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부 98화 여신교에 피자와 초밥의 배달을2023년 01월 25일 12시 42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일단 여신교는 이걸로 조금은 조금은 조용해질 것이고, 여신의 적인 사룡을 정벌하자고 소란 피우는 녀석들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렇구먼."
긴 여행을 끝낸 나는, 오랜만에 트루블루 산에 있는 용의 신전을 방문해서 스승과 차를 즐기고 있다. 우아한 오후의 티타임이다. 스승이 좋아하는 녹차맛 케이크를 곁들인 호지차로, 판타지 세계다움이 전혀 없는 한때를 만끽한다.
참고로 린도는 없다. 듣자하니 요즘 빈번하게 반이 있는 곳에 다니고 있어서 이곳을 비우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 버린 스승도 교장이나 우리 아빠한테 자주 얼굴을 비치고 있는 모양이다.
영봉 베리즈도 꽤 높은 산이었지만, 그쪽은 어디까지나 도봉산 정도의 높이인데 반해, 이쪽은 에베레스트 정도의 태산이다. 알기 어려워? 알게 뭐야.
"흠, 여신교인가. 그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습을 변하구나."
"그래요?"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여신을 숭배하는 남자들이 권력을 쥐었던 시대도 있었던 게다. 여신의 가문을 만들어서는 남자들만의 집단으로 여신한테 바치는 춤을 봉납하거나, 여신님의 눈물이라는 술을 마시거나 고가로 팔아치우던 시기가 말이지."
"뭔가, 조금 방향성이 다르네요."
나는 무심코 여신 오타쿠들이 집단적으로 동인회를 여는 모습을 상상하고 말았지만, 어쩌면 여신의 취향인 미소년들이 반라로 봉납춤을 췄을 가능성도 있으니, 섣부른 억측으로 뭐라 말하는 건 자제하자.
"그래. 여신을 위해 영토를 넓히고 식민지를 늘리자며 전쟁을 벌였던 시대. 가난한 자를 구제하기 위해 성실하게 활동했던 시대, 그 시대마다의 흐름 속에서 몇 번이나 모습을 바꿔왔다. 당대에서는 마침 그런 형태가 되고 말았을뿐이며, 여신의 신앙은 이미 인간의 생활에 뿌리 잡힌 게니까."
"그건 알겠어요. 그 마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고 있었으니까요."
한 마디로 여신교도라고는 해도, 선인도 있고 악인도 있으며 성실한 자와 불성실한 녀석도 있다. 결국 그들은 여신교의 신자로 한데 모인 집단이 아닌, 여신교를 믿는 사람들의 집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과격파를 쓸어버리자! 좋아 마을을 불태우자! 그럼 과격파는 모두 죽어! 숨은 과격파나 장래의 과격파가 될만한 신자들도 전부 화형! 존엄한 희생으로 민족을 정화하자! 라는 짓을 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스승님께 여쭙고 싶었는데요."
"메냐?"
"여신교의 신전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과격파만 골라 공격하는 마법은 실현될 수 있을까요?"
"음, 어렵겠구먼. 먼저 무엇으로 과격파를 정의하느냐가 있고,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는 오발도 발생할 수 있으니 말이여. 예를 들어 어머니가 과격파라서 어린 시절부터 과격파에 기울어지도록 교육받은 자와, 내심으로는 아버지를 사랑하여 과격파가 될지 말지 고민하는 딸처럼."
"아~ 그런."
사상을 가졌다, 알고 있다, 아니면 그런 자들의 비호하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당사자가 그럴 거라고 단정할 수 없고, 또 지금은 과격파에 속해있지만 그 방식에 의문을 품었던 자, 정말 이래도 되나 고민하던 자들은 어떻게 판단해야 좋을까 하는 이야기다.
"마법이란 이미지의 산물이니라. 그래서 먼저 그대 자신이 굳건한 이미지를 그려야만 할 게다."
