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부 84화 사정 청취는 이어진다. 계속~
    2023년 01월 19일 02시 10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오오 폐하, 아무래도 큰 소란이 벌어진 모양이군요."

     "정말 그래요. 저희도 섣불리 돌아다니지 않도록 단단히 일러두었다고요. 덕분에 따분해서 어쩔 수가 없네요."

     "이런 바보 같은 놈! 사람이 죽었는데도 무슨 말버릇이냐!"

     "그렇게 말하는데요 폐하!"

     "그래, 정말 귀가 따갑구나!"

     보석상 드워프, 바이슨그라스 씨와 그 비서인 레몬밤 씨가 묵고 있는 방은 3호차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후작부인의 반지를 도둑맞았대요. 스타 가넷이라는 진귀한 보석이라고 하던데요."

     "오오? 스타 가넷! 설마 그런 진귀한 돌을 만나지 못하다니, 정말 슬픈 일이구랴! 스타 루비나 스타 사파이어라면 몇 개 소유하고 있네만."

     

     "그건 살인의 동기가 될 수 있을까요?"

     "보석의 질과 크기, 보존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싸게 견적내어도 금화 1천 닢 정도의 가치는 있을 걸세. 그런 것을 대놓고 보여준다면 강도를 당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이야기겠지만... 나는 아니라네?"

     "글쎄요? 당신이라면 보석을 위해 살인 한둘은 태연히 할 거라 보는데요?"

     

     "갈! 살인은 최후의 수단인 게야! 일단은 흥정과 교섭! 그래도 안 된다면 협박!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시켜 괴롭힘, 인질, 무력행사. 이렇게 악행에도 단계라는 것이 있거늘!"

     "폐하, 이 사람 위험하지 않나요?"

     "그래! 실로 위험한 남자로고! 그러니 이 20년 동안 나는 도움받아왔지만!"

     이세계의 윤리관 무서워~

     

     "그래도 그런 보석을 훔치고 숨긴다면, 철도경찰이 왔을 때 조사하면 바로 들켜버리지 않을까요?"

     

     "욕심에 눈이 멀어 충동적으로 부인을 찌르고 말았다면,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머리도 좋지 않을 걸세. 혹은 다음 역에서 경찰이 오기 전에 협력자한테 건네던가, 혹은 열차에서 던져버리던가. 미리 정한 지점에서 협력자를 대기시키면 끝나는 일이니 말일세."

     

     "반지를 노린 계획적인 범행인가, 아니면 충동적인 강도인가. 아니면 뭔가의 원한에 의한 살인이며, 반지는 동기를 숨기기 위한 카모플라쥬?"

     "애초에 반지의 행방은 그대의 마법으로 찾아내면 되지 않는가? 어째서 안 하는 건가!"

     "듣고 보니 확실히... 탐정과 마법이 결부되지 않았던 탓에 미처 생각을 못했지만, 그러고 보니 전 마법사였네요."

     분실물을 찾는 마법인가. 뭐지? 점이라도 치면 될까? 아니면 소환마법?

     

     "바이슨그라스 씨, 수정구 같은 거 있나요?"

     

     "수정구는 없지만, 수정의 반지라면 있네만."

     "반지라. 들여다보기에는 너무 작지만, 뭐 시험은 해볼까요."

     테이블 위에 수정반지를 링 스탠드에 세우게 하고서, 나는 양손을 내저었다. 황제와 바이슨그라스 씨는 흥미롭게, 레몬밤 씨는 수상쩍다는 듯 그것을 보고 있다.

     

     "수정아 수정아, 후작부인의 반지는 지금 어디 있니?"

     뭐냐고 수정아 수정아라니. 그럴 거면 거울로 하는 편이 확실하지 않았나?? 라며 제정신을 되찾은 나는, 하지만 심상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진지하게 구슬만 한 크기의 수정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투명한 수정 안에 물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뭔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비춘 것은...

     

     "나?"

     바이슨그라스 씨의 얼굴이었다.

     

     "아니아니아니! 누명일세 누명! 난 죽이지도 훔치지도 않았다네!"

     "드디어 타락했군요 사장님. 아아, 저는 슬픕니다. 사장님이 범인이라면 비서인 제가 분명 죄를 뒤집어쓰고 말겠지요. 모든 것은 비서가 멋대로 한 짓이며 자기와는 관계없다고 말하면서요."

     "아닐세~!! 애초에 그대, 계속 나와 함께 있지 않았나!! 내 완벽한 알리바이를 증명해야 할 그대가 거짓 증언을 하면 어쩌라는 겐가!"

     "아뇨, 딱히 바이슨그라스 씨가 살인범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다만 어쩌면, 죽은 부인을 눈치채고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 그 반지에서 보석만 훔쳤다던가."

     "아아니! 그렇게나 의심한다면 내 몸과 화물을 조사해보게! 난 도망도 숨지도 않을 걸세!"

     그런 말을 했으니, 바로 그의 몸과 이 방을 조사해보기로 했다. 결과.

     

     "있는데요, 반지."

     "음, 결정적인 증거로구나."

     "유죄 확정이네요. 평민이 귀족을 죽이고, 가보의 도난미수. 뭐, 사형이겠죠. 잘 가세요 사장님."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놀랍게도, 레몬밤 씨가 쓰는 침대의 베개 밑에서 반지가 나온 것이다.

     

     "애초에 네 베개의 밑에 있었으니 네 쪽이 더 수상하다만!?"

     

     "하지만 수정에 비친 사람은 사장님의 얼굴이었잖아요."

     "단순한 공범이라는 경우도 있지 않느냐? 둘이서 연극을 벌이는 걸지도 모르고."

     "그 이유를 말하면, 우리들 이후에 입막음으로 살해당하는 전개가 기다릴 것 같아서 싫은데요??"

     하지만, 이걸로 확신한 바가 있다.

     

     "누군가가 뒷공작을 했네요."

     "그래. 보석에 미친 보석상이 훔쳐낸 귀중한 보석을 그대로 베개 밑에 숨겨둘 리가 없느니라!"

     "바로 그걸세! 이런 짓을 하면 짓눌려서 파손되어버릴 수도 있는 이 조잡한 취급, 결코 용서하기 어렵구려!"

     "사장님의 쓸데없이 크고 무거운 대머리라면 확실히 부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아하하하!"

     "이놈이~!!"

     문제는 언제, 누가, 어떻게 이 반지를 둘의 방에다 숨겨두었는가다. 객실의 자물쇠에는 방범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마법의 실력으로는 그것을 돌파하기란 어렵다. 그럼 순수한 문 따기 기술로? 이 세계, 모험가길드에 도적이 등록하고 있는 세계니까 문 따기 스킬을 가진 사람이 드물지는 않다. 정말 수수께끼는 늘어나기만 하네 이거.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