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부 100화 감독! 하늘에서 수염난 아저씨가!
    2023년 01월 26일 23시 30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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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용궁성은 아니지만, 돼지와 멧돼지의 춤을 만끽하고 맛있는 식사와 주스를 마음껏 대접받은 우리들은 객실로 안내받았다.

     

     "대단했어 호크."

     "맞아 아빠."

     여기는 우리 부자만 있다. 우리 호위들은 바스코다마 왕국 측의 왕국기사단이 야간경비를 서준다고 하여, 여기에는 없다. 설마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거야말로 큰 문제니까.

     

     목욕을 한 뒤에 개운해졌고, 불속성 마법과 얼음속성 마법이 각인된 에어컨 같은 마도구 덕분에, 40도 가까운 대낮과 0도까지 내려가는 밤에서도 20도 정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그것 덕분에, 문제없이 쾌적한 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이 고맙다.

     

     "예, 들어오세요."

     

     그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들어온 자는 오메가 제9왕자다.

     

     "안녕하세요, 밤중에 죄송합니다."

     "아뇨, 어떤 일이시죠?"

     "괜찮으시다면, 밤의 산책은 어떤가 싶어서 데리러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야경의 아름다움도 명물이니, 부디 호크 공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어이, 성실하구만. 이런 면이 인기요소겠지 분명. 미남의 에스코트라는 거다. 이왕이면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도 갖고 와줬다면 호감도가 올랐을 텐데. 다리가 타이어로 된 모르모트도 가능.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기 그, 왕자님, 저는 이미 이번 일은 정말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저 같은 자가 당신과 결혼이라니 너무 송구스러워서 거절의 대답을 올렸을 텐데요?"

     "그렇기 때문입니다. 당신 같은 [아름다운]분에게 차인 일은 유감이지만, 적어도 하룻밤 함께 달을 올려다보는 추억만이라도 주실 수 없나 싶어서요. 민폐였습니까?"

     완전 민폐지만, 무시하는 것도 켕기는데. 상대는 왕족이고.

     

     "...알겠습니다. 조금만이라면야."

     "고맙습니다, 이글 공. 반드시 소중한 자식을 깨끗한 몸 그대로 돌려드릴 것을, 세토 신께 맹세코 약속드리지요."

     "으, 음. 저기, 감사한 말씀입니다, 전하."

     나도 이해해 아빠. 자식이 눈앞에서 미남한테 헌팅당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곤란할 거야.

     

     밤은 차다면서 왕자가 마련해 준 두꺼운 방한코트를 입고서, 싸늘해진 왕궁의 안뜰로 나온다. 확실히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시가지가 조명에 흔들리는 모습은 환상적이고 신비로웠고, 밤하늘에 떠오른 거대한 초승달은 브랜스턴 왕국보다 컸던 탓에 조금 무서움도 느껴졌다.

     

     하지만, 확실히 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아름다운 나라네요."

     "당신 정도는 아닙니다만, 자랑스런 조국입니다."

     정말 이상해질 것 같다.

     

     "음?"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초승달이 떠오른 밑까지 올려다봐야 할 정도의 높은 탑이었다. 왕국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고지대에 건설된 왕궁의 양측에 각기 하나씩 있는데, 한쪽은 어둡지만 한쪽은 끝부분에 조명이 들어와 있다.

     

     "훌륭한 탑인데요. 감시탑인가요?"

     

     "아... 예, 그런 겁니다."

     왕자가 말을 흐리길래, 눈치챘다. 아마 왕족이나 귀족 중 죄인이 나왔을 경우 유폐시키는 탑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세간에는 처벌하면 문제가 되는 인종이라는 것도 존재하니까.

     

     "....어이!"

     

     "앗!?"

     왕자가 그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라서 화제를 바꾸려던 직후. 탑의 창가에 사람이 섰다. 어두워서 멀리서는 알아보기 어렵지만, 그 녀석이 탑에서 뛰어내렸다. 주문을 영창하는 모습도 안 보인다.

     

     "시간이여!"

     

     생각할 틈은 없으니, 마력을 써서 순간적으로 가속한다. 주위의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자, 천천히 떨어지는 그 사람을 향해 달려간다. 느려! 늦겠어! 그럼 이미지해라! 일요일 아침과도 같은, 초가속을!!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 상대를 구할 수 있는 히어로의 모습을!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 마법이다!

     

     "완력, 아니 중력이!! 떠라!!"

     간발의 차이로, 지면에 떨어질뻔했던 그 녀석의 몸이 공중에 둥실 떠오른다. 그대로 부드럽게 지면에 내려가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한 나는 지면에 주저앉았다.

     

     "휴우~!!"

     편히 앉아서는 심호흡을 되풀이한다. 오랜만에 전력 대시였다고 어이. 심장이 벌렁벌렁한다. 달린 탓이 아니라, 깜짝 놀란 탓도 있다.

     

     달빛에 비친 자는 수염 난 아저씨였다. 네모난 얼굴형을 하고 있으며, 사자의 갈기 같은 멋진 수염이 돋아났고, 포도색의 머리카락에는 하얀 것이 섞여있는 것은 나이에 의한 것이리라. 피부는 까무잡잡해서 이 나라 사람임을 드러내고 있다.

     

     입은 것도 죄수복보다는 왕족의 잠옷 같다. 수갑도 족쇄도 없고, 철구 같은 것과 이어진 것도 아니다. 대체 뭐냐 이 녀석은.

     

     "여보세요~ 괜찮습!?"

     얼굴을 치며 불러보자, 아저씨의 심장 부분에서 뭔가가 날아왔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의, 저주다.

     

     거대한 킹코브라 같은 뱀의 모습인 그것이, 이를 드러내며 나를 공격한다.

     

     "이익, 겨우 뱀 주제에 건방지잖아!!"

     

     사룡의 제자를 얕보지 말라면서, 나는 어둠에서 만들어 낸 검 수십 개를 날려 그 녀석을 고슴도치로 만들었다. 어둠의 덩어리한테 어둠의 검으로 공격해서 효과가 있냐고? 독으로 독을 제압하는 정신이다!

     

     "이런! 얼어붙어라!"

     공격해 오길래 대뜸 적이라 생각해서 반격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마물이 아닌 왕족의 신수나 사역마였다면 죽이면 큰일 나지 않아? 라는 이유로 얼리도록 했다.

     

     "호크 공!"

     서둘러 병사를 데리고 온 왕자가, 꽁꽁 언 뱀과 지면에 드러누운 아저씨, 그리고 한 건 해버린 내 모습을 보고 절규했다.

     

     "세상에! 이런 바보 같은!"

     

     "어이, 누가 폐하께 연락해! 서둘러!"

     나는 눈을 부릅뜨고 있는 오메가 왕자의 앞에서 뺨을 긁었다.

     

     "저기, 저, 무슨 짓이라도 한 걸까요?"

     

     음, 역시 이세계전생이라면 한 번쯤 이런 느낌의 대사를 말해보고 싶어지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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