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11
    2023년 01월 20일 09시 50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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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작의 저택이 있는 주위는 고급 주택가라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담장이 이어져 있다. 다만 여기가 [성도의 중심]이냐고 묻는다면, 조금 다르다.

     성도의 중심에는 [일천제단]을 포함한 [성왕궁]이 있는데, 여기에 성왕이 거주한다.

     성왕궁에 들어갈 수 있는 자는 극히 소수인데, 쉬리즈 백작도 1년에 몇 번밖에 못 들어간다고 말했었다(그것도 귀족들 중에는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한다).

     중심에서 나이테처럼 벽으로 나뉘어있으며, [1의 벽]에서 [8의 벽]까지 존재한다. [8의 벽]은 물론 성벽에서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성도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8의 벽] 바깥에도 많은 집이 건설되어 있다.

     이 성왕궁을 두르는 [1의 벽] 외부에는 쿠르반 성왕궁의 국정을 수행하는 [의장]과 각종 [중앙관청], 그리고 [추밀교회]가 있다. 보통 백작이 다니는 곳은 여기인데, [제1성구]로 불리고 있다. 중심에 [성왕궁], 거기에서 바깥으로 첫 번째라서 [제1성구]라는 것이다.

     

     (마치 관문 같구나)

     

     오늘 가는 곳은 [2의 벽]과 [3의 벽] 사이에 있는 [제2성구] 성도중앙교회의 근처에 있는 만찬회장이다. 백작의 거주지도 같은 구역이라서 [벽]을 넘을 필요는 없다.

     

     "레이지, 왜 그래? 뭔가 고민이라도 있어?"
     "고민......아니, 그렇지 않은데요?"
     "그럼 무슨 생각을 했니?"

     생각할 일이야 여러가지로 있지만, [지금의 아가씨를 바라볼 수 없어서 바깥을 보고 있다]라는 것이 정답이다. 조은 마차에서 마주 앉아있는 나와 아가씨. 아무리 마력을 담아야만 [마안]이 발동된다고는 해도, 역시 쉬리즈 가문의 눈은 마성의 눈이다. 보고 있으면 두근거리게 되어버린다. 이상한데. 내게는 로리콘 취미가 없는데.

     

     "아, 알겠다."
     "땡."
     "아직 말도 안 했거든!?"
     "보나마나 [옛날 생각을 했다]라고 말할 거죠?"
     ".........."
     "정답이네요."
     "치사하게 들여다봤지!?"
     "상대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 있다면 저도 좋겠지만요."

     뭐, 백작은 그에 가까운 [마안]을 갖고 있지만.

     나는 아가씨와 대화를 계속했다. 그녀의 마음에 조금 여유가 없음은 알고 있으니까.

     나와 대화해서 마음이 진정된다면 좋은 일이다.

     

     (.....내가 언제까지 함께 있어줄 수도 없는 일이고)

     

     쉬리즈 백작은 계약마술도 있어서 그런지 제대로 사람 찾기를 해주고 있다. 라르크나 루루샤, 어느 쪽의 먼저 정보를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라도 안다면 나는 아가씨의 곁을 떠나 만나러 가야만 할 것이다.

     

     "레이지는 오늘의 참석자를 봤어?"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을 받았었네요."

     나는 손에 든 반들반들한 종이를 바라보았다. 전부 22명...... 이렇게나 많구나. 아가씨의 이름은 위에서 6번째에 쓰여 있다.

     

     (그보다 위는......)

     

     성가셔보이는 사람은 체크해 두자며, 나는 아가씨보다 위쪽을 바라보았다.

     

    ★성왕자 : 크루브슈라토

    ★공작가 : 루이=로지에

    ★공작가 : 에단=에베뉴

    ☆후작가 : 샤를로트=프레이즈

    ☆변경백가 : 미라=뮬

     

     검은 별이 남자, 흰 별이 여자라고 한다.

     

     "......역시."
     "뭐가 역시야?"
     "이름만 보아도, 전혀 흥미가 솟지 않음을 잘 알겠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 아가씨는 잠시 깜짝 놀란 뒤에 소리 내어 웃었다.

     

     "아가씨......?"
     "아하하하하하, 아하, 저, 정말 레이지도 참, 그런 생각을 해도 입 밖으로 말하면 안 돼!"
     "예......그렇게나 웃긴 일인가요?"
     "그야 당연한걸! 이 대국 쿠르반의 유력 귀족의 자식들이고, 거기다 필두에는 성왕자님이 계시는ㅡㅡ"
     "계시는?"

     "..........."

     "?"
     "......아니, 됐어. 나도 보는 거 그만둘래."

     아가씨는 손을 내저은 뒤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아가씨가 무엇에 반응해서 마음이 바뀌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저기 레이지. 알고 있어?"
     "무엇을요."
     "나는 오늘, 아버님한테 칭찬받았어."
     "......알고 있는데요?"
     "무진장 기뻐!"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아가씨의 미소는, 섹시함이나 요사함이 아닌ㅡㅡ순수한 아이답게 반짝거리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런 미소 쪽이 내 가슴에 더욱 잘 스며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예, 잘 알고 있죠. 잘 됐네요, 아가씨."
     "응!"

     아가씨와 나를 태운 마차는, 느릿한 속도로 만찬회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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