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부 64화 한창때의 주장2023년 01월 08일 15시 33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제국과 이그니스에 대해 아는 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는 것도 그 시기의 나는 원래 세계로 돌아오는데 필사적이어서, 솔직히 제국의 일 따윈 안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미래에서 제국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그렇게 자세히는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시마법의 실험중에 실패해서 일시적으로 미래에 갔다 온] 내가, 쓰레기장에서 잠들어있던 미래의 이그니스를 만난 일과, 뭔가 자객 같은 사람들한테 공격받은 일, 그걸 격퇴했더니 왠지 포상으로 깃털을 받았음을 군데군데 순화해서 말했다.
"바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군요. 미친놈의 망상이나, 잘 만든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치는 맞군. 보스의 깃털에 의한 마킹은 보스 자신의 의사가 아니고서야 실행할 수 없음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이치에 맞을뿐이라도 저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실제로 마킹되었는데 보스한테 그 기억이 없다고 한다면 믿는 수밖에 없겠군요?"
소와 말이 굳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곁에서 나는 소파에 앉아 있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먹고 있는 흑사자.
"어쨌든, 30을 넘겼는데도 보스가 살아있으며 목숨을 위협받았는데도 이 나라에서 웃었다는 걸 보면, 아마도 저희의 쿠데타는 성공한 거겠죠. 보스를 노린 자들은 제국군의 잔당일까요."
"그래. 나는 쿠데타에 실패하고서 추잡하게 살아갈 생각은 없으니까. 어이 애송이, 계속 말해서 목이 말랐으렷다? 이걸 먹어라."
"예, 잘 먹겠습니다."
입안에 대량의 씨없는 포도가 들어오자, 쥬시한 과즙이 넘치는 그것을 깨물어보니 너무 달아서 더욱 갈증이 생길 것 같다. 술이나 주스로 갈증을 해소하는 사람은 대단해.
"그래서, 왠지 요즘 제국과 왕국이 전쟁할 생각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왕국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역시 무시할 수 없겠구나~ 싶어서, 이렇게 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러 온 것이죠."
"그래. 황제가 된다면 제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인근 나라에 전쟁을 걸 생각이 없다고는 말 못 하겠다. 지금은 황제가 되는 일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이 나의 일이다. 황제가 되었다고 거기서 끝은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아이가 보스한테 적의나 악의를 품은 자가 아니어서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황제파의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보스를 제거하든가 아니면 성의 경비, 황제의 경호를 강화했을 테니까요."
"어이, 이 녀석 죽여서 입막음하는 편이 좋지 않아? 같은 눈으로 보는 거 그만두시라구요. 확실히 이 정보를 황제한테 팔면 고가로 사줄지도 모르겠지만, 그 후의 일을 생각해보면 그런 선택지는 없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먼저 시마법으로 미래를 알았다는 게 밝혀지면 그야말로 큰일이니까.
"...따분해!"
갑자기, 소파에 누워있던 이그니스가 카악 하며 뛰쳐 올랐다.
"따분해따분해따분해~!! 정말 따분한 일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고 불쌍한 일인가! 와라! 애송이!"
"우왓!? 뭔가요 갑자기!"
"보스!?"
"어딜 가십니까!?"
갑자기 나를 안아 드나 싶더니, 그대로 파앙! 하고 VIP룸의 창문을 열어젖히고, 그대로 어둠 속을 향해 검은 그리폰이 그 커다란 날개는 펼치고 뛰어오른다.
"아니! 뭔가요 갑자기!"
구름 낀 하늘이었기 때문에, 밤하늘에 달은 없고 새카만 밤하늘을 끝없이 상승하는 이그니스. 밤바람은 미지근해서, 예전에 스승과 했던 밤의 공중산책과는 비할 것이 못된다.
"봐라, 호크. 제국이란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그야, 이 높이에서 보면 어느 나라건 그렇겠죠."
이윽고 날갯짓을 그만둔 이그니스는, 어둠속성마법을 썼는지 밤하늘의 어둠을 발판 삼아 공중에 우뚝 섰다. 정말 이상야릇한 광경이었지만, 불가사의를 실현하는 것이 마법.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공중에 서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경우는 단지 어둠을 고정시킨 것에 불과한 모양이지만.
