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부 7화 정략결혼의 갈색 머리 약혼녀
    2022년 12월 16일 21시 17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서니 골드버그 남작영애, 6세. 그녀는 나, 호크 골드의 약혼녀다.

     

     골드 상회를 일대만에 국내 굴지의 대상회로 성장시킨 벼락부자 아버지는, 최종적으로 귀족에 들어가는 것이 오랜 비원이었던 모양이다. 얼마나 부자가 되든 상거래로 대성공하든, 이 나라에서 우리 집안의 취급은 평민인 것이다. 귀족이 드나드는 상인이 된 지금도, 아니면 그렇게 된 지금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귀족 컴플렉스는 상당한 듯하다.

     

     그때 아버지가 주목한 것이, 상당한 역사는 있지만 현재 재정난으로 몰락 직전인 골드버그 남작가였다. 뭐 거액의 금을 융자해줄 테니 우리 자식을 남작가에 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골드버그 남작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런 이유로, 서니는 불과 6살 만에 가문 채로 돼지 부자의 놀잇감이 확정되고 만 매우 딱한 소녀였지만, 당연하게도 호크와의 사이는 험악했다. 뭐 사실 그녀 자신한테 문제는 없다.

     

     "오랜만인데, 서니. 대체 나한테 무슨 볼일인가?"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녀한테 그렇게 말을 걸자,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그야 그렇지. 지금까지의 호크였다면 대뜸 [이몸한테 무슨 볼일인데숭!? 네 어두운 얼굴을 보면 짜증나는데스! 빨리 용건만 말하고 돌아가는데샤 이 추녀! 어차피 이몸이 계단에서 떨어진 걸 꼴좋다고 생각해서 놀리러 온 게 뻔한부히!] 정도는 말했을 테니까. 완전히 딴 사람이다.

     

     "저, 저기, 그, 호크 님? 맞아요?"

     

     "그래. 메이드한테 죽을뻔한 공포로 남의 앞에 설 때는 대역을 쓸 거라고 생각했어?"

     "아, 아뇨! 하지만 그......"

     "골드 상회의 후계자로서, 그리고 미래의 골드버그 가문의 당주로서 이후로는 남의 앞에서 태도를 바꿀 필요성을 이해했을뿐이다. 신경 쓰지 마. 그래서? 병문안을 하러 온 거라면 보는 대로 멀쩡하다만. 거참 안 되셨어, 내가 죽지 않아서."

     "아뇨, 그런!"

     "아아, 그렇겠지. 내가 죽어서 곤란한 건 너희들 부녀 쪽이니까."

     놀라는 것도 잠시, 평소의 어두운 표정이 되어버린 서니였지만, 이제 6살인 여아를 괴롭혀도 좀 그렇기 때문에 나는 로리에한테 부탁해서 마련시킨 구운 과자와 홍차를 입으로 옮기며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 뭐 이런 상황이라면 빨리 돌아가 주는 게 가장 서로를 위한 일이겠지, 응.

     

     "보나 마나, 남작의 명으로 마지못해 병문안을 온 거겠지? 남작한테는 이쪽에서 답례의 편지를 써줄 테니까 이제 돌아가도 돼."

     "네......저기......이것은, 제가 키운 꽃으로 만든 포푸리예요. 괜찮으시면, 그......"

     그렇게 말하며 주저하면서도 그녀가 내놓은 것은, 옛날 소녀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전형적인 포푸리였다. 오오, 이것이 진짜 포푸리. 발상이 낡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세계에서는 딱히 낡은 문화도 아니겠지.

     

     "......그래, 고맙다. 이건 받아두마."

     

     "! 네! 감사해요!"

     돌려받거나 눈앞에서 짓밟거나 욕먹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뭐 이전까지의 호크였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했겠지만.

     

    728x90
    댓글