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부 81화 수수께끼의 보석상 나타나다
    2023년 01월 18일 18시 47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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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로의 여행은 매우 쾌적했다. 역시 왕후귀족들이 쓰는 VIP차량이라서, 무엇 하나 불편함도 없고 창문으로 보이는 경치도 훌륭하다. 식사도 식당칸에서 일하는 셰프들이 좋은 것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1등객실 전용의 요리사까지 타고 있다니 놀랄 일이다.

     

     "폐하! 거품욕조라구요, 거품욕조! 저, 처음으로 봤다구요!"

     

     "오오, 그런가!"

     "폐하! 목욕타월이라구요 목욕타월! 그것도 왠지 비단 같은 느낌의! 싸구려 유카타와는 완전 다르네요!"

     

     "싸구려에는 싸구려틱한 맛이 있어서 좋은 법이지만, 최상급의 사치를 마음껏 만끽하는 것도 또한 흥이 돋는구나! 와하하!"

     침대특급으로 가는 여행은 정말 즐겁다. 보는 것 전부가 신선하며, 거기다 그것들은 전부 최상급 중의 최상급.

     

     하지만 3일이나 지나면 조금 질리고 만다.

     

     성도까지는 총 7일간의 여행이며, 도중에 몇몇 역에도 정차하거나 연료보급과 운전수의 교대, 국경을 넘을 때마다 검사 등도 하기 때문에 성가시다.

     

     그래서 열차 안을 걸어 다녀보기로 했다. 1등객실이 들어선 234호차를 지나면 나오는 5호차는 고급 레스토랑도 울고 갈 호화로운 식당차량이며, 6호실은 작은 카지노 같은 오락실이다. 룰렛과 트럼프 게임, 당구대에 피아노까지 있어, 대단해.

     

     7호차에 들어서자 왠지 노래방처럼 좁은 방에 침대 둘과 작은 탁자가 있는 2등객실 구역이 시작되고, 10호차는 그런 2등객들이 쓰는 모양인 대중식당 같은 식당칸. 그곳을 지나치니 11호차는 넓은 바닥에 싸구려 융단이 깔린 위에 많은 사람이 쪽잠을 자고 있는 3등객실 구역으로 되어있었다.

     

     왠지 천지차이라는 느낌이네. 참고로 12호차 이후는 화물차량인 모양이라서, 위험하니 들어가면 안 된다면 제지당했기 때문에, 탐험 끝.

     

     1등객이 쓰는 식당칸은 그야말로 이동식 레스토랑이라는 느낌이라서, 전망이 좋고 신사숙녀의 사교장인 카지노 차량에서는 소액의 칩을 써서 시간 때우기 목적의 가벼운 룰렛과 트럼프 게임, 당구, 다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시간 때우기와 교류가 목적이기 때문인지, 정말로 걸 수 있는 것은 소액만이다. 이런 곳까지 와서 한몫 잡으려는 손님도 가끔 있지만.

     

     "에잇!"

     

     "나이스 샷!"

     그런 식으로, 철도의 긴 여행도 조금 질리기 시작한 3일째의 밤.

     

     저녁식사 후, 폐하와 올리브와 크레슨과 나 이렇게 넷이서 당구ㅡ내가 키가 딸리기 때문에 누군가가 들어줘야만 했지만ㅡ을 즐기고 있자, 한 노신사가 다가왔다.

     

     "오! 혹시 이그니스 님이 아니십니까!"

     "오오! 바이슨그라스인가! 오랜만이구나!"

     한눈에 보아도 자신은 드워프입니다! 고 신고하는 것처럼, 몸은 9살 아이인 나보다 조금 높은 정도인데 가로폭은 나를 6명 정도 한데 묶은 것 같은 둔중함을 자랑하는 붉은 수염의 드워프.

     

     이런 열차에 타는 것보다는 대장간에서 망치를 두드리는 편이 어울려 보이는 이 드워프는, 바이슨그라스라고 하는 유명한 보석상이라고 한다.

     

     "우리들 드워프족은 금속과 광석에 환장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보석에 특히 눈이 멀어서 말일세! 동쪽에 진귀한 광석이 있으면 사들이고, 서쪽에 아름다운 보석이 있다면 보러 가지! 그렇게 전 세계의 미술관과 나라를 돌면서 보석을 매매하고 있는 게야!"

     파이슨그라스 씨는 예전에 황제가 몰래 나라의 보물고에서 빼내온 국보급의 장식품을 암암리에 매매한 이유로 사이가 좋아졌다고 한다. 완전 무법자잖아!

     

     "처음 뵙겠습니다, 피카타 상회의 사장, 포크 피카타입니다."

     "오호, 정중한 인사구려. 너 같은 작은 아이가 [그] 피카타 상화의 사장이라니! 뭐 드워프인 내가 말할 도리는 아니다만! 껄껄껄!"

     "저기?"

     "그래, 이그니스 폐하의 각별한 총애를 받고 있는 수수께끼의 상인으로서, 수많은 자들이 너를 주목하고 있다네! 나도 그렇지만!"

     보기에도 주문생산했음을 알 수 있는 고급진 정장의 가슴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서 전해주길래, 나도 올리브한테 눈짓을 하고는 포크 피카타 명의의 명함을 건네준다.

     

     "오, 고맙구려."

     "아뇨, 이쪽이야말로."

     명함 교환! 사회인의 기본이지!

     

     "파이슨그라스 님, 어디 계시죠?"

     "이쪽이여 이쪽!"

     

     그런 그를 찾으며 나타난 자는, 장신의 포니테일 금발 미남. 이름은 레몬밤이라고 하는데, 파인그라스 씨의 비서 겸 부하라고 한다.

     

     "파이슨그라스 씨는 어디 가시는데요?"

     "그게, 카시미르 공국에 볼일이 있어서 말일세. 듣자 하니 그 공국의 국영미술관에는 정말 진귀한 보석이 전시되어 있다지 뭔가! 이것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보러 갈 수밖에! 그래서 가만히 있질 못하고 바로 기관차에 올라탔다네."

     "오. 저도 보석은 예쁘니까 바라보는 건 좋아하거든요.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아니 아니, 아름다운 것을 보고 솔직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단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나! 세상에는 보석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자도 많이 있거든! 어떤가? 만일 그대만 괜찮다면 이후 내 방에서 비장의 콜렉션이라도 보고 가는 게."

     "그만두는 편이 좋아요. 보석 하나당 자칫하다간 1시간 정도는 자랑을 들어야 하니까요."

     "예끼! 쓸데없는 말 마라! 네가 그렇게 심술궂게 말하니까 요즘은 누구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단 말이다!"

     "이 경우 그냥 가만히 있는 편이 훨씬 심술 맞다고 봅니다만?"

     "아하하!"

     미남과 티격태격하는 드워프 할아버지. 정말 죽이 잘 맞는 콤비라는 느낌으로, 보고 있으면 왠지 흐뭇하다. 어라? 하지만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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