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부 96화 결전, 결판, 결과, 결론2023년 01월 25일 01시 23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여신교의 총본산, 영봉 베리즈 산에 건설된 그 신전에서, 이단심문부대 디바인즈 에이트의 서브리더, 라일락은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직도 언니의 행방을 모르는 건가요!?"
"죄송합니다! 전력으로 찾고는 있습니다만."
"변명은 됐어요! 당신들의 무능함에는 정말 진저리가 나요! 변명할 틈이 있다면 당신도 찾으러 가는 게 어때요!"
"죄, 죄송합니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도망치듯이 떠나간다.
"루쥬!....루쥬!!"
부르면 바로 달려와서 대기하는 디바인즈 에이트의 부하의 이름을 불러보아도도 아무도 오지 않음에 짜증을 느낀 라일락은, 옥좌에 앉아있는 말없는 인형, 여교황의 다리를 짜증 섞어 걷어찼다.
누가 보면 큰일 날 폭거지만, 여교황의 알현실에는 한정된 일부 사람들, 과격파의 간부만이 출입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다른 파벌이 볼 걱정은 없다.
"루쥬! 아주리! 레모네!! 왜 아무도 안 오는 거야? 날 무시하는 걸까나!?"
히스테릭하게 외친다. 무리도 아니다. 디바인즈 에이트의 리더인 사미코는 라일락의 애인이다. 이미 40년 이상 사귀고 있으며, 여신교의 비술을 써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10살 정도의 미소녀와 17살 정도의 미소녀 커플로만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꽤나 늙었다.
"잠깐! 누구 없."
퍽, 하고 그녀의 몸이 내부에서 터졌다. 하지만 튀는 것은 피와 살이 아니다. 새카만 어둠이 내달리며, 흑요석의 파편 혹은 터져버린 풍선처럼 그녀였던 것의 검은 잔해가 자신의 그림자에 잠기듯이 소리 없이 낙하하더니, 이윽고 모든 것을 삼키는 그림자가 말끔히 지워버리고 만다.
"읏!"
그리고 라일락이 이 세상에서 사라짐에 의해, 그녀가 최면마법을 걸어놓았던 여교황(대역)이 자아를 되찾는다.
"여기는..."
"엘레나!"
"안젤라 님!?"
"쉿~! 조용히!"
외부에 피난시켰던 진자 여교황을 대신해 일시적으로 그녀의 대역이 되어 대신 최면마법에 걸린 것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던 온건파의 시녀가, 갑자기 나타나 달려온 진짜 안젤라에게 안기자 당황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도움이 왔어. 이젠 과격파의 폭주와 음모는 끝이야. 자, 서둘러 옷을 벗어주렴!"
"엑? 에에엑!?"
"음? 아, 아냐! 여교황의 옷을 내가 입고, 네가 내 옷을 입는다는 뜻!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니깐!!"
☆★☆★☆
목이 꺾인다. 크레슨이 맨손으로 붙잡아 꺾은 것이다. 마치 알루미늄 캔이라도 으스러뜨리는 것처럼, 쉽사리 찌그러진다. 팔에 장비한 건틀릿에 장착된 보석이 둔하게 빛나자, 시체는 순식간에 증발.
소리 없이 날붙이가 목을 가른다. 올리브가 등뒤에서 접근하여, 일섬. 그것만으로도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사람이 죽는다. 정말 어이없게. 피가 튀는 것보다도 먼저, 단도에 장착된 보석이 옅게 반짝이자 시체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어둠이 그림자에서 솟아난다. 비명을 지르는 것도 허무하게, 자신의 그림자에 삼켜진다. 그렇게 그림자는 사라지고, 그 소유주와 함께 말끔히 사라지고 말았다. 처음부터 그곳에는 누구도 없었다는 것처럼.
"왠지 맥빠지는구만. 보람이 없다고나 할까, 따분해."
"어쩔 수 없어. 이번 일은 여신교 내에서 비밀리에 처리해야만 하는걸."
"그래도 지금까지 최대파벌이었던 일파가 숙청되고 상당한 수의 사람이 어둠에 매장당한 거니까."
호크가 만든 마도구를 장비하고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암살을 수행해 가는 3명의 손에, 여신교를 사유화했던 자들, 여신교의 권력을 남용하던 자들, 부당하게 타인을 학대하고 괴롭혀온 자들이 연이어 물리적으로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깊고 깊은 어둠의 구렁텅이 밑, 빛이 안 닿는 심연 속으로. 아니면 초고압전류에 의해 잿더미도 남기지 않을지도. 신성한 신전을 피로 더럽히는 일 없이, 담담하게 사람만이 줄어간다.
저편에서 보면 악몽일 것이다. 하지만 꿈을 꾸는 사람이 모두 사라지면 악몽도 끝난다. 뒤에 남겨지는 것은, 악몽보다는 조금 나은 현실뿐이다.
"당하기 전에 해치워라인가. 그야말로 그 말대로네."
일단 당하고 나서 그 후에 정당한 이유로 반격하기보다도, 당할 것 같으니 피하고 카운터 펀치를 때려 박아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는 편이 손쉽고 또한 피해도 적다.
이렇게 십수 년에 걸친 여신교 과격파의 천하는 막을 내리고, 시대는 온건파로 옮겨질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나아진다면 좋겠다고, 호크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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