"가능은 하지만, 어디까지 정확해질지는 저의 상상력 따름인가요."
녹차 케이크에 올라간 녹색의 밤을 포크로 푹 찔러 입으로 가져가는 스승. 몸이 3미터 가까운 탓에, 케이크가 매우 작게 보인다. 포크가 이쑤시개 같은데, 재주도 좋네.
"하지만 뭐, 그렇게 쉽게 다툼을 해결해 오다니, 역시 내 제자이며 여신의 총아라고나 할까."
"처음에는 메가미츠로 피자 100판이나 초밥 100인분을 배달해 주는 정도의 가벼운 괴롭힘만 하고 돌아올 셈이었지만요."
"정말 속 좁은 녀석이로고. 그 여신, 설마 친근감만으로 그대를 선택한 것도 아닐진저."
신들이 경영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라서, 대금은 물물교환으로! 의 방식으로 주문하면 강제회수해 버리는 것이 대단하다고. [그런 것 누구도 주문하지 않았어요]라고 여신교의 문지기가 항변해도, 여신교의 금고에서 어느 사이엔가 대금만큼의 금화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며 배달품은 놓고 가버리니까.
거기다, 그래도 돈이 부족해지면 돈 대신에 수명을 가져가는 멋진 시스템이고.
그렇게 생각하면 매일 피자 1000판을 배달시키는 작전으로 여신교의 활동자금을 거덜 내는 작전도 괜찮았겠지만, 그걸 해버리면 선량한 여신교도들도 피해를 받아버리니 불쌍해지니까.
아, 맞다. 디바인즈 에이트 명의로 주문하면 피해는 그 범위에서 끝났는데. 나는 왜 좀 더 빨리 떠올리지 못한 거냐.
"다녀왔어~"
"오우, 돌아와 주인."
"주인님꼐서 찾고 계십니다요."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만."
스승과의 다과회도 끝나서 저택으로 돌아오자, 크레슨, 올리브, 버질이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지? 어차피 이 녀석의 일이니까... 같은 얼굴은.
"어서 오세요 오라버님!"
"이제야 돌아왔네! 늦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어머니와 마리도 왠지 묘하게 흥분했다. 하이비스커스는 정말 미묘한 표정이었지만. 왠지 모두 함께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하다.
"아~ 호크. 네게 맞선 이야기가 왔는데."
"됐어요. 거절해 주세요."
날아온 아버지의 말에 바로 대답한 나를 보고, 역시라는 공기가 감돌았다. 맞선? 농담이 아니라고.
"아~ 그게 말이지, 놀랍게도 외국의 왕족이 보낸 신청이라서 말이야. 섣불리 거절하면 국제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대화라도 어때."
"먼저 이쪽을 봐주세요"
로리에가 내민 맞선 사진을 열었다. 닫았다. 창문을 열었다. 나는 전력으로, 그것을 정원에 내던졌다.
"호크한테 왔던 유력한 귀족의 혼담을 모조리 거절한 결과, 저기~ 뭐냐. 호크는 이른바 남색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퍼져버려서 말이다."
동성혼이 인정되고 있는 바스코다가마 왕국의 제9왕자인 오메가 바스코다가마. 하이에나 수인이라고는 하지만 귀와 꼬리만 하이에나고 남은 9할 이상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한, 여성이라고 착각할만한 갈색의 금발 미인... 남자잖아!
"여신은 바보야~!!"
푸른 하늘에, 나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이것 참, 역시 같은 반응이 모두에게로 퍼져나간다.
나는 여자가 싫다. 호모냐? 라고 묻는 녀석은 더욱 싫다. 여자가 싫다=남자가 좋다니, 성급한 것도 정도가 있다고?
내 이름은 호크 골드. 골드 상회의 자식. 여자를 좋아하는 구제 불능의 돼지 녀석으로 전생하고 만, 여혐의 독신주의자다.
9장 끝
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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