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부 10화 본성이 썩은 금발 새끼 돼지(1)
    2022년 12월 16일 23시 56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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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 아침입니다"

     

    "...... 아직 졸려."

     

    "아침식사로 빵집에서 갓 구워낸 크로와상과 주방장님이 자랑하는 대량의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운 소시지와 슬라이스 햄,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와 우유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 일어날래. 그런 진수성찬을 식히면, 뚱보에 대한 모독이야."

     

    "그럼 옷을."

     

    "옷 갈아입을 테니 나가줘. 올리브, 옷 좀 갈아입혀 줄래?"

     

    "알겠다."

     

    "알겠습니다. 그럼 식당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래, 금방 갈게."

     

    골드 가문의 메이드장 로리에가 보기에, 호크 골드라는 소년은 살아있는 오물이었다. 그저 애지중지만 하고 꾸짖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 멍청한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탓에 성질이 썩어빠진 어쩔 수 없는 개자식으로 자란 그는 외모도 인간성도 못생겼으며, 저택의 메이드들에게 심한 성희롱을 일삼고, 메이드들이 싫어하고 곤란해하는 모습을 비웃으며 소름 끼치게 웃고 즐기는 겁 없는 아이로 변해버린 그는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무른 횟수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제대로 된 메이드들은 이 어리석은 부자(父子)에게 정이 떨어져 도망쳐버렸고, 저택에 남은 것은 골드 가문의 당주인 이글 골드의 실질적 애인들만 남아있을 뿐 제대로 일하는 메이드가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그녀가 어린 나이에 메이드장까지 된 것도 다른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녀가 떠맡게 된 결과였다.

     

    하지만 프로페셔널한 로리에는 그런 쓰레기 같은 부자에게도 충실하게 봉사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정체는 왕실 직속 비밀 첩보부대인 '언더3'의 비밀 첩보원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골드 상회의 내막을 캐기 위해 왕실에서 파견된 첩보원으로, 만약 그것이 장래에 이 나라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부모와 함께 사고로 위장해 암살할 것이다. 그것이 잠입요원으로 골드 가문에 메이드로 잠입한 로리에에게 주어진 임무다.

     

    그래서 그날 신입 메이드를 성희롱한 호크가 사고라고는 하지만 계단에서 떨어졌을 때,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마음속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을 정도다. 그녀가 손을 쓸 필요 없이 죽어 주었다면 굳이 암살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애지중지하던 아들을 잃은 상심에 빠진 아버지도 자살로 위장해 죽여버리면 이야기가 간단해진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호크는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날을 기점으로 호크 골드라는 아이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왜곡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왜곡된 성격이 극적으로 개선되어, 그토록 여자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난 날부터 여자에게 전혀 접근하지 않고, 저택에 남자가 있는 것이 보기 싫다며 집사나 하인들을 내쫓을 정도로 싫어하던 그가 남자들만 주변에 두었을 때, 나는 심각하게 가짜인지 의심했다.

     

    하지만 그가 계단에서 떨어져 기절했다가 의식을 되찾고 다른 사람처럼 변할 때까지 호크에서 눈을 떼지 않고 곁을 지킨 것은 다름 아닌 로리에 자신이었다. 세상에는 이중인격자가 극히 드물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혹시 그도 그런 이중인격자가 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극적인 변신을 한 것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그가 제정신이 되었다면 그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죽이지 않아도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살인은 그다지 좋아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호크으으으으으! 아빠다요오오오옹! 오늘도 세계 제일로 귀여운데수우우우웅!"

     

     "안녕하세요 아버지. 오늘도 아침부터 힘차시네요."

     

     "호크의 귀여운 얼굴을 보면, 아빠는 언제든 힘낼 수 있다궁!"

     

    마리골드에게, 아버지와 오빠는 어릴 적부터 두려운 존재였다. 자신이 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마치 저주를 새기듯 몸과 마음에 새기며 자랐기 때문에, 왜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형에 비해 자신이 학대라고 할 만큼 심한 대우를 받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어머니의 배신의 상징.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버지를 괴롭히는 저주받은 자식.

