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 41화 꼰대와 조숙녀의 조합이라구요?(1)
    2022년 12월 28일 22시 16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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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 고대 그리스인들의 말로 그것은 저주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신이란 것이 인간 하나를 특별취급한 결과, 다른 신한테서 흥미를 잃거나 노여움을 사거나 "나도 마음에 들었으니까!" 라며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계한 곳에서 불합리한 운명에 휘둘리게 된다. 그런 좋지 않은 것이다고 한다.

     

     "전 확실히 여신의 힘 같은 것 덕분에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 느낌이지만, 여신을 직접 만난 기억은 없는데요."

     "흠. 기억을 지웠거나 일방적으로 주었을 가능성이 높겠구먼."

     소녀룡에게 납치구금되었던 나는, 어째선지 용의 할아버지와 손녀딸이 사는 황금궁의 정점에 군림하는 최고령의 사룡, 아니 용신인 하인츠 님의 방에 억지로 납치되었다. 뭐지? 용이란 것들은 모두 인간을 유괴하는 취미라도 있는 거야?

     

     자기가 데려온 주제에 신경 쓰였는지, 소녀룡 린도우도 제대로 앉아서 차를 홀짝이고 있다. 후루룹 소리 내며 마시는 것은 경망스러우니 그만두는 편이 좋은데.

     

     "그럼,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꼬."

     옛날옛날, 이 세계에는 용신과 그의 권속인 마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당시에는 마물이나 몬스터라고 불리지 않았다고 한다.

     

     용들도 처음부터 신이었던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명 중 하나였다고 하지만, 엘레멘트를 받아들이는 체질이 되자 지혜와 강인한 힘을 갖게 되었고, 분쟁을 일으키는 생명들의 조정자로서 언제부턴가 신으로 신앙받게 되었다나 뭐라나.

     

     그래서 그런 용과 그 가호를 받은 옛 주민들이 평화롭게 사던 차, 갑자기 여신이 와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머나, 이런 곳에 딱 좋은 세계가 있었네!]

     

     다른 세계에서 찾아왔다는 그 여신은, 처음에는 남자를 만들고 다음으로 여자를 만들고는 옛 주민들을 재형채로 불태우고는 그곳에 초고대문명을 만들었다.

     

     하늘을 나는 배, 번개의 힘으로 작동하는 기계, 아티팩트라 불리는 장비. 나중에 들어온 여신이 만들었다는 인간들은, 폭발적으로 번식하여 그 생활권을 넓혀나갔다.

     

     당연히 용과 옛 주민들은 그런 갑작스런 침략에 대항하려고 했지만, 여신의 힘은 강대하여 결국은 최고신인 용왕 하인츠 1마리와 용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알 하나만 남기고 모두 죽어버렸다고 한다.

     

     [뭐, 역시 전멸시키는 건 불쌍하니까 그 알을 봐서 너는 봐주도록 할게. 저기 저기, 아무것도 못 지킨 끝에 손녀딸을 임신시키지 않으면 용이 전멸되어 버리는 건 무슨 기분? 응? 무슨 기분?]

     

     이윽고 인간이 무사히 번식하는 모습을 지켜본 여신은, 이 세계에서 떠나갔다. 떠날 때 정말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하인츠는 일부러 봐준 것을 그렇게 들었다고 한다. 피해망상... 이라고 하기에는 피해가 나오긴 했어.

     

     당연히 이런 사실을 후세에 남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여신의 자식들인 여신교의 사람들은 이 세계를 여신님이 만들었다, 여신님이 악한 사룡들에게 천벌을 내렸다, 옛 대전에서 사룡들을 따라 여신님께 적대한 짐승들은 모두 마물이라며 ㅠ리하게 편지한 것이 현재 여신교의 성서라는 것이다.

     

     "실화냐고 여신 최악이잖아!?"

     "그래, 시로 최악의 여자였다. 외모의 아름다움과 반비례하는 면이 있어서, 이 나도 처음 봤을 댄 무심코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네. 하지만 성격은 정말 심한 침략자였지. 실로 가증스러운지로고."

     여신이 만들어낸 인간의 아이들은, 여신이 사라진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싸우는 바람에 초고대문명은 멸망했다. 그 후로 끊임없이 나라가 흥망을 반복하여, 초고대문명의 유산을 이용하여 이뉴는 번영과 쇠퇴를 반복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신교가 자신들의 신을 떠받들기 위해 다른 신을 부정하고 악마와 괴물취급해서 그 존재의 격을 떨어트리는 것은 종교전쟁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너무하잖아 여신교."

     

     하지만 종교는 어디나 그런 법이다. 승자야말로 [올바른 역사]를 편집하고, 패자들한테 제멋대로 꼬리표를 붙여버린다.

     

     "사룡이라고 말해서 미안했어."

     "흥! 알았으면 됐다 알았으면! 반성하는 모양이니 특별히 용서해 주겠지만, 이제부터는 결코 사룡이라는 말은 입밖에 내지 말거라!"

     린도는 매우 재미없다는 것처럼, 하지만 마지못해 고개를 돌리면서도 무례한 발언을 용서해 주었다. 상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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