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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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2월 20일 00시 32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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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과의 면회를 끝내고 여관으로 돌아온 레오루드는 실비아와 상담했다. 방에 방음 결계를 쳐서 도청당할 가능성을 없앤 그는 실비아한테 축복의 의식 도중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전하. 마차 안에서는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이걸 봐주십시오."

     "이건? 반지 같지만, 중심의 보석이 깨져버렸네요."

     "예. 이것은 액막이 반지라고 하는데, 주술 등에 내성이 있는 것이지만...... 축복의 의식 도중에 부서졌습니다."

     "세상에! 설마 저주를 부여당했다는 말씀인가요?"

     "예. 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주문이겠죠. 이 반지는 내구성도 좋은 거라서, 한번에 부서진 걸 보면 대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부류의 저주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명백한 적대행위지만."

     거기서 레오루드는 말을 끊었다. 왜 말하다 그만뒀을까 생각한 실비아는 그가 하려던 말을 대신 말했다.

     

     "증거가 없는 거네요?"

     "......예. 의식의 준비를 주의 깊게 관찰했었지만 수상쩍은 부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술자도 짐작이 안 되구요. 다만, 저주를 걸었으니 성교국 측의 소행이라는 것은 짐작됩니다만......"

     "그걸로는 비난할 수 없어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단순한 생트집이니까요."

     "증거를 날조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렵겠네요. 아마 교황은 모르는 척을 할 거예요. 분명 버려도 되는 자를 범인으로 내세울 게 뻔하니까요."

     "역시, 그렇습니까......"
     

     "하지만 견제는 가능할지도 몰라요. 증거가 없어도 우리는 그쪽의 계획을 알고 있다며 상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해요."

     "그건 어떻게 하지요?"

     "그 반지를 보여주면 될뿐이랍니다. 그럼 저쪽은 멋대로 생각에 잠길 거예요. 혹시 전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그런 수가. 하지만 그리 잘 될까요?"

     

     "잘 될지는 별개로 치고, 약간의 경계는 할 거예요. 그럼 초조한 끝에 꼬리를 드러낼지도 몰라요."

     레오루드는 자신이 교황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팔짱을 끼고 상상해보았다.

     

     (으음...... 확실히 내가 교황의 입장이었다면 초조해하며 경계했겠지)

     

     일단 레오루드는 실비아의 말대로 교황에게 견제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걸로 계획이 파탄 난다면 좋겠지만, 아마도 자칫하다간 무리하게 계획을 진행시킬지도 모른다.

     

     그럼 레오루드로서는 안 좋다.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사신이 강림해버리면 쓰러트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물론 성교국에 오기 전에 장비와 전력을 강화했지만 완벽한 상태로 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렇게는 말해도, 이미 계획은 최종단계에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요......"

     "음? 그건 어째서죠?"

     "마지막에 저희를 성가대의 사연회에 초대했잖아요. 그것은 이미 준비가 끝났다고 보아도 이상하지 않아요."

     "아아, 그러고 보니 그랬군요. 그럼 견제해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네. 그러니 이쪽에서 가능한 것은 레오루드 님이 우려하는 사신의 강림을 저지하는 일이겠네요."

     "......어려운데요. 저는 사실 사신이 강림한다는 최악의 사태를 생각하고 준비해온 거라서, 막을 방도는 모릅니다."

     "하지만 의식을 하는 거잖아요? 그럼 그걸 저지하면 끝 아닌가요?"

     

     "예. 그 말씀이 맞지만, 문제가 좀 있어서."

     말을 흐리는 레오루드를 보고 실비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가 문제가 있나요?"

     

     "성기사 필두인 브리짓 가라리스......"

     "......잊고 있었어요. 혹시, 브리짓 님이 방해를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걸 모르겠습니다. 단지 가능성은 낮지 않을 거라 봅니다."

     

     운명 48에서는 성기사 필두 브리짓 가라리스라는 여성이 주인공 일행의 앞을 가로막는다. 교황을 저지하려고 하자 그녀와 싸우게 되는 바람에 의식을 말리지 못하고 사신이 부활해버리는 것이다.

     

     참고로 브리짓도 히로인이라서 공략 가능하다. 그래서 운 좋게 지크프리트가 공략해준다면 레오루드는 의식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기대는 할 수 없어 보인다.

     

     (하아~~~~! 브리짓은 작중 최고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탱커니까 단단한데. 거기다 성기사라서 회복마법도 쓸 줄 알고..... 확실히 말해 적으로 돌리면 정말 성가셔)

     

     생각할수록 진저리가 나는 레오루드는 한숨을 쉬고 만다.

     

     "브리짓 님도 경건한 신도이니, 사신을 부활시키려는 교황은 안 따르지 않을까요?"

     

     "교황이 거짓말로 신의 계시라고 한다면 간단히 믿는다구요. 물론 이상한 일만 해왔다면 의심하겠지만......"

     본래라면 사신 부활을 위해 교황이 아이들을 죽이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다. 그래서 운명 48에서 있었을 브리짓의 의심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크프리트도 브리짓을 공략할 수 없다.

     

     "그럼, 흔들어봐요."

     "어떻게 말입니까?"

     "간단해요. 길버트한테 부탁해서 편지를 전하는 거예요. 편지에 교황이 사신부활을 꾀하고 있다고 써둔다면, 브리짓 님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아하, 확실히 브리짓 공이라면 확인해보겠군요."

     "바로 편지를 써야겠어요."

     쓸만한 수는 전부 써야 한다며 실비아와 레오루드는 움직였다. 그것이 최선의 결과가 될지 최악의 결과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가 될 것을 믿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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