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부 31화 반짝반짝 왕자의 형은 반짝반짝 왕자(2)
    2022년 12월 25일 08시 18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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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점심시간 대학 안뜰에 있는 코트에서 즐거운 테니스를 시작한 탓에, 주변의 주목이 모이고 있다.

     

     "어이 호크 군! 너는 지금 이 나라의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딱히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만."

     "정말?"

     "예, 정말이요. 저 같은 일개 평민이 여러분들한테 무슨 생각을 해도 무례한 일이니까요."

     "정말로 그럴까나? 그렇게 너희한테 입을 다물게 하는 우리들 쪽이"

     "농담도, 전하."

     쳐내기를 잊어버린 내 머리 바로 옆을, 테니스 공이 지나간다. 펜스에 부딪혀 메마른 소리를 낸 공이 구른다.

     

     "당신도, 그런가요?"

     

     그는 말없이 미소 짓고 있다.

     

     "로자 님도 피클스 님도, 그리고 당신도. 모두가 저따위한테 대체 뭘 기대하고 계신 건지."

     "이용당하는 일이 불쾌해? 편리하게 쓰이는 게 불쾌해?"

     "아뇨. 단지 이상할 따름입니다. 저보다는 훨씬 유용한 도구는 있을 텐데요."

     내가 볼을 주우러 갈 기색이 없기 때문에, 루타바가 왕자는 주머니에서 예비공을 꺼내더니 그걸 코트의 지면에 몇 번 튀기고 나서 다시 서브했다.

     

     "쓸만한 것은 뭐든지 쓴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주저없이 이용한다. 왕족과 귀족의 삶이란 그런 거야. 오래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라 해도 필요하다면 부서질 때까지 혹사시키는 일도 개의치 않지. 나도 피클스도 로사도 배너티 군도 모두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도구야."

     

     한 줌 그림자가 없는 상쾌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그는, 역시 왕자님이라는 실감이 든다. 그리고 절반만 피가 이어졌음에도 틀림없이 그 피클스 님의 형제구나, 싶다.

     

     "그래서 너처럼 자신은 누구의 것도 안 된다고 확실히 주장하는 태도를 취하며 우리 같은 왕족한테도 조금도 겁먹지 않는 존재가 신경 쓰여서 견딜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어. 손에 넣을 수 없을수록 갖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저는, 그렇게 대단하게 보이는 걸까요?"

     

     "뭐,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해. 분명 그 아이들한테도 그렇지 않으려나."

     쳐내기를 완전히 포기한 나를 내려다 보면서 슬슬 끝내자고 말하는 그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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