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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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2월 19일 21시 02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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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에 찾아온 레오루드와 실비아는, 마차에서 내려 신관의 안내에 따라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휘황찬란한 복도를 걸어가는 도중, 레오루드는 복도의 벽에 걸린 그림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오루드는 예술적인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딱히 감상도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커다란 그림이구나 하는 어린애 같은 느낌뿐. 조금 더 예술적 센스를 기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긴 복도를 걷다가 선두에 있던 신관이 멈춰 섰다. 그에 맞춰 레오루드와 실비아도 걸음을 멈췄다. 두 사람의 눈앞에는 거인을 위해 만든 것 같은 커다란 문이 보였다.

     

     "그럼 교황 예하를 뵈러 가보실까요."

     

     두 사람 앞에 있던 신관이 몸을 돌리더니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옆에서 보면 온화하고 상냥해보이는 신관이지만, 레오루드는 조금 경계하고 있었다.

     

     신관은 두 사람에서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문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문이 열리더니 빛이 새어들어왔다. 레오루드와 실비아는 잠깐 눈부셔서 눈을 감았지만, 바로 날아들어온 광경에 숨이 멎었다.

     

     방 안에 서 있는 여신상과, 그 뒤에는 환상적인 광경을 자아내고 있는 거대한 유리창. 그리고 천장에도 마찬가지로 유리창이 있다.

     

     (이건 대단해. 운명 48에서도 보았지만, 실물로 보니 확실히 달라)

     

     화면 저편에서만 보았던 광경을 직접 보자 감동한 레오루드였지만, 바로 현실임을 깨닫게 된다.

     

     "잘 오셨습니다. 실비아 왕녀, 레오루드 변경백."

     그 목소리에 따라 레오루드는 고개를 향했다. 그곳에는 안내하던 신관보다 호화로운 법의를 입고, 머리에는 교황만이 쓸 수 있는 교황관을 쓴 교황이 있었다. 교황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벌리며 두 사람을 환영했다.

     

     (저런 상냥해보이는 할아버지가 사신 부활을 꾀했다니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운명 48이 아니었다면 거의 무리겠지. 뭐, 샬처럼 정보수집이 특기라면 모르지만)

     

     "먼 곳에서 왕림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뇨, 이쪽이야말로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교적인 인사를 끝내고서 일행은 교황의 앞에 섰다.

     당분간 교황은 두 사람에게 성교국의 마을 역사에 대해 말하며 시간을 보냈다. 레오루드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적당히 맞장구를 추면서 교황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야 교황의 잡담이 끝나자 본론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나이를 먹으니 아무래도 말이 많아지는군요. 이런 노인네한테 어울려줘서 고맙습니다. 자, 그럼, 두 분의 약혼을 축복하고 싶습니다만, 괜찮을지요?"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레오루드와 실비아는 함께 고개를 숙여 교황의 축복을 받게 되었다. 축복하기 위해 먼저 장소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여, 둘은 교황의 지시에 따라 방을 옮겼다.

     

     도착한 방은 앞선 방과 비슷하지만 인테리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레오루드는 시선만 움직여서 방에 무슨 장치가 없나 확인했지만, 딱히 수상한 점은 안 보였다.

     

     "이쪽은 축복의 방이라고 합니다. 조금 전의 방은 기도의 방이라 부르고 있지요. 다른 점은, 이쪽에서는 여신님의 축복을 받는다는 것일까요. 저쪽은 여신님께 기도를 드리는 장소고요."

     

     (오, 그랬구나. 운명 48에서는 나오지 않았었는데. 뭐, 제작진의 사정인가?)

     

     교황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레오루드는 딴생각을 했다.

     

     "그럼 이제부터 축복의 의식을 하겠씁니다. 준비를 하겠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준비를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잠시 기다리자, 신관들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앞에서 신관들은 바삐 움직이며 제단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레오루드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다. 실비아는 눈앞의 작업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싶어 시선을 돌리는 레오루드. 하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어서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역시 대단해. 결혼하면 외교는 맡길 수 있겠어!)

     

     역시 왕족인 만큼 포커페이스를 잘하는 실비아를 보고 감탄하는 레오루드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축복의 의식을 할 준비가 된 모양이라서 두 사람에게 교황이 걸어왔다.

     

     "그럼 준비가 되었으니, 이쪽으로 오시죠."

     그러자 두 사람은 교황의 뒤를 따라갔고, 곧장 축복의 의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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