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 35화 주인공 체질이란 다시 말해 트러블 체질(2)
    2022년 12월 27일 00시 02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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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인 로사 님이 반 군을 공작가로 돌려놓기 위해 이리저리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약혼남인 피클스 왕자가 그에 협력한다는 사실도. 하지만 제로 공작은 제1왕자파로 유명하다. 제3왕자인 피클스 왕자와 딸을 약혼시키려고 암약한 것도 계승권을 둘러싼 견제 및 방해공작을 위함이라고 사교계에서는 이야기되고 있다.

     

     겨우 계집 혼자서 무엇이 가능하냐며 얕보는 동안에는 넘어가주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구체적으로는, 월반의 이야기다. 딸이 무속성마법을 언급한 논문을 발표하여 대학에 초빙되었다는 전개는, 공작도 예상밖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논문의 진짜 집필자는 나이며 딸은 대리자에 불과했음이 드러났지만, 그 탓에 무속성마법에 관한 연구가 상당히 진전되고 말았고, 대현자 마린과 학자길드와 마술사길드까지 휘말리게 되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소동으로 이야기가 커지고 말았다.

     

     어쩌면 무속성마법이란 정말로 존재하는 게 아닐까? 같은 풍조가, 여신교와 유착이 심한 국왕과 제1왕자파의 시선으로는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공작가의 부끄러운 무적합자로서 추방했을 아들의 주변이 왠지 시끄럽고, 진압하려고 해도 여신교의 높으신 13사도님 중 한 분이 설마 하던 [의심만으로 처벌해서는 안 됩니다]라며 지켜보는 쪽으로 돌아선 탓에 슬슬 내몰려 강경수단을 쓴 것이지도 모른다.

     

     아니, 잠깐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혼자서 맹렬하게 위험한 처지의 사람이 있는데?

     

     "올리브, 바로 저택으로 돌아가자! 크레슨은 만일을 위해 여기서 반 군을 봐줘!"

     "뭐야? 왜 그래 갑자기."

     "로리에다! 암살자길드의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만일 공작이 뭔가의 수를 쓴다면, 타이밍상 그녀가 움직인다면 지금 아니겠어? 이 여자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가자!"

     "알겠다. 바로 마차를 불러올 테니 기다려라."

     올리브가 근처에 주차시킨 마차를 집앞으로 몰고 오기 위해 나갔다.

     

     "반 군. 죄송하지만 긴급사태입니다. 당분간은 크레슨과 함께 이 집에서 머물고 계세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결코 혼자서 외출하지 않도록. 특히 혼자서 아버지를 뵈러 간다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절대로. 아시겠죠?"

     "아, 알았어!"

     "어이 잠깐만 주인! 왜 내가 여기서 집봐야되는 건데!?"

     "날 죽이는 것보다 반 군을 죽이는 편이 쉬우니까 그래!! 습격이 한 번이라고는 할 수 없어. 다음에는 더 많이 몰려들지도 몰라. 만일 그렇게 된다면 기댈만한 자는 너뿐이야. 부탁해! 크레슨."

     "쳇! 알았다고~! 절대 죽지 마라!? 죽으면 죽여버릴 거니까!"

     "알고 있어. 나도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모처럼 살아가는 일이 즐거워진 참이다. 이런 곳에서 죽을까 보냐!

     

     "도련님, 기다리게 했다."

     올리브가 마부와 함께 돌아왔길래, 여암살자를 마차에 싣고 골드 저택으로 서둘렀다.

     

     "버질! 로리에는 어딨어!"

     "메이드장 말이요? 그러고 보니 모습이 안 보이는구만요."

     생각대로인가. 저택 안을 찾아다녀도,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안 보인다. 아무래도 한발 늦은 모양이지만, 저택 안에 독극물이나 폭탄이 설치된 기미는 없었다.

     

     "그렇게 안색을 바꾸다니, 대체 무슨 일인뎁쇼?"

     

     "암살자 길드가 움직였다. 반 모자의 목숨이 위태로워. 너는 저택의 경비를 강화해 줘. 최악의 사태를 생각해두는 게 좋으니까."

     "그 정도였다니! 알겠슴다! 하이비스커스 녀석한테도 그렇게 전해두겠슴다!"

     "올리브, 그녀의 냄새는 추적할 수 있겠어? 수인이지만 개는 아니니 무리지?"

     "최선을 다해보지."

     "부탁할게."

     로리에의 냄새를 쫓아서 저택 바깥으로 나간 올리브. 나도 그의 위에 올라타서는 함께 사라진 그녀의 발자취를 쫓았다. 우리한테 해를 끼치는 것도, 악의의 선물을 남겨두는 것도 아니라 조용히 모습을 감춘 것으로 보아, 그녀가 우리한테 가진 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자부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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