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11 화
    2020년 11월 18일 23시 30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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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111/




     

     시험이 끝난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쌔근쌔근 깊은 잠을 자고 있던 텐지는, 스마트폰의 진동 때문에 일어나게 되었다.


     "......응?"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잠결의 가느다란 목소리로 응답하였다.


     "예. 누구신가요?"


     [오우, 치사토한테서 보고는 들었다.]

     

     "리온 씨!?"


     그 떨떠름하고 의욕없는 소리를 듣고, 텐지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왜 그렇게 놀란 거지. 그보다, 지금 거긴 몇 시야?"


     "그거야 놀란다구요.....지금은, 오전 5시입니다."


     "그래서 졸린 목소리였나. 그래서 말이다, 블랙 케르베로스를 쓰렸다지."


     이른 아침이라고 말했는데도, 당연하다는 듯이 마이페이스로 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예. 꽤 고전했지만, 어떻게든 되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후유키한테서 들었다. 아직 멀었구나."


     "좀 더 정진하겠습니다."


     "그대로 치사토와 같이 성장해나가. 리이메이한테는 내가 이야기해 두었다. 입막음 비용 20억으로 결판난 것이 다행이었다."


     "20억!?"


     "뭐, 그런 사소한 돈은 신경쓰지 마."


     "사.....소한돈......20억엔이......"


     막 일어나서 듣게 된 리온의 이상한 금전감각에, 텐지의 정수리에서 흰 연기가 올라왔다.


     "블랙 케르베로스를 이겼다고 한다면.....슬슬 1급 반 정도의 강함은 손에 넣었다는 건가."


     "아니요, 신체능력은 아직 2급탐색사 정도입니다. 소환을 써야 1등급 반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직 멀었다는 느낌입니다."


     "과연, 아직 멀었구나. 일단 블랙 케르베로스를 여유롭게 쓰러트릴 때까지는 돌아오지 마라, 이상."


     뚝 하고 전화가 끊겼다.


     "다시 자야지. ......앗, 구왕의 일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뭐 다음에 할까."


     에어컨이 켜진 방.


     따스함이 남은 이불에 다시 몸을 파묻고, 텐지는 오랜만에 두 번째 잠을 자는 것이었다.



     † † †


     

     평소보다도 약간 늦은 시간에 일어난 텐지는, 부엌 의자에 멍하게 앉아있으면서 꼬르륵하며 배를 울리고 있는 치사토에게 아침밥을 만들어 주었다.


     "치사토는 애완동물같아."


     "냠냠....어째서?"


     "배에서 소리 날 정도로 배고팠으면 스스로 빵이라도 구웠으면 되었는데, 계속 제가 일어나기를 기다렸잖아요. 예전에 길렀던 고양이도 그런 느낌이었구나, 하고 생각해서요."


     "흠~. 앗, 오늘의 스크램블에그 맛있어."


     그다지 흥미없어 하는 치사토는, 접시에 놓여진 스크램블에그에 케찹을 듬뿍 뿌리고는 먹고 있었다.


     "이 계란, 어제 돌아오는 길에 노점 아저씨께서 [남았으니 줄게] 라며 줬지요. 아마 시험치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던 거라 생각해요. 꽤 고급스러운 계란이었거든요."


     "응응, 진짜 맛있어."


     10시가 될 때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서, 그대로 마당으로 나가 잔디를 예쁘게 다듬기로 하였다. 


     그렇게 시간은 10시를 맞이했다.


     "텐지~ 학교 안 가도 괜찮아?"


     텐지는 "후우" 라며 목장갑으로 땀을 닦으면서, 상쾌하게 대답했다.


     "네, 괜찮아요. 블랙 케르베로스가 어느 정도의 점수가 될지도 모르고, 지금은 그다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에~"


     "왜요."


     "아니~, 아마 그렇겠지만....."


     "네."


     "블랙 케르베로스는 0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네엣?"


     "이로니카는 예전부터 그런 성격이어서, 제일 어려운 장해물에 일부러 낮은 점수를 주거나 했었어. 예전에, 나도 같은 짓을 당했었으니까."


     "그렇다는 말은....."


     "응, 밑에서 세는 편이 빨라! 해냈네! 목표대로야!"


     "뭐, 뭐어....결과는 나쁜 편이 좋지만요."


     뭔가 납득되지 않는 텐지였다.



     햇볕이 강한 마당에 있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마당 바깥에서 들려왔다.


     "안녕, 텐지. 아침부터 정원일이야?"


     "안녕, 후유키. 응, 마침 손이 비어서 잔디의 손질이라도 해볼까 해서. 잡초를 뽑거나, 잔디를 베고 있어."


     "여전히 부지런하네. 우리집은 잡초가 듬성듬성하다고?"


     "그럼 다음에 후유키의 집의 가사를 해줄게. 항상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그거 살았어. 안에 들어가도 괜찮아?"


     "괜찮아. 치사토가 고양이처럼 되어있지만."


     "뭐야 그게?"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후유키가 제대로 정면 현관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을 때, 유리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감상을 늘어놓았다.


     그 시선의 끝에는, 바닥 위에서 둥그렇게 말려져 있는 치사토의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이건...고양이다."


     후유키는 그 광경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10시를 넘겼다.


     "텐지, 10시가 되었어."


     "앗, 진짜? 잠깐 기다려, 지금 거기로 갈게."


     "됐어됐어, 내가 알아볼 테니."


     후유키는 가방에서 자신의 태블릿 단말을 꺼내들고, 바로 1학년의 실기시험의 결과를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텐지는 잡초를 쓰레기봉투에 넣으면서, 입을 꾹 닫았다. 그대로 마당 한 켠에 쓰레기봉투를 놓아두고, 목장갑을 벗고나서 베란다로 올라갔다.


     소파에는 태블릿을 조작하는 후유키와, 그걸 흥미로운 듯 바라보는 고양이ㅡㅡ치사토의 모습이 보였다.


     텐지는 에어컨의 시원함에 감동하면서, 후유키의 등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텐지......"


     "음~......."


     들여다보려 하니,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불만스러운 듯한 얼굴을 보였다.


     "뭐, 뭐야?"


     "이단 이걸 봐."


     후유키가 지시한 태블릿을 들여다보는 텐지.


     그런 텐지도 "음?" 이라는 반응을 하였다.


     1학년은 총 45명이 재적 중이다.


     시험은 다르지만, 성적은 45명을 합한 순위로 표시된다.


     

     1등 : 데밀리아・가르시아 5246점

     2등 : 카를로스・토르네    2123점

     3등 : 모하메드・파인       1658점

     4등 : 죠지・맥토이네       1298점

     5등 : 아마시로 텐지         977점



     "......설마하던 5위."


     세 사람의 목소리가 겹쳤다.


     솔직히 말하자면 목적과는 틀리다.


     하지만ㅡㅡ.


     "해냈네, 텐지."


     "뭐, 어쩔 수 없나. 모처럼이니 오늘은 축하연이라도 할까."


     두 사람은 아쉬워하지 않고, 왠지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텐지는 계속 부당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걸 좋게 생각하지 않는, 텐지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었던 두 사람이었던 것이다.


     "인생 첫 5등을 따버렸는걸. 참고로 후유키는 1학년 때 몇 점이었어?"


     "109,878점."


     "뭐야 그거....."




     이렇게.


     마죠르카에서의 전반기 과정이 끝나고, 텐지는 이제야 레벨 5로 도약하였다.


     그리고 텐지는 이제야 제 2의 지옥문을 열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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