되어버렸어. 당신이 좀 더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제대로 경의를 표했을 거야. 남자도 여자도 관계없이."

     나는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는 황제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의도를 알아챈 그는, 스타 가넷의 반지를 내 손바닥에 얹어주었다. 나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튕겨서는, 남장한 금발 여성인 레몬밤에게 던져주었다. 그녀는 분하다는 듯이 그것을 잡았다.

     

     "그 반지는 돌려드리죠. 어떠한 경위든, 후작한테서 당신이 받은 거니까요. 아아 하찮아. 감싸야 할 입장의 어린아이면 무슨 말을 해도 되는 건가요? 저는 지금 9살 아이의 모습인데, 제가 당신한테 기운을 차렸으면 하니 [기운이 나는 약]을 산더미처럼 마시게 해도 용서하겠네요?"

     그녀가 주먹을 꽉 거머쥔 순간, 크레슨이 내 앞에 섰고 올리브는 품에서 꺼낸 권총을 그녀에게로 향했다.

     

     "메리사! 그만 두게나!"

     "하지만 [여보]!"

     

     오, 부부였구나. 정말 나이차가 나는 커플이지만, 뭐 사랑에 나이는 관계없으니까. 

     

     "너무 날 실망시키지 말아 줘, 허니."

     "읏!"

     

     그녀가 어째서 남장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선 도발의 반응을 보고 확신했다. 뭐, 여자라는 이유로 얕보이는 것은 전생에서도 같았으니까. 윤리관이 낮은 이 세계에서는 더욱 힘들 것이다.

     

     그를 위해 남장을 하는 거라면 그것은 상관없다. 그녀의 자유다. 하지만 [자신이 불합리하고 부당한 가치를 당하는 건 여자라서] 라고, 자신의 인간성과 성경과 언동을 제외하고서 모든 것을 남자냐 여자냐로 따지는 인종이 있다면, 그것은 여자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뭐, 제국의 사법으로 6살 아이는 아직 사형은 안 된다구요. 기껏해야 소년원에서 몇 년 지내는 정도죠. 귀족이라면 더욱 짧을 테고요."

     후라 가문의 친척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정말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이번 사건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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