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8
    2023년 01월 07일 09시 56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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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서의 생활은 어딘가 느긋해서 즐거웠다. 한 마디로 '숲'이라 말해도 길은 있다. 큰길은 아니고, 사냥꾼과 상인이 쓰는 비밀 루트가 곳곳에 있는 것이다.

     하프링인 미미노 씨는 방향감각에 매우 뛰어나서, 지도도 없는 숲을 쑥쑥 나아간다.

     

     (정말로 맞을라나......)

     

     라고 나는 걱정했지만, 파티 멤버 중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는 모양이다. 뭐 믿는 것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지만.

     식사는 숲에서 사냥한 것이 중심인데, 거기서는 나도 활약했다. 먹을 수 있는 과일과 버섯, 들풀은 [삼라만상]으로 전부 알 수 있으니까. 그리고 약초류가 있으면 미미노 씨한테 가르쳐주고 채집하게 했다. "잘도 아네~" 라며 칭찬받는 것은 즐겁다. 미미노 씨는 모르지만 [삼라만상]은 알고 있다는 풀도 일단 모아두었다. 팔릴지도 모르니까.

     다만 향신효와 소금, 그리고 술은 보충이 어렵다ㅡㅡ단테스 씨는 술을 좋아하는 모양이라서,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매일밤 조금씩 마시고 있다.

     그런 생활필수품은, 길에서 만나는 상인한테서 구입하는 걸로 조달한다.

     그들도 큰길을 쓰지 않는, 또는 쓸 수 없는 상인이다. 어딘가 구린 과거가 있어 보이는 남자거나 고양이 수인이거나. 자기 몸보다도 훨씬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행상인인 그들은 몇 명 단위로 움직이는 일이 많아서, 미미노 씨나 단테스 씨가 교섭해서 상품을 손에 넣는다.

     

     다만ㅡㅡ이 느긋한 숲의 생활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은의 천칭]에게는 목적지가 있다.

     광천기사왕국이다. 단테스 씨의 석화를 치료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목적지로 서두르는 의미도 있어서 [은의 천칭]은 숲을 나아가는 속도가 빨랐다. 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자주 단테스 씨가 업어주게 되었지만 며칠 만에 내 몸도 따라갈 수 있게 되었으니 나도 성장한 걸까(우쭐).

     

     "이제 아버지의 도움은 필요 없나요?"
     "예! 꽤 걸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런가요......"

     내가 가슴을 펴자, 논 씨는 어째선지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석화의 저주는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아요. 하지만 마치 전염병인 것처럼 꺼려하는 사람도 많아서요."

     다시 말해, 내가 석화를 신경 쓰지 않고 단테스 씨의 등에 업힌 것이 기뻤던 모양이다. 아니, 응, 그런 거구나. 알고 있었다.

     

     (음. 그렇다는 말은......그런가)

     

     나는 깨닫고 말았다.

     [수인] [하프링] 같은 아인만이 아닌, 단테스 씨 자신도 차별받는 대상이라는 것을.

     

     (......내 머리카락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했어)

     

     흑발흑안, 부모와 공작은 그렇게나 싫어했는데ㅡㅡ미움받을 정도였는데 아무도 말 안 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차별받는 일의 무서움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들이 정말 따스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나는 정말 운이 좋구나.

     바라건대....... 라르크 누나한테도 이런 멋진 만남이 있기를......

     

     

     

     

     "......모두, 오늘은 마을에 들어갈 거야."

       

     날이 밝아오는 이른 아침, 화톳불이 꺼지고 흰 연기가 올라오자 그때 미미노 씨가 그렇게 말했다.

     모두 진지한 얼굴로 끄덕인다. 역시, 인간족이 많은 마을에 들어가는 데에는 각오가 필요한 모양이다.

     

     "레이지 군. 우리와 함께 있으면 너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어쩔래?"
     "물론 함께 갈게요."
     "음......그래."
     "그보다 목적지도 없어요...... 지금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정도인데, 그러려면 마을에 가야만 하구요."

     내 인생의 목적은 현재 없는 것과 마찬가지.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걸?"
     "그럴 수는......"
     "하지만,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미미노 씨가 싱긋 웃고 있자, 그때.

     

     "어이 미미노~ 적당히 말해주지 그래. 마을에선 우리들 [혐오의 대상]이라고 말이야."
     "잠깐, 라이키라!"

     라이키라 씨의 말에 미미노 씨는 초조해했지만, 나는 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어차피 언젠간 알게 돼. 확실히 하는 편이 좋다고. 그리고 이 꼬마도......"
     "예, 알고 있어요. 제 검은 머리카락도 여러 사람들이 싫어해서 죽을뻔한 일도 몇 번인가 있기 때문에, 마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미미노 씨와 논 씨는 내 말에 굳어버렸다. 단테스 씨는 평소보다 더욱 쓴맛의 차를 마신 듯한 표정이고, 라이키랑 씨는 언짢은지 얼굴을 찌푸렸다ㅡㅡ아아, 이 사람은 역시 빈정대면서도 나를 걱정해주고 있어.

     

     "저는 괜찮지만, 반대로 민폐를 끼치게 될 것 같아서 죄송해요."

     꾸벅 고개를 숙이자, 커다란 손바닥이 다가와서 내 이마를 들어 올린다.

     

     "어린애가 그런 걱정하지 마라. 어른의 뒤에 숨어있으면 되는 거다."

     단테스 씨였다.

     

     "......레이지 군. 너는......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미미노 씨는 얼굴을 붉히고 눈을 촉촉하게 만들며 그렇게 말해줬다. 이 사람도 내게 지지 않는 울보인 모양이다.

     

     "울지 말라고 미미노~ 아침부터 뭐야 그게."
     "이, 이건 연기가 눈에 들어가서!"

     소매로 눈을 슥슥 문지르고는,

     

     "좋아, 가자!"

     

     [은의 천칭]은 계속, 아헨바하 공작령의 영도인 [유벨마인즈]로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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