     

    하지만 그래도 슬픈 것은 슬프고, 힘든 것은 힘들고, 아픈 것도, 괴로운 것도, 싫다. 마치 자기에게 뒤집어씌우려는 듯 병적으로 형만 일방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아버지와, 자신이 아버지에게 사랑받는 것을 빌미로 여동생인 자신에게 교활한 괴롭힘을 일삼는 성격 나쁜 형.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반드시, 언젠가는 자신도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했다가 배신당하고, 그때마다 잔인하게 상처받고, 잘난 척하지 말라며 폭력을 휘두르고, 불의한 아이라고 욕을 먹는다. 어느새 마리는 아버지에게도 오빠에게도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안 될 거라고 단정 짓고 있으면, 그 말이 맞아도 ', 역시나' 하고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포기해 버려서 인형처럼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

     

     "아, 안녕하세요, 오라버님, 아.....아버님."

     

     "그래, 안녕 마리."

     

     "흥! 아침부터 네 상판대기를 보다니! 밥맛없게시리! 대체 무슨 낯짝으로 날 아버지라 부르는 게냐! 정말 뻔뻔하기도 하지!"

     

     "아버지 그러지 마시고. 가족을 소중히 하지 않는 남자는 이미지가 나빠집니다. 고드 상회의 회장은 그릇이 큰 남자라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도, 적어도 혀만 차는 정도로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호크! 이 녀석은 내 자식이 아닌데!? 가족이 아니잖아!"

     

     "그렇기 때문이죠. 만일 정말 안 되겠다고 말씀하신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게 어때요? 저 녀석을 위해 일부러 할애해 주는 아버지의 귀중한 시간을 1초라도 빨리 아끼는 식으로요. 구체적으로는 저 녀석을 욕할 틈이 있다면 그 1분 1초라도 길게 저를 사랑해 달리는부히~!!"

     

     "오오! 그래그래! 듣고 보니 그 말대로였다! 역시 호크는 날 닮아서 똑똑한 아이구나! 착하지 착해 호크! 너는 아빠의 보물인테츄우우우!"

     

    아침부터 얼굴에 기름을 잔뜩 묻히고 큼지막한 미소를 짓는 아버지에게 뺨을 맞으며 어딘지 모르게 마른 웃음을 짓는 오빠는, 말투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불만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게 함으로써 마리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오빠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였다. 애초에 이전에는 어둡고 곰팡이 냄새나는 자기 방에 갇혀서 하루 한 번만 식사라는 이름의 잔반을 먹던 시절에 비하면, 이렇게 식당에 와서 그들과 같은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극적인 변화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성가신 아이. 그렇게 아버지와 형에게 욕을 먹거나 때로는 폭력을 당하는 일도 없어졌고, 식사도 제대로 된 것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옷도 예전처럼 누더기가 아닌 제대로 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못된 메이드들은 오빠에 의해 저택에서 쫓겨났고, 히비스커스라는 친구도 얻었다.

     

    그래서 마리는 오빠가 지금처럼 계속 이대로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무슨 일로 머리를 세게 때리는 등 이전의 횡포하고 거만하고 비열한 오빠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가끔 악몽을 꾼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빠가 예전의 오빠로 돌아가 있고, 나는 다시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가혹하게 혼나는 그런 악몽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 좀 봐 히비스커스! 오라버님이 나한테 책을 주셨어! 이걸로 나도 글자를 읽고 쓰기를 배울 수 있게 되었어!"

     

     "그래, 잘 됐구나 아가씨. 그럼 나랑 함께 공부해 보자."

     

     "그래! 잘 부탁해요, 하이비스커스 선생님! 후후후!"

     

    B급 모험가 히비스커스에게 있어서 골드 저택에서의 일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일이었다. '돈 많은 놈의 멍청한 녀석의 호위 따위, 보통의 여자라면 누가 하겠냐고! '라는 부탁을 받아도 마다할 부류의 싫은 일이었지만, 많은 모험가들이 똑같이 거절했던 호크 골드의 호위 의뢰에 지원한 것은 단순히 높은 급여 때문이었다.