"그 말대로다! 나는 요 20년을 제국의 정점에 서는 일만 생각하며 살아왔다! 황제의 장남으로 태어났음에도, 단지 털이 검고 눈동자가 빨갛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냉대받고 멸시당하고 갇혔다! 언젠가 이 원한을 풀고 날 추방한 모든 것에게 복수해 주겠다며, 그 원한만을 연료로 삼아왔던 거다!!"
"뭐 좋잖아요? 살아가는 목적이 있는 것은 생명이 활동할 때 필요한 원동력이 되는 거구요."
"좋지 않아! 아아 하찮군! 정말 하찬하!! 봐라! 이 광대한 세계를! 저렇게나 작은 제국이라는 우리 속에서, 나는 이 20년 동안 무얼 하였나? 주어진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가, 장난감을 되찾으려고 울고부는 것 같지 않은가!! 실로 익살! 실로 비참! 어리석음의 극치 아닌가!!"
한 팔로 나를 안은 채 또 한팔로 공중을 가르자, 마치 그에 호응하는 것처럼 두터운 구름이 갈라지면서 초승달이 드러나 어렴풋이 세상을 비치며 어둠에게 그 윤곽을 떠오르게 한다.
발아래에서 흔들리는 제국의 자그마한 빛.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눈에 갖다 대니, 그 안에 쏙 들어가고 말 정도로 작아진 제국의 아득한 상공에서, 날개 달린 흑사자가 울부짖는다.
"봐라! 세상은 넓고 아름답다!!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이 20년 동안 아빠~ 내 장난감 돌려줘~! 라고 말하는 식으로 황제의 자리에 집착했던 나의 한심함, 어리석음에 나는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 아아 부끄럽고 말고!! 정말 수치스럽지 않은가!! 나는 부끄럽다!! 정말 부끄럽다고!!"
마치 전력질주한 뒤에 숨을 헐떡이는 것처럼 될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외쳐대는 불우한 황태자. 하지만 외칠만큼 외쳐대자 개운해졌는지, 초승달에 비치는 그 얼굴은 놀랄 정도로 온화해서, 이글거리던 아우라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랜만이다. 정말 후련하고, 상쾌한 기분이다. 복수에 눈이 멀어 시야가 좁아져 거부하게 된 나의 어리석음을 날려버린 점, 진심으로 감사하마 애송이. 아니, 호크 골드. 만일 그대를 만나지 않고 쿠데타를 실행했다면, 나는 분명... 가족을 몰살시켰을 것이 틀림없다."
분명 그것은, 충족되지 않은 행위일 것이다. 왜냐하면 분명 그것은, 그가 진심으로 원하던 것이 아닐 테니까.
"쿠데타는 끝?"
"아니, 아니! 쿠데타는 한다. 여기까지 왔으면 해야지. 하지만 그것은 복수를 위함이 아냐. 이런 나를 믿고 따라준 동료들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다. 나는 한다. 반드시 이 나라의 정권을 잡고, 그리고 제국을 발판으로 더욱 넓은 세상으로 날갯짓하기 위해서!"
"그래서 전쟁을 해버린다면 제가 여기 온 의미가 사라지는데요."
"음, 걱정 마라 친구여!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처음부터 침략을 위해 쳐들어가지는 않을 테니. 그리고 그대는 말하지 않았나. 전쟁이 나버리면 왕국에 사는 자로서 곤란하다고."
"그게 어째서요?'
"정의도 의리도 충성심도 아닌, 단지 곤란하다고 말한다면, 차라리 제국에서 살면 되는 거다! 어이 호크여, 그대, 나의 신하가 될 생각은 없는가?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마! 왕국에서 재미없는 장사를 하는 것보다, 황제의 전속상인이 된다면 그야말로 대출세가 아니겠느냐!"
"...당신한테 그 말을 듣는 건, 두 번째인데요."
"크하하하하하!! 그랬는가! 그대를 눈여겨본 미래의 나의 판단은, 대정답이었다는 뜻이렸다!"
후련해진 얼굴로 너털웃음 짓는 미래의 황제폐하의 낭랑한 웃음소리가, 초승달이 떠오른 밤하늘에 메아리친다. 일단 이걸로 왕국과 제국의 전쟁은 회피할 수 있어 보이고, 그도 정말 후련해진 기분이 된 모양이니, 한 건 해결이려나?
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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