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11(1)
    2023년 01월 09일 00시 23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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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남자 방]에 찾아온 미미노 씨와 논 씨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없었던 건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런 나의 부끄러움은 완전 무시하고서 미미노 씨가,

     

     "저기저기 레이지 군! 이거 시험해 봐!"

     라고 말하며 내 얼굴을 붙잡고는 그녀 쪽으로 돌아보게 한다.

     아아, 이 사람은...... 어제 욕탕에 들어갔을 때는 풀었던 머리를 전부 깔끔하게 땋았는데, 이것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 아니 정말 피부도 깔끔해졌고......

     

     "레이지 군?"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데요 이건!?"

     

     미미노 씨는 손에 작은 항아리를 들고 있었다. 코르크 마개를 뽑자, 풀을 바짝 졸인듯한 냄새가 풍겨났다.

     

     "우웩. 뭐야 그거. 아침부터 이상한 거 들고 오지 말라고."
     "시끄러. 시간이 걸리니까 불만 있으면 방에서 나가던가~"
     "쳇."

     

     툴툴대는 라이키라 씨가 방을 나갔지만, 내게는 그 항아리에 들어있는 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ㅡㅡ정확히는 [삼라만상]이 가르쳐줬다.

     

     "혹시...... 염색제......인가요?"

     "맞아! 머리에 바르면 그 색으로 바꿀 수 있어. 저기...... 어때? 써볼래?"

     "할게요!"

     "와. 오, 오늘은 왠지 레이지 군 기운차네......?"
     "미미노 씨가 만들어준 거죠? 반드시 할게요. 저는 검은 머리에 아무 미련도 없어서요."
     "그렇구나~ 그거라면 잘 됐네."

     미미노 씨는 나를 꼭 안아주고는 착한 아이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지만, 역시 조금 부끄러워서 남의 앞에서 그러는 건 그만뒀으면 한다. 말할 수 없지만. 그리고 [남의 앞이 아니면 되는 거냐] 라는 문제도 있지만 그것은 그때 다시 생각하기로 하자......

     

     

     

     그로부터 30분 후.

     

     "ㅡㅡ오오오, 예쁘게 물들었네~"

     "이,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렇지 않아, 나랑 똑같으니까!"

     금발이 된 내가 있었다. 참고로 이 염색제, 제조하려면 산성의 물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래서 담수를 생성하는 [생활마법]으로는 만들지 못하고, 산성의 온천이 나오는 여기서 만들었다고 한다.

     

     "음. 꽤 괜찮군. 눈만 검정이라면 그리 튀어 보이지 않고."
     "정말 쾌활한 분위기가 되었네요."

     단테스 부녀한테도 호평이었다.

     여관을 나가자, 바깥의 벤치에서 풀을 씹고 있던 라이키라 씨는 나를 보더니 잠시 깜짝 놀란 얼굴을 보였지만, 코로 냄새를 맡더니 "약초냄새~" 라고 말하더니 "......뭐, 나쁘진 않네." 라고 덧붙였다. 이 사람은 서두에 악담을 안 하면 대화가 안 되는 걸까?

     그렇게 해서 우리들은 아헨바하 공작령의 영도를 걸어갔다.

     아침의 큰길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다.

     아헨바하 공작령은 대륙에서도 북방 쪽에 있기 때문에, 겨울 동안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그러고 보니 광산의 입구인 대공동에도 뚫린 하늘에서 눈이 내렸었지. 광산에서는 날씨가 따스해서 그다지 신경 썼던 일이 없었다.

     

     "그 지붕은 눈이 많은 탓이다."

     단테스 씨가 가르쳐줬다.

     집들의 지붕은 한쪽으로 급경사를 이룬 모습이다. 눈이 쌓이지 않기 위한 모양이다.

     석조의 집들은 사각형의 것이 많았지만, 그중에는 원기둥 같은 집도 있어서 보고 있자면 즐겁다.

     가게가 있는 건물은 처마 끝에 간판을 달아놓았다.

     동물의 간판이라면 그것의 고기, 가위라면 의류품, 항아리라면...... 항아리?

     

     "저 항아리 간판은 뭔가요?"
     "아아, 저건 약국이다."
     "약사길드에 가입한 정규의 가게만 간판을 달아야 해. 나도 정규 회원이니까 가게를 열 수 있다구."

     낮은 가슴을 펴면서 미미노 씨가 말한다.

     

     "......잠깐 들러보고 싶은데요."
     "뭐? 음......뭐, 좋아."

     약국에 들어가자, 민트 같은 상쾌한 향이 풍겨왔다. 책장에는 여러 항아리가 늘어서 있는데, 가격과 상품명이 쓰여있다. [상처약] [벌레퇴치] [가슴의 답답함 치유] [변비해소]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은화 1닢. 물가로는 대략 1천 엔 정도다.

     

     "안이 안 보이네요."

     도자기로 된 항아리는 당연히 빛을 투과시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 세계에서는 유리 제품을 그다지 보지 못했네. 가끔씩 건물에 유리창이 있는 듯한 가옥도 있지만, 기본은 나무창이며 열려 있던가 닫혀있는가 중 하나다.

     

     "내부를 보고 싶다면 자유롭게 보게나."

     카운터 쪽에 있던 상냥해 보이는 노파가 그렇게 말해줬다. 나는 그 말에 따라 항아리의 뚜껑을 열며 내부를 확인해 나갔다. 달달한 냄새도 있고, 코가 비뚤어질 것 같은 냄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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