     

    히비스커스에게는 난치병에 걸린 어린 여동생 로즈힙과, 그런 여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 몸을 망가뜨릴 때까지 일한 탓에 병든 어머니가 있다. 아버지는 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모험가 길드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무리한 청탁을 부탁해 무리하게 받은 결과 마족에게 살해당했고, 이후 아직 10대 초반이었던 그녀는 모험가가 되어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모험가 일을 하며 돈을 벌게 되었다.

     

    그래서 히비스커스는 부자가 싫었다. 자신들은 이토록 가난에 허덕이는데 단지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릇없이, 제멋대로 사는 멍청한 놈들을 보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자를 싫어한다. 귀족의 멍청한 아들들, 부잣집 도련님들. 여동생 로즈힙은 아직 어린 나이에 난치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데, 그런 여동생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행복하게 사는 아이들을 그녀는 미치도록 미워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이용만 하려고 했던 것이다. 동네까지 그 악명이 퍼져 있는 여자 좋아하는 돼지새끼 같은 녀석들을 조금만 유혹하면 금방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히비스커스는 자신의 외모가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만심이 아니라 모험가 생활을 하면서 남자에게 구애받거나 공격당할 뻔한 쓰라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 하나쯤은 어떻게든 농락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너처럼 '나는 부자가 싫어요'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호위를 데리고 갈 수는 없어. 네가 부자를 싫어하는 것은 자유지만, 부자에게 고용되는 것이니 그것을 숨기려는 노력 정도는 했어야지]

     

    물론 그런 계획은 쉽게 무너져 버렸지만 말이다. 세상에서는 어리석은 속물이라는 소문만 무성했던 호크는 그러나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혜로운 아이였다. 부자를 싫어하는 것을 눈치채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부끄러움도, 외로움도 없이 여동생 이야기를 꺼내며 매달린 것은 무엇보다도 파격적인 급여 때문이었다. B급 모험가들이 반년 동안 벌 수 있는 돈을 한 달 만에 벌 수 있는 이 일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두 사랑하는 여동생을 위해서다. 그 일이라면 신발 밑창이라도 핥아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핥아주는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히비스커스의 자존심은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자존심보다 돈이 우선이다. 여동생의 치료비와 약값이 많이 들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탓에 히비스커스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과로로 몸이 망가져 아직 어린 히비스커스가 어머니와 여동생의 삶을 짊어져야 했던 그때부터 아타이는 어떻게든 두 사람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라고 맹세했으니까.

     

    그 결과 히비스커스는 호크가 아닌 그의 여동생 마리의 호위병으로 저택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보수는 처음 액면 그대로다. 지금은 친정에 송금을 하면서 어린 마리의 호위 역할을 하고 있다. 호위라기보다는 놀이 상대나 대화 상대 같은 느낌이지만, 흉악한 마물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보다 훨씬 더 평화롭고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삶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식사도 호위병에게 공짜로 주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호화로운 식사가 세 끼나 나온다. 처음엔 무슨 부잣집의 교만한 딸인가 하고 우려했던 마리도, 그 히비스커스가 보기에 어리석고 추악하기 짝이 없는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지 않았다고 하니, 그래서 그런지 매우 솔직하고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무엇보다도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건강한 아이였다. 학대받고 자란 어린 소녀라는 존재는 병상에 누워만 있는 병약한 여동생의 나약한 모습을 떠올리게 했고, 나도 모르게 누나처럼 과잉보호를 하게 되는 나 자신이 있었다.

     

     

     

    [호위라고 해도 저택에서 거의 내보내지 않는 애야. 너에게 그녀에게 일반 상식이나 글을 가르치는 일, 여자들끼리만 할 수 있는 정서 교육 같은 것을 맡기고 싶어. , 불필요한 것을 알려줘서는 안 돼. 그렇게 되면 너를 해고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저기 하이비스커스 선생님! 저, 먼저 제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오라버님의 이름도!"

     

     "맡겨만 둬. 그럼 먼저 마리라는 글자를 배우는 부분부터 시작하자."

     

    그런 언니로서의 마음을 예상하고 여동생의 호위를 맡긴 것이라면, 꽤나 기민한 행동이다. 하지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히비스커스에게 지금의 생활은 그리 나쁘지 않고, 오히려 꽤나 아늑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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