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10(2)
    2023년 01월 07일 19시 26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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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 세계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일을 도우니까. 직업이 정해지면 수습 직원처럼 부모의 제자로 들어가서는, 천부주옥을 받고 일을 한다.

     나무꾼이라면 목재 관련의, 어업이라면 어업 관련의 길드가 있어서 그곳에서 천부주옥을 싸게 구입한다고 한다. 이 세계는 전부 다 천부주옥이다.

     

     "단테스 씨도 상냥함이 드러나는데요."
     "......내가, 말이냐?"
     "예. 특히 논 씨를 바라볼 때는 더욱."
     ".............."

     단테스 씨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뭔가 이상한 말을 했던 걸까ㅡㅡ

     

     "......나는, 말이지."

     불쑥 단테스 씨가 말한다.

     

     "아마, 석화를 고치지 못하고 죽을 거다."
     "......예?"
     "정말 어려운 저주라고 하더군. 광천기사왕국에 가도 나을 확률은 적다고 이미 몇 번이나 들었다. 각지의 회복마법사들한테서 말이지."

     나는ㅡㅡ몰랐다.

     이 사람은,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은 마지막 시간을 딸인 노 씨와 보내는데 쓰기로 정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논은 물론이고 이런 여행에 어울려준 미미노 한테도 가능한 한 보답하고 싶다. 무슨 인연인지 라이키라와 네게도 아낌없이 지식을 주고 있고, 무슨 일이 생긴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켜주고 싶다 생각한다. ......만일 그렇게 되어도 신경 쓰지 말거라. 이것은, 내 고집이다. 살아있는 동안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그렇게 바랄뿐이니까."
     "............"
     "미안, 어두운 이야기를 하고 말았구나."

     하하하하, 라며 웃는 단테스 씨는 평소의 그였다.

     미미노 씨의 말로는, 예전 파티에서도 동료를 지키는 역할이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얼마나 남을 위해서 헌신할 생각인가......

     

     "단테스 씨."

     나는, 내게 주는 사람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배신하고 싶지 않다.

     

     "뭐지?"
     "만일, 만일 말이죠, 제가 투정을 부려서 [돈 빌려주세요] 라고 말하면 흔쾌히 빌려줬으면 해요. 무엇을 샀는지는 나중에 반드시 말씀드릴 테니, 아니, 뭐 , 아직 산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뭐야. 원하는 거라도 있는 거냐."
     "예."

     나는 똑바로 단테스 씨를 바라보았다.

     

     ㅡㅡ홍차 같은 잎인데 끝부분이 다시 다섯 개로 나뉘어 있다.

     ㅡㅡ매우 짙은 은색의 금속.

     ㅡㅡ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생물.

     

     이 이미지는 단테스 씨의 석화 부분을 바라보면 지금도 떠오른다.

     팔고 있다면 반드시 산다. 숲 속에서 발견한다면 반드시 확보한다.

     지금은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설레발치고 싶지 않으니까.

     다만 나는 정했다. 단테스 씨의 석화를 고치기 위해 나도 가능한 일을 하기로.

     

     "......그래. 상관없다. 남자아이는 원하는 것을 조를 정도는 되어야지. 논은 너무 조용했고, 너도 너무 순박해서 곤란했었다."

     단테스 씨는 일어나서, 아직 조금 젖어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 슬슬 자거라. 내일은 여행 도중에 찾아낸 것들을 팔러 모험가길드에 가자꾸나."

     "......예."

     나는 그 재촉을 듣고 침대에 들어갔다. 눈을 감자 바로 졸음이 밀려왔고,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아침이었다.

     다시 말해 꿈은 꾸지 않았다는 뜻이고, 거기다 나는 한 가지 깨달았는데,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침대에서 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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