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부 67화 이세계는 피처폰과 함께
    2023년 01월 10일 20시 35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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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돌이켜보면, 어머니가 죽었다는 이야기도 마리가 불륜의 자식이라는 이야기도 전부 아버지의 말이라서, 그런 거라며 완결 짓고는 의심했던 일은 나도 말도 딱히 하지 않았다. 의심한들 확인할 방법이 이 세계에는 없으니까.

     

     "에~ DNA감정과 혈액검사 결과, 틀림없이 마리는 아빠와 엄마의 자식임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런, 그런 설마, 하지만...!"

     "그러니까, 말했잖아... 배신할 리가 없다고..."

     

     카페 레스토랑을 임시휴업하고서, 가게 안의 답답한 분위기 속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바로 워프 마법으로 마리를 여기로 소환하고 여신한테서 받은 치트를 써서 진실을 밝혀냈다.

     

     신이 준 전생 특전의 치트, 그것은 스마트폰...이 아닌, 귀여운 돼지 같은 분홍색의 피처폰이었다. 황금의 검에 황금의 용이 얽힌 멋들어지고 최고로 멋진 스트랩까지 달려있다고, 대단하다고.

     

     그 이름은 메가 미츠. 주소록에 등록된 피자집이나 라면집에 전화하면 주문 후 2초 만에 눈앞에 배달해준다는 뛰어난 것이다. 이걸로 언제든 풍부한 종류의 피바와 콜라 및 각종 음료와 여러 맛의 라면과 만두와 소반 같은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것만 들어보면 정말 건강에 나빠보이는 치트겠지만, 병원에 연락하면 의사가 진찰하러 와주고 택시를 부르면 어디든 차를 몰고 와주며, 원격 배송을 주문하면 대부분 원하는 것을 배달해준다는 초 편리한 굿즈인 것이다. 물론 금화는 받지만!

     

     그래서, 왜 이세계에서 혈액감정이나 DNA검사를 하냐는 대답이 이것입니다. 참고로 이것들은 전부 신들이 운영하는 가게인 모양이라서, 24시간 연중무휴라는 놀라움. 주문한 뒤 2초 만에 배송! 그것이 소문의 그 메가 미츠!

     

     "음~ 처음 뵙겠습니다 어머니?"

     

     "그래, 이렇게 대화하는 건 처음이 되네...호크. 그리고, 마리."

     "어머, 님..."

     

     안절부절 못하며 서 있던 어머니는, 나와 마리를 꼭 안았다.

     

     "만나고 싶었단다!! 계속, 이렇게 너희들을 안아주고 싶었어!"

     "어머님! 어머니임!!"

     "미안하구나!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광광 우는 어머니와 여동생. 좋은 이야기구나~! 하며 무심코 뭉클해지는 나. 그런 우리들 3명의 모습을, 넋이 나간 상태로 바라보는 아버지.

     

     "나, 나는.... 이 무슨... 무슨 짓을... 오오!!"

     아버지의 눈에서 쉴새없이 눈물이 흐른다. 그야 그렇지. 전부 자신의 착각에서 비롯된 거니까.

     

     11년.

     

     어머니와 여동생에게는 기나긴 세월이었을 것이다. 마리의 입장에서는 태어나면서 오늘날까지의 인생 전부였으니까. 오해였습니다. 이제 사이좋게 지내자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리를 세게 끌어안았던 어머니가, 아버지의 앞에 섰다. 팡! 하고 만감이 느껴지는 싸대기가 아버지의 뺨을 강하게 치자, 거뭇한 얼굴이 붉게 물든다. 하지만 어머니의 하얀 손바닥도 마찬가지로 빨개졌다.

     

     "할 말이, 있겠지? 내게... 이 아이들한테!"

     "...그, 그래... 미안했다... 내가, 착각한, 건가..."

     

     "이, 바보!! 바보!! 바보!! 왜 믿어주지 않았던 거야! 어째서! 나, 정말 마음 아팠다니까! 요 11년, 계속 울고 울고 후회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정말 싫어! 당신 따윈, 정말 싫어!"

     "미안, 미안하다 아리. 내가, 모든 것은 내가 어리석었던 것이다... 네 사랑을, 믿어주지 않았다..."

     사랑을 말하지 못했던 딱한 남자. 사랑을 믿지 주지 못한 어리석은 남자. 이런 구제할 도리가 없는 흑돼지를 좋아해버린 별난 여자.

     

     때리고, 때리고, 때린다. 그리고서는 안으며 운다. 의자에 앉은 채 멍하니 있는 아버지를 끌어안고는 펑펑 우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등을 품어주려고 들어 올린 아버지의 손이, 멈춘다. 자신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때로, 자격이 없어도 해야할 때가 있는 게 사람이라고?

     

     "정말 싫어! 당신 따윈, 진짜 싫다니까!"

     

     "그래."

     나는 두 사람에게 걸어가서, 아버지의 손을 잡아 어머니의 등에 둘러주었다. 처음에는 멈칫했지만, 이윽고 떨리는 손으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끌어안더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옆에서는 마리도 울고 있다. 언제까지고 돌아오지 않는 우리를 찾으러 온 크레슨과 버질은 가게 바깥에서 울고 있는 모양이다.

     

     전쟁을 막으러 온 제국에서, 설마 하던 어머니와의 재회. 이렇게 가족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지만, 모두가 행복해진다면 이것은 이거대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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