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82022년 12월 19일 22시 16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축복의 의식이 시작되자, 레오루드와 실비아는 교황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양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다.
레오루드는 이 자세에 불만을 말하고 싶었지만, 외교문제가 되어도 성가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
(큭...... 교황의 앞에서 무릎 꿇다니! 뭐,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할거라 생각하지만......)
그 두 사람에게 교황이 다가가더니 성서 같은 것을 꺼내어 글귀를 읊기 시작한다.
레오루드는 교황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도통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중간부터는 듣고 흘렸다.
꽤 긴 시간을 낭독하는 교황에 슬슬 따분함을 느끼던 때, 몸에 차고 있던 액세서리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앗!? 저주를 막는 반지가 깨졌다! 이, 이 너구리 놈! 축복의 의식에서 저주를 걸어버렸다)
레오루드는 지금이라도 달려들어 따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지만, 이를 악물며 참았다.
(젠장! 지금 바로 저놈의 면상에 한방 먹여주고 싶지만, 교황의 짓이란 증거가 없어!)
사실 교황이 범인이라는 증거는커녕, 대성당 쪽 사람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레오루드는 교황이 범인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이것은 그가 운명 48을 통해 교황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신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것이 눈앞에 있는 교황이라는 인물이다. 물론 조종당했다는 것은 아니다. 교황이 단지 신을 맹신해서 미쳐버린 탓이다.
"이걸로 두 분께 대한 축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교황 예하]
레오루드와 실비아는 동시에 교황에게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싱긋 미소 짓고는 두 사람에게 결혼식에 대해 말했다.
"그런데 두 분은 결혼식을 어떻게 하실 셈이신지요? 만일 괜찮으시다면 성도에서 하지 않겠습니까? 성대히 축복해드리겠습니다."
"후후, 생각해둘게요."
"예. 잘 검토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웃으면서 가볍게 흘리는 실비아에게, 레오루드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지금 왕국에서 한다고 말했다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은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는 역시 실비아가 레오루드보다 교섭능력이 높다.
의식도 끝났으니 여관으로 돌아가면 되는 일이지만, 교황이 아직 말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해서 그들은 대성당 안에 있는 응접실에 와 있었다.
"후우, 역시 늙은이에게 그 복도는 길군요. 조금 걷기만 해도 숨이 가빠오지 뭡니까."
(그딴 것은 상관없어! 빨랑 용건을 말해! 용건을!)
"그래서 교황 예하. 말씀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실은 조만간 제가 새롭게 만든 성가대를 선보일 생각입니다. 그래서 두 분께도 상연회에 참가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이거 곤란하게 되었다고 레오루드는 생각했다. 거절하게 되면 우리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써도 새삼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성가대! 그거 훌륭하네요. 저희가 참가해도 괜찮은가요?"
"예, 그러믄요. 오히려 두 분께선 꼭 참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아이들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거든요. 분명, 두분도 마음에 들어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기세 좋게 다가오는 교황을 보고, 레오루드는 볼에 경련이 일어났다. 아마 교황은 성가대의 상연회에서 뭔가 좋지 않은 일을 일으킬 셈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그때 성녀 아나스타샤, 거짓성녀 아스트레아, 성녀 후보 실비아가 한 자리에 모일 터. 그럼 교황의 비원이 달성되는 것은 확실하다.
어떻게든 막고 싶지만 지금은 방도가 없다. 그의 계획을 폭로해도 개소리라며 비웃음 당할게 뻔하다.
만일 이것이 운명 48과 같은 역사였다면, 레오루드는 증거를 긁어모아서 교황을 단죄할 무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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