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부 82화 공연한 집안싸움의 냄새2023년 01월 18일 20시 50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잠깐! 언제까지 꾸물댈 거예욧!?"
당구를 중단하고 파이슨그라스 씨와 대화하고 있자, 이번에는 멀리서 화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미안 허니. 조금만 더 기다려줘."
"조금만 더라니, 정말 한심한 남자!"
"그만해! 아빠를 나쁘게 말하지 마!"
아무래도 다툼인 모양이다. 화장이 짙고 뚱뚱한 드레스 차림의 아줌마와, 위장약이라도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창백한 얼굴의 턱시도 남자와, 둘과 비슷한 드레스 차림의 소녀가 다투고 있다.
"시끄럽다! 무슨 일이냐!"
"어머머! 황제 폐하시잖아요! 이런 장소에서 만나 뵈다니 영광이옵니다! 저는 후라 후작가의 사람인 하스컵 후라로 불러주시면 된답니다!"
"오오! 그 기회주의자의 후라 가문! 가족여행인가? 우연이구나!"
"당신 따위는 가족도 아니에요!"
"그만! 폐하의 어전에서 무슨 무례니!"
"무례는 당신 쪽이잖아요! 왜 당신이 후라 가문의 대표인 것처럼 인사하나요!? 그럴 권리도 없는 주제에!"
"라벤더! 적당히 해!"
탁! 하고 딸의 손등을 깃털부채로 치면서, 무서운 얼굴로 화내는 아줌마.
"둘다 그만둬. 저기 라벤더, 왜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거지? 그녀는 현재 나의 부인, 네 새로운 엄마란다."
"싫어! 싫어!! 내 마마는 한 명뿐인걸! 왜 알아주지 않는 거야!? 아빠는 바보!!"
아버지한테 배신당한 듯한 표정은 지은 소녀가, 토끼처럼 달려갔다. 아버지는 자신이 서 있는 것도 힘겨운 느낌으로 초췌해져 있어고, 왠지 정말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말 의외.
"제가 찾아올게요."
"그래, 미안 밀키. 잘 부탁한다... 폐하, 못난 모습을 보여드려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 이상의 추태를 보이기 전에, 실례를."
밀키라고 불린 큰 안경의 메이드가 목례하고서 떠나가자, 후작 부부도 재빨리 떠나갔다. 메이드라기보다는 정통파 시녀라는 느낌이다. 50대는 안 되어 보인다. 상냥해 보이는 할머니 메이드라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저렇게 경륜이 느껴지는 여성은 싫지 않다.
"뭔가 복잡해보이는 일가였네요."
"그래. 녀석들은 후라 남작가의 가족이다. 최근 전염병으로 부인을 잃었다며 이를 쉬었지만, 벌써 재혼했다니, 그 녀석도 남자였다는 말인가."
"잠깐, 실례라구요 폐하. 그리고 기회주의자라뇨?"
"선제 시절부터 녀석들은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박쥐들이었지. 저쪽으로 갔다가 이쪽으로 왔다가. 하지만 그 덕택에 내 숙청을 피했다고 생각한다면, 저것도 꽤 얕볼 수 없는 녀석일지도 모르겠군."
왠지 분위기가 식어버려서, 그대로 당구는 끝내기로 했다. 파이슨그라스 씨 일행과 크레슨과 올리브는 2호차에, 나와 황제는 VIP차량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어갔다.
도중에 3호차의 복도에서, 무릎을 껴안고 통로에 주저앉아있는 그 소녀, 라벤더를 만났다. 아무래도 앞차량 쪽으로 도망치려다가 제2차량의 문 앞에 있는 황제의 호위기사들한테 막힌 모양이다. 그야 당연하다.
"아저씨 아저씨! 높은 사람이죠!? 부디 그 여자를 체포해주세요!"
"뭐냐 계집, 갑자기 그런 말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만?"
"그 여자는... 그 여자는 아빠를 죽이려 하고 있어요!"
갑작스러운 폭탄발언이다. 일단 이야기만 들어보니, 요즘 하스컵 부인이 남편의 술에 뭔가 분말을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독? 하하하, 에이 설마! 이것은 아빠가 기운을 내도록 그녀가 타준 약이란다. 그러니 독이 아니다 우리 라벤더야]
"아빠는 속고 있어요! 왜냐면 전까지는 기운찼는데, 그렇게나 비쩍 말라버리고는! 분명 독 때문이에요! 그 여자는 아빠를 죽이고 후작가의 재산을 독점할 생각이 틀림없어요!"
"그 논리대로 가면, 너도 죽는 것 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막 재혼한 부인한테 전재산을 양도한다고 유서를 쓰지는 않을 테고."
"유서... 그래요 유서! 요즘, 아빠는 변호사를 집으로 불러서 유서를 바꾸고 있어요! 분명, 분명 그 여자가 바꾸게 시켰다고요!"
"아가씨!"
소녀가 혼자서 성을 내고 있자, 큰 안경의 메이드가 서둘러 달려왔다.
"아가씨! 그런 말씀을 큰 소리로 내면 안 돼요! 황제 폐하, 저희 주인이 정말 실례했습니다!"
"밀키! 왜 알아주지 않는 거야!? 왜 그런 여자한테까지 꾸벅거리는 거야! 너만은 내 편이라고 믿었는데!"
"적당히 해라 라벤더!"
뒤에서 후작도 다가왔다.
"라벤더, 모처럼의 가족여행이잖아. 너와 엄마가 이 여행을 통해 조금이라도 사이좋아지도록, 아빠는"
"그런 여자는 엄마가 아냐! 내 엄마는 죽은 엄마 한 명 뿐인걸! 아빠는 바보! 멍청이!"
왠지 수습이 안 될 것 같아서, 나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아수라장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황제를 재촉하여 재빨리 이곳을 뜨려고 했다. 아침드라마 좋아하는 아줌마도 아니고!
"제국이든 왕국이든 저런 문제는 끊이지 않네요."
"사람이 사람인 이상, 어딜 가든 본질은 똑같으니까. 자, 조명 끈다."
커다란 창문으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가득한 별들이 마치 천상의처럼 흘러간다. 문득 나는, 왕국에 있는 가족을 떠올렸다. 만일 부모님의 관계가 회복되기 전에 아버지가 새로운 엄마를 데려왔다면, 나는 어떻게 느꼈을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이튿날.
"꺄아아아아아!?"
하스컵 부인이, 정말 시체로 발견되었다.
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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