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23화 씩씩하고 선량()한 청순파 분홍 머리 수녀2022년 12월 23일 11시 13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방황하는 어린 돼지......실례, 어린 양이여. 여신교의 교회에 잘 오셨습니다. 오늘은 어떠한 용건으로 오셨나요?"
"기부의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 높은 사람을 데려와 줘."
"어머나, 기부를. 그것은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여신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요."
자, 비지니스의 시간이다. 전에는 조금 마음속 어둠이 흘러나오고 만 느낌이 있기 때문에, 교회에서 어질러진 마음을 정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것도 로사 님의 오라버님 지원작전이라는 것의 일환이다.
신앙에는 빈부의 차이가 없고 여신님의 앞에서는 모든 것이 평등하다는 여신교의 교회가, 마을에 떠억~ 하고 우뚝 서 있다. 이 세계에서는 온 대륙이 믿고 있는 대형 종교, 여신교의 브랜스턴 왕국 지부. 싫어하면서도 표면상으로는 반 군한테 붙임성 있게 방문하고서 돌아가는 길, 도중에 용무를 보러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자연스럽게 사람을 아기 돼지라고 불러버린, 화려한 분홍색 머리카락을 한 청순해보이는 수녀는 이름이 모모라는 모양이다. 반 군 왈 [무진장 착한 아이] 라고 했지만, 갑자기 남을 아기 돼지라고 부르는 실례되는 태도를 취하는 걸 보면 이 녀석도 대강 알겠다. 아마 반 군의 앞에서는 얌전히 있었겠지.
"이거이거, 호크 골드 님이 아니십니까. 소문은 듣고 있었지요."
그런 외모의 귀여움만이 장점인 분홍 머리 수녀한테 불려서, 교회의 높으신 분이 찾아왔다. 소문이란 것도 좋은 건 아니겠지.
"여신교 브랜스턴 왕국 지부, 지국장인 고츠크 님 맞죠?"
"예, 잘 아시는군요. 말씀대로 저는 여신교 13사도 중 하나인 가메츠 고츠크라고 합니다. 오늘은 어떤 용건이신지?"
"기부, 원조, 융자. 표현은 아무거나.다시 말해 돈의 이야기를 하러 왔습니다."
"오오, 여신님도 사뭇 당신의 선행을 기뻐하실 겁니다. 그럼 이쪽으로."
보기에는 그야말로 선량하고 따스해보이는 수염 난 신부님한테 안내받아, 응접실로 들어간다.
"용건만 짧게 전하겠다. 이후로 당분간, 당가는 매월 교회에 금화 7닢을 기부할 생각이 있다. 그중 5닢을 써서 마을 일대에 무료 급식을 줬으면 한다. 다만, 골드 상회의 이름은 꺼내지 않고."
"흠, 명성이 목적이 아니라는 뜻인지요?"
"그래. 골드 상회의 이름을 내지 않는 걸 조건으로, 당신 개인에게 추가로 금화를 3닢, 총 10님의 금화를 기부할 생각이 있다. 물론 당신에게 줄 3닢은 알리지는 않겠다."
"호오?"
"어떻습니까.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확실히, 그렇긴 하군요."
참고로 이 무료 급식은 반 모자에게 정기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로사 님의 대책이다. 아무리 여동생이라고는 해도 한 번에 대량의 금화를 받는 일에는 저항감이 있을 테니, 그들 모자에게는 어디까지나 생활비만을 주고서 이렇게 교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을 지원하자는 게 로사 님의 생각이다. 솔직히 좀 그런 면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단순한 심부름꾼이니 위에서 말한 대로 움직일뿐이다.
"공작가의 요청, 일까요?'
"귀가 밝군. 묵비하마. 그래,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아버지도 아시니까 안심해도 상관없어."
"흐음~"
그야 자기 관할의 마을에 문제의 모자가 비밀리에 이사해온 것이다. 신경 쓰일 것이다. 분홍 머리의 수녀가 어디까지 이용되는지는 알바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가 반 군과 사이좋게 된 것에도 뭔가 작위적인 것을 느끼고 만다.
"출처가 불명인 돈에 대해서 왕가나 경찰이 추궁하게 되면, 이쪽으로서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만."
"기부, 기부란 평상에도 천박한...... 실례, 열심인 너희들이 그걸 신경 쓰는 건가?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당신이 이 이야기에 따를지 아닐지에 대한 대답뿐이다. 따르지 않겠다면 나는 단지 그것만 전하면 되니, 딱히 이쪽으로서도 상관없지만."
"좋습니다. 그쪽의 요청을 받아들이지요."
"그럼 계약서에 사인을. 이것은 계약을 깨트리면 목숨이 위험한 타입의 보복이 자동적으로 발동되는 부류의 어둠속성마법이 걸린 계약서지만, 여신교의 사도인 당신이 거짓말을 하거나 계약의 내용을 어길 리는 없을 테니 문제없겠지요? 계약대로만 해준다면 아무 문제도 없는 단순한 사인에 불과할 테니까요."
"......이 새끼가. 여신교를 얕보는 거냐?"
"무속성 마법, 무적합자. 3백 년 전의 종교전쟁을 다시 한번 되풀이해볼 건가? 골드 상회로서는 전쟁수요로 벌어들일 수 있으니 그것도 상관없다고."
암암리에 공작가만이 아닌 왕가도 한몫 거들고 있는 뜻을 전하니, 할아버지는 혀를 차고서 소파에 걸터앉았다. 청빈한 성직자의 연기를 포기하는 거 너무 빠르지 않아?
"뭐, 그리 화내지 마시죠.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자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자구요? 돈으로 사는 우정도 저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불대지 마. 미인 누나라면 몰라도, 네놈 같은 귀염성 없는 꼬마 녀석과 사이좋아지다니, 나는 사절이다."
본성을 드러내어 불평을 토로하면서도, 종이 한 장으로 된 계약서를 앞뒤로 샅샅이 훑어보고는 깃펜으로 사인을 써넣는다. 참고로 가명을 써도 소용없다.
"자, 확실히 받았습니다. 딱히 속이지는 않는다구요. 속일 의미도 없기 때문에."
"흥, 과연 그럴까."
"그럼 계약도 성립되었으니, 이후로는 매월 초 골드 보어 상점이라는 명의로 직접 당신한테 전해드리겠으니,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알았으니 빨랑 나가. 두 번 다시 내 앞에 그 불쾌한 낯짝 들이밀지 말라고. 나는 남자가 싫어."
"우연이군요, 저는 여자가 싫지 뭡니까. 남혐과 여혐끼리 사이좋게 지내자구요. 아, 이상한 의미가 아니니 안심하시길."
"그거 1초만 늦었다면 공격마법을 날렸다고, 어이."
당연히 그는 싫어하고 말았지만, 나는 그와 같이 이익과 손해 여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싫지 않다. 감정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히스테릭한 사람이었다면 무료 급식의 이야기만 하고 뒷돈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테고.
무사히 교섭을 끝낸 내가 크레슨과 올리브를 대동하고 교회를 나서려 하자, 출입구 즈음에서 분홍색 머리를 한 수녀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당신은 여신님을 믿으시나요?"
"신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 성별이 여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무슨 뜻인지?"
"글쎄?"
그야 리얼하게 이세계전생을 해버렸으니까. 이런 짓은 신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말로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설명이나 치트 하나쯤 줬으면 하는데. 나는 어째서 여기 있는지, 무얼 위해 누구를 위해 이 세계로 전생된 것인지. 모르는 일 투성이잖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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