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 37화 갑툭튀한 흑막 나타나다. 누구냐? 너(2)
    2022년 12월 27일 14시 02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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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은 봐주고 있었던 만큼, 사각에서 훅 들어오기는커녕 핵폭탄이라도 얻어맞은 것처럼 이번이 사태에 왕비는 완전히 뿔난 상태. 그리하여 암살자길드와, 로리에가 소속된 왕족 직속의 첩보부대 [언더 3(쓰리)]가 왕비의 밀명을 받고 움직였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로사를 학교 내에 가두고 대현자와 교장한테 딸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일뿐이다. 아들과 부인은 살해당하고, 나는 그 범인으로서 날조된 증거품들과 함께 재판을 당해 사형. 그렇게 공작가는 숙청당한다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막판에 로리에가 왕비를 배신했다?"

     "네. 저는 공작의 신병과 맞바꾸어 골드 상회 여러분의 안전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왕비님은 약속해주셨답니다. 공작가만 처리한다면 여러분의 목숨까지는 빼앗지 않겠다고요. 하지만......"

     "뭐, 그렇겠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왕비가 그런 약속을 지킬 리가 없으니."

     

     "네...... 이대로 공작을 왕국까지 데려가는 게 정말 옳은 일일까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들이 쫓아왔다라. 하지만 애초에 로리에는 어째서 그런 거래에 응했어? 너는 대뜸 나와 아버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에는 그랬었지요. 적어도 6년 전까지는. 하지만 도련님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그날부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난폭한 폭군이었던 호크가 딴 사람처럼 변하더니, 마찬가지로 구제할 길이 없던 어리석은 폭군이었던 아버지의 기행과 폭거를 달래게 되고 나서는 골드 집안의 가정사정뿐만 아니라 골드 상회의 경영방침까지도 꽤 나아졌다. 어느 사이엔가 고통만 느꼈었던 골드 저택에서의 생활은, 어느 사이엔가 거기서 지내는 로리에한테 정말 편안한 것이 된 모양이라서, [요 경계. 지속적인 감시의 필요 있음] 이라고 몇 년이나 상사에게 허위로 보고하면서까지 일개 메이드장으로서 녹아들었다고 한다.

     

     [도련님은,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네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네가 메이드로서 우리 집안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주인으로서 네게 일을 맡길뿐이다]

     

     [......그렇게까지 아시면서도 저를 내쫓지 않으세요?]

     

     [우수한 메이드장을 해고할 이유가 어디 있지?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마음껏 여기에 있으면 돼]

     

     한때 반 군한테 질투했던 시기,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한테 했던 말은 그녀의 마음에 깊게 새겨들었다. 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만큼 더욱 놀라고 만다.

     

     "철이 들었을 대부터 조직의 도구이며 살인자였던 제게 있어, 도련님이나 아가씨, 그리고 저택의 모두와 함께 보냈던 평화로운 나날은 무엇보다도 편안했습니다. 마치 자신이 인간이 된 것 같은 착각까지 하고 말 정도로."

     어이! 진짜로 틀에 박힌 과거를 가졌던 거냐고! 정말이지, 빗나가는 법이 없구만.

     

     "마치고 뭐고, 너는 인간인데."

     그리고 내가 대답할 말도 뻔한 것이었다. 뭐, 뻔해도 상관없지만.

     

     "하지만, 어차피 우리들은 모두 끝장이다. 처자식의 암살에 실패하고 네 쪽 메이드가 실수했으니, 왕비는 화난 끝에 진심이 되겠지. 머지않아 우리 일가도 너희 일가도 숙청당할 거다. 이미 외국으로 도망치 시간도 없다. 전부 다 끝난 거지. 이왕 죽는다면 마지막에 네 탓이라고 원망해도 될까. 네가 쓸데없는 짓만 안 했다면 이렇게는 안 되었다면서."

     "그럼 제가 이 목숨을 걸고서, 적어도 왕비만이라도."

     "자자, 두 사람 모두, 그렇게 포기하지 말고. 옥쇄를 각오하고 달려들기 전에, 먼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지 않을래? 포기하는 것은 그 후에도 괜찮다고 생각해."

     일단, 나는 의자에 앉아있는 공작에게 통신기를 내밀었다.

     

     "아버님! 말씀은 전부 들었어요!"

     

     "로사, 인가?"

     

     "나중에 따로 설명하면 번거로워지니, 기숙사에 갇힌 로사님과 피클스 님한테도 들리게 해 놨지요. 쌓인 이야기도 있겠지만, 일단 지금은 그 왕비를 어떻게 하기 위해 모두가 협력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도련님, 상황은 한없이 힘든 상태인데, 대체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야, 사랑과 용기와 우정과 인연과 돈과 연줄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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